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가 EBS 다큐멘터리를 찍다가 사망한 독립PD의 사망 건에 모든 행정적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독립PD협회 측은 EBS 측이 독립PD협회가 모금을 시작하고나서야 행동에 나섰고, 회사 차원의 대책위도 꾸리지않았다고 비판했다. 

EBS는 20일 공식입장을 통해 “20일 독립PD협회 관계자들과 함께 유가족들을 만나 사고수습에 대해 협의했고, 유가족들과 독립PD협회, EBS 관계자들과 함께 빠른 시일 내에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출국하기로 했다”라며 “고인을 모셔오기 위한 항공료, 체제비, 시신운구비 등 모든 비용은 EBS와 독립PD협회가 공동으로 부담하기로 했으며, 이외에도 EBS는 보험금 청구 등과 관련한 법적, 행정적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현지시간 14일) EBS ‘다큐프라임: 야수의 방주’ 제작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촬영 중이던 박환성‧김광일 독립PD가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이에 독립PD협회는 이들의 시신운구비 등을 모금하는 중이었다.

(관련기사: 박환성, 김광일 독립PD 사망 “EBS가 주도적 책임져야”)

▲ 고 박환성PD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큐멘터리를 찍던 모습. 사진제공: 독립PD협회
▲ 고 박환성PD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큐멘터리를 찍던 모습. 사진제공: 독립PD협회
20일 저녁 독립PD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19일부터 시작한 두 PD를 위한 모금액이 약 30시간 만에 5천여만원(5천2백4만3000원)이 모였다며 7월 23일 유가족과 함께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떠난다고 밝혔다.

그러나 독립PD협회는 EBS와의 협의 직후 EBS를 비판하는 의견을 냈다. 권용찬 독립PD협회 대외협력위원장은 보도자료와 함께 덧붙인 글에서 “이제껏 방관해 왔던 EBS가 추모 여론이 들끓며 사회적 이슈가 되자, 마치 자신들이 모든 사태를 수습해 오고 있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양으로 주객이 전도된 어이없는 주장을 취했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EBS가 협회의 모금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권 위원장은 “EBS가 여지껏 독립PD는 물론, 한국PD연합회를 위시한 각 방송사 PD, 작가, 촬영감독, 스탭, 기술진 등 각계각층의 방송문화예술인 및 일반 국민들이 모금한 숭고한 뜻을 져버리는 망언을 했다”며 “EBS가 ‘모금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권 위원장은 “취재 현장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남은 독립PD의 비극적인 죽음을 앞에 놓고, 마치 선심 쓰듯 자사 이미지 제고에만 혈안이 된 EBS의 반사회적이고 몰인간적인 처사를 더 이상 두고보기가 비통하다”고 밝혔다.

독립PD이자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연출한 진모영 영화감독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EBS는 이 사고의 책임을 져야하는 제1의 주체다. 방송사 차원의 공식적인 '사고수습대책위'를 즉각 꾸렸어야 한다"며 방송사의 이름으로 대책위를 꾸리고 방송사 예산을 집행할 것, 고인과 분쟁을 했던 사안에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EBS는 21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EBS는 고인을 모셔오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사회적 이슈가 되니까 수습을 했다는 것은 맞지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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