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류석춘(62)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에 대한 언론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를 노골적으로 옹호하는 등 류 위원장의 극단적 이념성 때문에 친박 청산 등 ‘인적 쇄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언론에 대한 류 위원장의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지난 13일 공개된 한겨레TV의 ‘더 정치’ 패널로 출연한 김남일 한겨레 정치팀 기자는 “이 분이 혁신을 어떤 식으로 할지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면서 지난 11일자 조선일보 인터뷰를 거론했다.

김 기자는 “(지난 10일) 류 위원장이 한국당 혁신위원장에 임명됐을 때 여러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을 했을 텐데, 조선일보 단 한 곳하고만 인터뷰를 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지난 11일자 5면에는 “‘친박 다 어디 갔나, 왜 장세동처럼 책임지는 사람 없나’”라는 제목으로 류 위원장 인터뷰가 실렸다. 류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될 정도로 잘못이 입증됐느냐, 또 사법적으로 유죄냐에 대해 이견을 가진 사람도 적지 않다”고 전직 대통령 박근혜를 두둔했다.

▲ 조선일보 11일자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 인터뷰.
▲ 조선일보 11일자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 인터뷰.
김남일 기자는 “11일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하기로 돼 있었는데 전날인 10일 오후 당사에서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했다”며 “기자회견에서 할 이야기를 조선일보에 다해 버려 기자회견이 의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류 위원장은 3년여 동안 조선일보 칼럼을 써왔다. 다른 언론의 인터뷰를 거절하면서 했던 말이 ‘그동안 너희들이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느냐’, ‘조선일보는 칼럼이라도 쓰게 해줬는데’라는 식이었다”고 밝혔다.

김 기자는 “인터뷰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나한테 (너희 언론이) 해준 게 뭐가 있냐’는 식으로 거부했는데, 혁신은 기본적으로 기득권을 내려 놔야 하는 것”이라며 “굉장히 이해타산적으로 장사꾼과 같은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남일 한겨레 정치팀 기자. 사진=한겨레TV 더정치 캡처
▲ 김남일 한겨레 정치팀 기자. 사진=한겨레TV 더정치 캡처
이날 방송에서 또 다른 패널로 출연한 성한용 한겨레 정치팀 선임기자는 류 위원장에 대해 “동아일보 기자를 하다가 박정희 정권에 투항했다고 언론계에서 알려진, 박정희 유신체제의 정무수석을 지낸 류혁인씨의 아들”이라고 말했다. 

성 기자는 “류석춘 위원장은 뉴라이트 공동대표를 했고 이승만연구원장, 박정희 기념재단 이사 등을 역임했다”고 설명한 뒤 “일베 활동에 대한 옹호 발언도 있었다. 태극기집회에 열심히 참석한 것뿐 아니라 헌법재판소를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성 기자는 “보수의 중요한 가치는 법치”라며 “헌법재판소에서 8대0 만장일치로 탄핵이 가결됐다. 그러면 헌재의 결정을 인정하고 승복하자는 게 보수 정치인들의 다수 의견이다. 류 위원장의 주장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수 가치 자체가 류 위원장 때문에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당내에서 ‘이 사람 극우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오는 이유다. 크게 (혁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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