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약 95%가 김장겸 사장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와 43개 사내 직능단체들이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본사와 16개 지역사 전체 직원(임원 제외, 보직자·계약직 포함) 3092명을 대상으로 경영진 거취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응답 인원은 2093명(응답률 67.7%)이었다.

‘김장겸 사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중 95.4%(1996명)가 그렇다고 답했고, 4.6%(97명)만이 아니라고 답했다. 김장겸 사퇴의 이유(2개까지 응답가능)에 대해서는 ‘뉴스·시사 등 방송의 독립과 공정성 훼손’을 꼽은 응답자가 87%(1737명)로 가장 많았고, ‘부당전보· 부당징계 등 노동법위반’을 꼽은 응답자가 34.5%(689명)로 뒤를 이었다.

▲ 10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김연국 본부장이 전 직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10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김연국 본부장이 전 직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등 현 이사진이 퇴진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중 95.9%(2007명)가 그렇다고 답했고, 4.1%(86명)만 아니라고 답했다. 그 이유(2개까지 응답가능)로는 ‘방송독립과 공정성 훼손의 공범’을 꼽은 이들이 87.7%(1760명)로 가장 많았고, ‘MBC 경영진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 방기’를 꼽은 이들이 53.7%(1071명)로 뒤를 이었다.

‘김장겸 사장 퇴진 이후 가장 시급한 MBC 개혁 과제’에 대해선(2개까지 응답가능) ‘뉴스·시사 등 방송의 독립과 공정성 강화로 신뢰 회복’을 꼽은 응답자가 85.9%(1714명)로 가장 많았고, ‘제작 자율성 및 창의성 보장으로 프로그램 경쟁력 회복’을 꼽은 응답자가 45.2%(902명)로 그 뒤를 이었다.

지역 MBC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대전MBC 설문조사 대상 73명 중 67명이 응답(응답률 91.8%)했다. ‘이진숙 대전MBC 사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94%(63명)가 그렇다고 답했고, 6%(4명)만이 아니라고 답했다.

이진숙 사장 사퇴 이유(2개까지 응답가능)에 대해 ‘방송 사유화와 스테이션 이미지 하락’을 꼽은 이들이 55.6%(35명)로 가장 많았고, ‘뉴스 등 방송의 공정성 훼손’을 꼽은 이들이 47.6%(30명)로 뒤를 이었다.

▲ 10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와 43개 사내 직능단체가 MBC 전 직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10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와 43개 사내 직능단체가 MBC 전 직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직원들에게 혀를 내밀어 조롱해 화제가 됐던 송재우 춘천 MBC 사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춘천MBC 설문조사 대상 43명 중 34명(응답률 79%)이 응답한 조사에서 ‘송 사장이 사퇴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91.2%(31명)가 그렇다고 했고, 8.8%(3명)는 아니라고 답했다.

송 사장 사퇴 이유에 대해서는 ‘무능력한 경영과 전략부재’를 꼽은 구성원이 77.4%(24명)로 가장 많았고, ‘노조탄압, 부당징계 등 노동법 위반’을 꼽은 구성원이 64.5%(20명)로 뒤를 이었다.

이에 왕종명 기자협회장은 “김장겸 사장이 정치부장-보도국장-보도본부장-사장으로의 수직상승과 MBC 신뢰도와 공정성 추락은 정확히 일치한다”며 “김 사장이 사퇴해야 MBC 뉴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연국 MBC본부장은 “노조 뿐 아니라 조합에 속하지 않은 직원 전체를 한 건 MBC 역사상 처음일 것”이라며 “조합원 1700여 명이 모두 설문에 응했다고 가정하더라도 400여 명의 비조합원·보직자 등이 응해 대다수가 김장겸·고영주 퇴진을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노조와 직능단체는 경영진 퇴진을 위해 한시적인 기구를 발족할 계획”이라며 “(해당 기구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빠른 시일안에 끝장 낼 수 있는 싸움을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1층 로비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은 24시간 감시중인 여러대의 CCTV에 고스란히 찍히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1층 로비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은 24시간 감시중인 여러대의 CCTV에 고스란히 찍히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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