안철수 후보 측이 천안함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대전현충원 묘역을 비워달라는 요구한 것은 사실로 밝혀졌다. 이 사안을 당초 ‘가짜뉴스’로 지목했던 안철수 후보 측이 뒤늦게 이유를 해명하고 나섰다. 그러나 사과 입장표명이 없어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사안은 당시 천안함 희생자 가운데 한 명인 고 박 아무개 상사의 유가족인 황 아무개씨가 오마이뉴스 사진부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황 아무개씨는 “지난 3월26일 대전현충원에서 매제(박석원 상사 작은 아버지)의 가족을 비롯한 다른 유가족들이 참배 중일 때 현충원 관계자들과 미상의 관계자들이 나타나서 VIP께서 오시기 때문에 유가족에게 모두 묘역에서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황씨는 “그 과정에서 미상의 여성 관계자분들 두 명이 현재 대학생인 여자 조카를 밀치는 등 신체 접촉도 있었다. 그런 우왕좌왕하는 소동이 있은 후에 VIP라고 나타난 분이 바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라고 주장했다.

이후 김철근 안철수 국민캠프 대변인은 지난 9일 논평을 통해 “안철수 후보 측이 대전현충원에서 천안함 희생 장병 유가족을 내쫓았다는 인터넷 소문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어 “(글을 남긴) A씨는 페이스북 댓글을 삭제하고, 계정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철수 캠프는 형사고발 등 법이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가짜뉴스에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마이뉴스 18일 보도에 따르면 ‘가짜뉴스’ 생산자로 지목됐던 천안함 유가족 측은 국민의당이 허위사실이라며 이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내용의 논평까지 내자 국민의당에 직접 항의 전화까지 하며 논평을 정정해줄 것 등의 조치를 요구했지만 묵살됐다. 오마이뉴스는 중앙선관위가 사실 여부를 두고 해당 유가족들에게 전화로 확인까지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이 현충원에서 천안함 유가족들에게 묘역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했던 것이 사실임이 뒤늦게 밝혀졌다.

손금주 국민의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18일 이른바 현충원 파문과 관련해 “지난 4월9일 논평에서 현충원 관련 내용을 가짜뉴스라고 주장한 이유”가 있다고 해명했다.

손 대변인은 캠프에서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전에 해당 페이스북에서 글과 계정이 삭제됐다는 점을 언급했다. 당시 안철수 후보는 대전현충원 도착 즉시 참배묘역으로 이동했는데, 참배묘역에는 일반 참배객들이 안철수 후보의 참배 모습을 구경하기도 하고 안철수 후보에게 다가와 같이 사진을 찍자고 요청하는 등 호의적인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손 대변인은 “당시 후보와 동행했던 언론에서 별도로 문제제기를 하거나 부정적인 기사가 없었다”는 점도 가짜뉴스라고 주장한 이유였다고 밝혔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8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 국민승리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8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 국민승리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이와 관련, 안철수 후보는 18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과학기술인과의 대화를 마치고 나오는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그런 일 없도록 더 세심하게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 캠프 측은 이 ‘해명’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손금주 대변인은 “‘앞으로 그런 일 없도록 살피겠다’고 발언한 취지는 저희가 파악한 사실과 다르지만 오늘 보도된 천안함 유가족의 입장을 존중해서 향후 조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