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김장겸은 물러나라” 구호를 외쳤다가 인사위원회에 회부됐던 김민식 MBC 드라마 PD가 17일 ‘출근정지 20일’ 징계 통보를 받았다.

당초 해고까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에 비춰보면 사측이 안팎으로 쏟아지고 있는 비난 여론과 거세지고 있는 내부 반발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불과 2년 전 MBC는 자사 비판 웹툰을 그렸다는 이유로 권성민 예능 PD를 해고한 바 있다. 권 PD는 지난해 무효확정 판결을 통해 복직했다. 

김 PD는 17일 오후 통화에서 “징계 결과를 보고 후배들이 ‘정치범에서 잡범으로 전락했다’고 하더라”며 “출근정지 20일은 보통 드라마 촬영을 하다가 제작비에서 경비 5만 원 정도를 몰래 가져갔을 때 나오는 징계 수준이다. 무조건 재심 청구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 “김장겸은 물러나라” 구호를 사내에서 외쳤다가 징계 위기에 놓인 김민식 MBC 드라마 PD에 대한 지난 7월21일자 인사위원회는 정회됐다. 앞서 7월13일 김 PD의 길어진 소명에 정회를 결정한 사측은 이날 두 번째 정회를 선언했다. 김 PD가 인사위원회 직전 MBC 상암 사옥 앞에서 “김장겸은 물러나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김장겸은 물러나라” 구호를 사내에서 외쳤다가 징계 위기에 놓인 김민식 MBC 드라마 PD에 대한 지난 7월21일자 인사위원회는 정회됐다. 앞서 7월13일 김 PD의 길어진 소명에 정회를 결정한 사측은 이날 두 번째 정회를 선언했다. 김 PD가 인사위원회 직전 MBC 상암 사옥 앞에서 “김장겸은 물러나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김 PD가 외친 “김장겸은 물러나라”는 퇴진 구호는 공영방송 정상화 운동의 상징이 됐다. 이후 MBC 구성원뿐 아니라 시민들도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김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MBC 언론인의 저항에 호응했다.

김 PD는 앞서 열린 두 차례 인사위원회에서 김 사장이 왜 퇴진해야 하는지 소명 시간을 적극 활용해 발언했다. 백종문 MBC 부사장 등 인사위원들은 길어지는 소명 시간을 참지 못하고 정회를 선언할 뿐이었다.

김민식판 ‘필리버스터’는 PD수첩 제작진의 제작 중단으로 이어졌고 현재는 기자·PD·아나운서 MBC 전 부문에서 제작 중단 선언이 나오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도 17일 총파업 투표를 공고하며 큰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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