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가 전 직원을 상대로 경영난에 대해 설명하며 노동조합의 반대로 임금감액에 실패해 추가 감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노조는 투자의지 없는 대주주라면 차라리 OBS 경영에서 물러나라며 비판했다. 

지난 6일 OBS는 전 직원에게 이메일로 ‘3차 설명 자료’를 보냈다. 지난해까지 자본금 97%가 잠식돼 52억만 남게 되는 등 경영위기가 이어졌고 이를 위해 급여추가 감액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노조가 임금감액에 반대하고 급여체불에 대해 고소해 4개월간 지급 유예됐던 급여 40%를 일괄지급 할텐데, 이 때문에 향후 프로그램 일부 축소와 인력을 추가로 감원할 수밖에 없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OBS는 4월 해고한 인원 13명을 포함해 정규직 27명, 비정규직 3명 등 총 30명의 감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OBS는 ‘폐업’도 언급했다. OBS는 3차 설명 자료에서 “회사가 자금난을 이기지 못 하고 폐업할 위기에 처할 경우 퇴직금 지급을 위해 송신탑 등을 예비자산으로 남겨두겠다”고 밝혔다.

이어 OBS는 “방통위가 2017년 말까지 30억 원을 증자하는 것으로 OBS 재허가 조건을 부과했으나 현재 최대주주 영안모자의 법적 제한 잔여분 7~8억 정도만 증자가 가능한 상황이고, 현재로선 생존이 불투명한 OBS에 투자하겠다는 주주나 외부 투자자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만일 방통위가 증자 미이행을 사유로 허가를 취소한다면 OBS는 구iTV 때와 같이 자동으로 폐업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알렸다.

▲ 4월14일 부천시 OBS 사옥 앞에서 전국언론노조 OBS 지부와 시민단체가 사측의 정리해고를 철회하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OBS 지부 제공
▲ 4월14일 부천시 OBS 사옥 앞에서 전국언론노조 OBS 지부와 시민단체가 사측의 정리해고를 철회하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OBS 지부 제공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는 지난 7일 “폐업을 말하는 자, OBS에서 손 떼라”는 성명을 통해 “OBS 사측이 또 다시 직원 협박하기에 나섰다”며 “고작 체불 임금 2.5억에 OBS의 존재 가치를 팔아넘기는 한심한 작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그동안 진행된 사측의 혁신경영이 정리해고와 임금삭감만으로 구성된 구태경영임을 스스로 만천하에 드러낸 꼴”이라고 덧붙였다.

OBS지부는 “사측은 모든 경영 위기의 책임을 임금 감액을 안 한 조합으로 돌리지만 OBS의 위기가 단지 임금 10% 감액으로 정상화될 수 있는가”라며 “왜 항상 뼈를 깎는 노력은 직원들만 해야하나”라고 지적했다.

OBS지부는 “직원들의 자구 노력이 없어서 주주들이 OBS에 투자를 안하는 게 아니라 온갖 전횡을 일삼으면서도 수익은 외면한 채 노조 파괴와 방송 길들이기에만 열중하는 대주주 백성학 회장, 그의 존재 자체가 OBS로의 투자를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OBS지부는 “더 놀라운 것은 직접적으로 ‘허가 취소’와 ‘폐업’을 거론하며 방통위도 겁박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방송사업자로서 책임은 다하지 않으면서 폐업을 무기로 OBS 구성원과 1600만 지역 시청자, 심지어 방통위까지 협박하는 대주주 백성학 회장은 더 이상 방송사업자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한 뒤 “OBS에서 손 떼라”며 방통위를 향해 “OBS 폐업에 대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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