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MBC(사장 이진숙)가 ‘7분 지각’ 등을 문제 삼아 기자들에게 내렸던 징계에 대한 재심 인사위원회에서 원심을 확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MBC는 15일 대전MBC 이교선 기자에게 근무태만과 업무지시 불이행 사유로 감봉 1개월, 이승선 기자에게 무단결근 등의 이유로 감봉 3개월의 징계를 확정했다.

이에 지난 15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대전지부(지부장 이한신)는 “회사가 끝내 부당징계를 철회하지 않았다”며 “대전MBC 경영진은 얽힌 노사관계를 풀기 위한 ‘협치’는 없고 여전히 노조와 대립각만 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MBC본부 대전지부는 “사장은 지부장의 면담 요청을 거절하고 회사는 한 달 째 노사협의회 회의록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회사와 사장이 당당하다면 떳떳하게 공개하고 대화에 응하라”고 요구했다. MBC본부 대전지부는 지난 4일부터 다수 조합원이 아침과 점심에 부당징계철회를 요구하는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 대전MBC지부는 지난 4일부터 조합원들이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거리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전MBC지부 제공
▲ 대전MBC지부는 지난 4일부터 조합원들이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거리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전MBC지부 제공

MBC본부 대전지부는 “후배들은 인사위원 선배들에게 징계 철회에 대한 기대와 함께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더 이상 이진숙 사장의 하수인 노릇을 그만하라고, 그러나 후배들의 요구가 소리없는 아우성에 불과했음을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대전운동본부)도 “이번 노조원 징계 사태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해당 조합원들의 징계사유가 아닌 노동조합 길들이기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교선 기자는 노사협의회에서 이진숙 사장의 제작 자율성 침해에 대해 최혁재 국장과 격한 언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악화된 노사 관계에 대한 보복 차원의 의도된 징계라는 게 노조의 판단이다. 이 기자의 경우 지난 1월 ‘용기를 낸 막내 기자들을 위한 지역MBC 동료들의 경위서’ 동영상에도 참여했다가 ‘주의 각서’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승섭 기자는 특집 다큐멘터리 ‘오래된 미래, 작은 학교’를 준비하던 중 프로그램 내용과 분량 등에 대한 간부들의 무리한 요구와 지시 등 압박에 견디다 못해 무단결근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 지난 1월12일 전국 16개 MBC기자회 소속 기자 79명이 올린 ‘용기를 낸 막내 기자들을 위한 지역 MBC 동료들의 경위서’에 참여한 이교선 대전MBC 기자.
▲ 지난 1월12일 전국 16개 MBC기자회 소속 기자 79명이 올린 ‘용기를 낸 막내 기자들을 위한 지역 MBC 동료들의 경위서’에 참여한 이교선 대전MBC 기자.

대전운동본부는 “그동안 대전MBC 내부에서 제기됐던 사장을 비롯한 보직 간부들의 부당한 편성 및 제작 자율권 침해, 노조 활동 방해 목적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전운동본부는 “MBC 노동조합 탄압을 주도했던 이진숙 사장은 지난 2월 전국언론노조에 의해 청산돼야 할 언론적폐 50인 명단에 올랐던 인물”이라며 “이진숙 사장 체제 하에서 지역방송의 책무인 지역성과 공공성을 상실한 채 지역사회의 신뢰마저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당한 조합원 징계를 철회하고 이진숙 사장은 퇴진하라”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전국MBC기자회는 “대전MBC 기자회와 PD협회, 카메라 기자협회, 방송기술인협회 등 모든 내부 구성원들이 보도국 기자들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철회하라고 요구했지만 회사는 결국 당사자들에게 감봉 3개월과 1개월이라는 중징계를 확정했다”며 “전국 MBC 기자들은 대전MBC의 끝없는 추락에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국MBC기자회는 “대전MBC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자 누구인가”라며 “잘못된 투자를 정당화하기 위해 노름판을 떠나지 못하는 도박꾼마냥 끝까지 동료와 후배들을 괴롭히는데 앞장서고 있는 그대들은 과연 누구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진숙 사장을 향해 “공영방송 기자로서의 자존심이 남아있다면 지금 당장 대전MBC를 떠나라”라며 “더 이상 역사에 죄를 짓지 말라, 모든 것엔 끝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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