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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대통령이 돼야 천정부지 핸드폰 요금 떨어질까

[대선후보 통신정책 분석] 문재인·심상정 가계통신비 정책 적극적이나 ‘실현 가능성’은 의문… 안철수·홍준표의 섣부른 ‘망중립성’ 완화

2017년 04월 21일(금)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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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통’신사를 위한 ‘법’. 누리꾼들은 단통법을 이렇게 조롱한다. 사람에 따라 핸드폰 가격이 천차만별인 문제를 바로잡겠다던 단통법은 취지와 달리 ‘보조금 상한선’을 둬 모두가 핸드폰을 비싸게 구입하게 만들어 통신3사의 이익만 커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제는 다음이다. 핸드폰 요금을 어떻게 낮출 것인가? 대선주자들의 해법은 기업의 이익을 줄여 통신비를 인하하는 방법과 기업에 혜택을 줘 낮추는 방법으로 갈렸다. ‘4차산업혁명’이 화두지만 ‘산업 활성화’와 ‘개인정보 보호’중 어느 것을 중시할지 역시 후보마다 다른 판단을 내렸다.

문재인·심상정 통신비 정책 적극적, 실현가능성은?

문재인 후보는 ‘기본료 폐지’와 ‘단말기 가격 분리공시’를 주요 가계통신비 인하방안으로 내세웠다. 문 후보가 두 정책을 선점하고 나서자 심상정 후보측은 “기본료 폐지와 단말기 가격 분리공시는 원래 정의당 정책”이라며 동참했다.

두 후보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의 핵심은 ‘대기업의 과도한 이익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기본료 폐지’는 통신3사가 ‘망 설치 비용’을 명목으로 핸드폰 요금에 당연하게 받아오던 1만원 가량의 기본요금을 없애겠다는 것이고, 분리공시제는 핸드폰 보조금에 ‘통신사 몫’과 ‘제조사 몫’을 명시해 누가 얼마나 지원하는지 보여주는 정책이다.

전자는 통신3사가, 후자는 삼성과 LG가 강력하게 반발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책을 제시하는 것 이상으로 어떻게 돌파할지가 중요하다. 벌써부터 경제지는 “기본료를 없애면 통신사가 적자를 입게 된다”며 공세를 펴고 있어 저항을 이겨낼 만한 실행방안이 담보될 필요가 있다.

▲ 서울 시내 통신대리점. 사진=연합뉴스
▲ 서울 시내 통신대리점.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후보와 유승민 후보는 ‘제4이동통신사 진출’을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내세웠다. 통신3사 독과점 체제를 무너뜨리면 경쟁구도가 형성돼 값비싼 가계통신비가 인하될 것이라는 발상인데,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명박근혜’ 정부에서 이미 제4이동통신사 공모를 했으나 7차례나 실패한 바 있다. 통신사업은 비용부담이 큰 데다 이미 통신3사가 전국에 통신망과 대리점을 구축한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자가 진출해도 경쟁하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반면 홍준표 후보는 “선별적 복지”정책 기조를 통신분야에도 적용하며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큰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홍준표 후보측은 “기본요금 폐지 공약은 대표적인 포퓰리즘 공약”이라며 “국민을 ‘선거호갱’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며 문 후보를 정조준했다. ‘취업준비생 인터넷강의 콘텐츠 할인’ 등 장애인, 청년 등 취약계층에 특정 서비스나 통신요금을 할인하는 게 홍 후보의 대표 통신정책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안철수 후보의 정책 중 공공 와이파이존 확대, 데이터 사용권리 확대 방안은 통신비 인하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심상정, 문재인 후보의 공약이 더 적극적”이라고 밝혔다.

안철수·홍준표의 섣부른 ‘망중립성’ 완화

문재인·심상정 후보가 ‘기업’에 맞선다면 홍준표·안철수 후보는 ‘비즈니스 프렌들리’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을 내세운 점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게 통신사와 제휴를 맺은 사업자의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사업자가 데이터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가계통신비를 낮추겠다는 ‘망중립성 완화’정책이다.

‘망중립성’은 통신3사와 같은 망을 갖고 있는 사업자가 서비스를 하는 사업자를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개념이다. 안철수 후보는 ‘제로레이팅’(Zero-Rating) 활성화를 통해, 홍 후보는 ‘데이터 요금지원’(Sponsored Data) 제도 도입을 통해 이용자가 특정 통신사업자와 제휴를 맺은 서비스를 이용할 때 데이터 요금을 사업자가 대신 부담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망중립성 완화는 부작용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핸드폰 시장에서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는 SK텔레콤이 SK그룹의 지분이 있는 멜론(음악)과 11번가(쇼핑몰) 데이터를 면제하면 이용자에게는 혜택이 있는 것 같지만, 경쟁 사업자들에게는 불공정 거래가 될 수밖에 없고 장기적으로 플랫폼 독점으로 인한 비용이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높다.

▲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의 데이터 프리 정책. SK텔레콤 가입자의 11번가 쇼핑 데이터 요금은 11번가가 부담해 소비자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는데 '망중립성'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의 데이터 프리 정책. SK텔레콤 가입자의 11번가 쇼핑 데이터 요금은 11번가가 부담해 소비자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는데 '망중립성'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이 같은 위험성 때문에 박근혜 정부조차도 사실상 망중립성을 지키는 판단을 해왔다. 미래부는 2015년 KT가 월 3300원으로 카카오의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다음카카오팩’에 망 중립성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따라서 홍준표·안철수 후보의 정책은 섣부르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한국에서는 망중립성의 개념과 영향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통신3사 주도의 제로레이팅은 심각성이 클 수 있다. 일단 관련 서비스를 도입하자고 주장하기 보다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의 애매모호 행보, “규제완화 하되 개인정보 지켜야”

카카오톡 사이버 사찰에서 테러방지법까지. 박근혜 정부는 “내 개인정보가 언제 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야 하는 시대였다. 재벌과의 정경유착이 개인정보 규제완화를 통한 ‘창조경제’로 이어지는 정황도 있다.

9개 소비자단체가 대선 후보들에게 정보인권 분야 질의를 한 결과에 따르면 답변을 거부한 홍준표 후보를 제외하고는 모두 광범위한 사찰 문제에 개선의지를 드러냈다. 국정원과 검찰 등이 법원의 영장 없이 통신사로부터 이용자의 정보를 가져가는 ‘통신자료’에 법원의 영장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에 안철수·심상정 후보는 ‘찬성’입장을 밝혔고, 문재인·유승민 후보는 부분적인 찬성 입장을 드러냈다.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 과정에서 개인정보 규제완화를 해야 하는지 묻자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반대’의견을 냈다. 반면 유승민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안전성’이 보장될 경우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유승민·안철수 후보의 정책은 ‘안전성’의 기준이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은 점이 문제다. 박근혜 정부는 그동안 ‘비식별화 가이드라인’이 “개인정보의 오남용을 방지하면서 빅데이터 산업을 활성화한다”며 홍보했지만 허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비식별화는 예를 들어 ‘A카드사의 고객정보’파일이 있다면 개인정보가 노출될 수 있는 이름, 주소, 주민등록번호는 모자이크처리를 하듯 지우고, 결제 내역 리스트만 보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다른 정보와 대조하고 결합하면 개개인이 특정될 가능성이 커진다. 특정인의 카드결제내역과 의료정보를 결합하면 누구인지 알아내는 건 시간문제다.

물론,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심상정 후보와 마찬가지로 개인정보를 빅데이터 산업에 활용할 때 박근혜 정부가 만들어낸 ‘비식별화’ 개념이 아닌 개인정보 식별이 불가능한 ‘익명화’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는 정작 비식별화 조치가 포함된 규제프리존법에 찬성 의견을 드러내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무분별한 사이트 차단, 게시글 삭제 등 ‘통신심의’에 대해 홍준표 후보를 제외한 후보들이 ‘축소 및 폐지’의견을 낸 점은 긍정적이다. 문재인·심상정·유승민 후보가 “폐지하고 사업자 자율규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안철수 후보는 “자율심의를 하되, 심각한 경우 제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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