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중 동국대 교수의 탈핵강의를 괴담이라고 집중 비판했던 조선일보가 다시 김 교수의 주장을 비판하는 칼럼을 실었다. 이번엔 김익중 교수가 인터뷰 요구를 거부했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신뢰할 수 없는 신문이라 인터뷰하지 않은 것이라며 칼럼 내용을 반박했다.

박은호 조선일보 사회정책부 차장은 17일자 조선일보 ‘동서남북’ 칼럼 ‘명태야말로 억울하다’에서 김익중 동국대 교수의 주장에 대해 “‘방사능에 조금이라도 오염되면 위험하다. 일본산은 위험하다’는 내용은 엉터리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박 차장은 그 근거로 “1998년부터 시작된 방사능 오염 실태 정부 조사를 보면 국내 유통되는 농·수·축산물에는 지구가 탄생할 때부터 존재한 칼륨 같은 자연 방사성 물질이 들어 있다”며 “과거 핵무기 실험이나 원전 사고 등으로 대륙과 해양에 퍼진 세슘도 일부 외국산·국내산 식품에 칼륨의 수십분~수천분의 1 수준으로 포함돼 있다”고 썼다. 그는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방사성 물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피폭량에 비례한다”며 “김 교수 논리대로라면 세상엔 먹을 음식이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박 차장은 세슘 등의 국내 식품 기준치는 미국(1000㏃), 유럽(1250㏃)보다 훨씬 높은 1㎏당 100㏃이라는 점을 들어 “그러나 이 기준치를 꽉 채운 고등어·명태·대구를 연 13㎏(국민 연간 섭취량) 먹어도 서울~뉴욕 비행기를 한 번 타고 갈 동안 맞는 자연 방사선의 6분의 1, 위장 엑스선 1회 촬영의 35분의 1, CT 촬영의 406분의 1밖에 안 된다”며 “게다가 일부 국내산·외국산 식품에 든 세슘은 이 기준치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라고 썼다.

그는 특히 김 교수에 대해 세차례 비판한 것에 대해 김 교수가 미디어오늘 등 인터뷰를 통해 “조선일보 보도는 황당하고 악의적이다. 반론 기회도 없었다. 억울하다”고 했다는 점을 들어 “김 교수에게 반론 기회를 주기 위해 전화하니 이번엔 ‘인터뷰하지 않겠다’고 전화를 끊었다”며 “문자 메시지에도 응답이 없다”고 전했다.

▲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가 지난 2013년 10월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가 지난 2013년 10월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를 두고 김익중 동국대 교수는 1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내가 했던 강의를 괴담이라고 보도한 신문이 나를 공격할 의도로 내게 인터뷰를 시도하려는데 내가 어떻게 믿고 인터뷰하느냐”며 “내가 할 얘기를 반영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공격할 빌미만 삼을 것이며, 무슨 얘기를 해도 욕을 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6년 동안 하던 강의를 어느날 갑자기 괴담이라고 사흘 연속 공격하는 언론을 어떻게 믿느냐. 사과하는 것도 아니었다. 신뢰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사흘동안 비판하는 동안 조선일보가 자신의 반론을 취재하는 과정이 없었던 것에 대해 “반론 취재 이런 과정도 전혀 없었다”며 “학교 선생이 조선일보 기자가 들어도 되겠냐고 물어봐서 그러라고 허락한 것일 뿐, 조선일보 기자와 인사하거나 명함을 주고받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칼럼의 주장에 대해 김 교수는 “원자력계에서 해온 얘기를 반복한 수준”이라며 “조선 칼럼의 요지는 음식속에 있는 칼륨40이라는 자연방사능이 있으니 그에 비하면 북태평양산 고등어 등에서 검출된 세슘양은 세발의 피이며, 이것으로 위험하다는 것은 잘못됐다는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방사능이 갖고 있는 에너지량이 갖지 않고, 베크렐(Bq)이라는 단위로 단순비교가 어렵다. 칼륨40은 모든 음식에 다 들어있다. 자연방사능 물질은 피할 길이 없다. 칼륨40 외에도 라돈 가스, 지구 전체에서 떨어지는 우주선도 있다”며 “이는 똑같이 위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인공방사능이 일부 더해지는 것은 별로 위험하지 않다는 식의 주장은 도덕적으로 온당하지 않다”며 “세슘이 적게 들어있다고 해서 안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핵반응이 일어나면 1000가지 정도의 방사성물질이 나오는데, 반감기가 짧은 것을 제외하고 100가지 이상의 방사성물질이 후쿠시마에서 나왔다”며 “그중 우리는 세슘만 측정한다. 세슘 측정이 쉽기 때문. 세 시간이면 충분하다. 다른 방사능 물질은 한 달이 걸리기 때문에 재지 않는다. 그러므로 음식속 세슘이 있다는 것은 다른 방사능 물질 수백가지가 같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슘 검출 여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산 고등어 명태 대구에서 세슘이 검출됐으니 위험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조선일보 2017년 8월17일자 31면
▲ 조선일보 2017년 8월17일자 31면
이에 대해 칼럼을 쓴 박은호 조선일보 사회정책부 차장은 17~18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김 교수가) 신뢰할 수 없다고 한 것은 자유”라며 “사실관계는 정확히 밝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도덕하다고 했는데, 어떻게 판단을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 교수 비판 기사를 사흘 간 쓰기 전에 왜 본인에게 인터뷰나 반론 기회를 주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 박 차장은 “미디어오늘도 김 교수 인터뷰를 하면서 조선일보에 반론취재를 안하지 않았느냐”며 “그건 아마도 조선일보라는 텍스트가 있었고, 보도한 내용을 보고 ‘반론없어도 되겠다, 이미 하고싶은 말을 썼으니’라고 판단한 것 아니냐.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김 교수의 반론을 안 들어준 것이) 그렇게 억울한지는 몰랐다. 억울하다고 하니까 전화드리고 문자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차장은 “김 교수가 다중에게 1000회 넘는 강의한 내용과 여러 활동을 보고, 김 교수 주장이 과연 맞느냐에 대해 팩트체크를 먼저 해야 한다”며 “우리가 방사능을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김 교수가 ‘(세슘이 검출된 고등어 등을) 300년 동안 먹지 말라’고 했는데, 방사능에 얼마나 피폭되지 않아야 안전한 것인지가 사회적 물음이다. 일본산 8개현 수산물, 14개현 농산물도 수입이 안되고, 기준치보다 엄격하게 반품조치도 하는데, 일본산 식품은 전체는 먹지 말라고 하느냐. 왜 양을 안따지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방사능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라면 (김 교수의) 그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며, 의사로서 할 수 있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은 피폭량으로 인체에 미치는 것은 정말 별로 안된다는 말도 같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文정부 탈원전 관여한 교수, 고교서 퍼트린 ‘原電 괴담’’ 등 지난달 15일자부터 18일까지 사흘 연속으로 김익중 교수의 강의와 김 교수 비판 기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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