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 춘천MBC 사장이 26일 파업에 돌입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춘천지부 조합원들을 향해 혀를 내미는 등 조롱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춘천지부(지부장 최헌영)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3일 동안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89%의 찬성률로 파업을 의결했다. 앞서 13일 춘천MBC 사측이 임금 교섭 중 최헌영 지부장에게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린 게 노사 갈등을 파업으로 이끈 화근이 됐다.

이에 따라 춘천지부는 이날 부서별 지명파업에 들어갔고 출근길과 점심시간에 송재우 사장 퇴진을 촉구하는 피케팅 시위를 진행했다. 송 사장은 노조 조합원들의 피케팅에 매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급기야 그는 이날 오전 11시50분께 외출을 위해 회사 관용차를 타면서 “송재우는 퇴진하라”고 외치는 조합원들을 향해 여러 번 본인의 혀를 내미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상황에 대해 최헌영 지부장은 “오늘 점심 피케팅 때 송 사장은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우리를 보면서 노골적으로 ‘메롱’을 했다”며 “처음에는 조합 집행부를 향해 하더니 건너편에 있던 여성 조합원을 향해서도 거듭 ‘메롱’을 했다”고 설명했다.

▲ 송재우 춘천MBC 사장이 26일 점심께 파업에 돌입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춘천지부 조합원들을 향해 혀를 내밀며 조롱하는 모습. 사진=언론노조 MBC본부 춘천지부
송재우 춘천MBC 사장이 26일 점심께 파업에 돌입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춘천지부 조합원들을 향해 혀를 내밀며 조롱하는 모습. 사진=언론노조 MBC본부 춘천지부
송 사장은 파업하는 조합원들을 향해 혀를 내민 이유에 대해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조합원에게 ‘메롱’한 적이 없다. 고개를 흔들고 그냥 나왔다”고 부인하다 ‘사진에도 찍혔다’고 재차 묻자 “짜증 나서 그랬지 조합원을 조롱할 생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춘천지부는 이미 지난달 지방노동위원회 임금협상 조정 중지 결정으로 합법적 파업권을 얻은 상황에서 파업 찬반 투표를 유보하고 사측에 임금 교섭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지난 13일 사측이 인사위원회를 열어 최 지부장에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의결하면서 노사 관계가 파국을 맞았다. 사측이 내세운 최 지부장의 징계 사유는 ‘방송 제작물(필러) 등 최소한의 제작 의무 위반 및 태만’과 ‘2016년 사원설명회, 사원포럼 등 불참 및 불참 유도’였다.(▶춘천MBC 노조위원장 중징계 … 노조 “사장 퇴진” 반발)

아울러 노조 탄압 등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받고 있는 송 사장은 이날 오후 강원고용노동지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송 사장은 지난 1월 지역MBC 광역화 투표에 기권한 조합원들에게만 투표 불참 경위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노조 지부장은 ‘청개구리 같은 존재’, 조합원들에겐 ‘홍위병’이라고 하는 등 노조 혐오 발언을 반복해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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