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지난 19일 구성원들에 대해 무더기 징계를 내리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가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MBC는 총 8명의 기자와 PD를 인사위원회에 올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보도를 은폐·축소하는 내부 분위기를 고발하다 ‘출근정지·근신’ 처분을 받은 기자들(곽동건·이덕영·전예지)과 회사의 허가 없이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했다는 이유로 감봉 1개월 조치를 받은 송일준PD가 재심에서 원심이 확정됐다.

또한 MBC는 ‘시사매거진 2580’에서 세월호 아이템을 다룬 조의명 기자, ‘6월 항쟁’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던 김만진 PD에게 각각 ‘주의’ ‘감봉 1개월’ 조치를 내렸다. 김세의 기자의 인터뷰 조작 가능성을 제기한 김희웅 기자(전 기자협회장)에겐 ‘출근정지 20일’을 내렸지만 같은 이유로 인사위에 회부한 이호찬 기자에 대해선 징계하지 않았다.

▲ 지난 1월4일 유튜브에 ‘MBC 막내 기자의 반성문’을 올린 (왼쪽부터) 이덕영ㆍ곽동건ㆍ전예지 기자.
▲ 지난 1월4일 유튜브에 ‘MBC 막내 기자의 반성문’을 올린 (왼쪽부터) 이덕영ㆍ곽동건ㆍ전예지 기자.

이에 22일 MBC본부는 “징계의 대상은 공정방송을 지키려던 수많은 MBC 사원들이 아니”라며 “정권에 기생해 방송을 장악하고 언론자유를 침해한 전현직 MBC 경영진과 그 비호세력, 회사공금을 빼돌리고 로비에 사용한 범죄 혐의자들, MBC를 대한민국 최악의 노동탄압 사업장으로 전락시킨 불법 행위자들”이라고 주장했다.

MBC본부는 “MBC 구성원들은 국민의 명령에 따라 김장겸 사장,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을 자리에서 끌어내릴 것”이라며 “쫓겨난 모든 해직자들과 구성원들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MBC를 다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최고의 방송으로 국민께 돌려드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MBC본부는 이날 오전 11시40분부터 MBC 상암 경영센터 1층에서 부당징계에 대해 항의하고, 김장겸 등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피케팅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 지난 3월26일 방송된 MBC ‘시사매거진 2580’ 예고편 갈무리.
▲ 지난 3월26일 방송된 MBC ‘시사매거진 2580’ 예고편 갈무리.
MBC본부는 또한 “사측이 징계를 발표한 시각, 길 건너 YTN 사옥에서는 조준희 사장의 퇴임식이 열렸다”며 “‘박근혜 낙하산’ 논란 속에 취임했던 조 사장은 YTN 해직자를 복직시키라는 구성원들의 요구에 불응하다 결국 저항에 부딪혀 퇴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MBC본부는 “조 사장의 퇴진은 언론 적폐 청산의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MBC본부는 “MBC는 지난 9년 이명박, 박근혜 정부 하에서 가장 노골적인 방송 장악, 여기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저항, 그리고 이에 대한 가장 악랄한 탄압이 이어졌던 곳”이라며 “MBC 문제의 해결은 언론 개혁의 최우선 과제이자,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 회복의 시금석이다. 국민과 함께 김장겸 경영진을 끌어내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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