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총파업이 5년 만에 가시화하고 있다. MBC 간판 프로그램 ‘무한도전’ 김태호 PD 등 예능 PD 56명은 지난 21일 총회를 열고 총파업 동참을 결의했다. 라디오 PD 36명도 이날 제작 중단 및 총파업 동참에 결의하며 뜻을 같이 했다. 앞서 드라마 PD 50명과 편성 PD 30명도 총파업 동참에 결의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을 중심으로 기자·PD·아나운서 등 300명 이상의 MBC 언론인들이 제작을 중단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본부노조가 방송 정상화와 김장겸 MBC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 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시청자와 여론은 ‘무한도전’ 등 예능 프로그램 결방 사태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기존 MBC 기자들의 제작 중단은 대체가 가능해 보도에서 두드러지는 파행이 상대적으로 적었으나 대체가 어려운 예능 프로그램 파행은 시청자의 관심과 파업 지지를 이끌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

▲ 방송인 유재석씨(왼쪽)과 김태호 MBC 예능 PD. 사진=MBC
▲ 방송인 유재석씨(왼쪽)과 김태호 MBC 예능 PD. 사진=MBC
예능 PD들이 총파업 결의를 했을 뿐 당장 프로그램 제작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 제작 중단과 관련해 언론노조 MBC본부 관계자는 “예능 PD들의 제작 중단은 프로그램별 상황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부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사측의 아이템 검열이나 제작 통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제작 중단보다 총파업 동참 쪽으로 결의한 것으로 보인다.

MBC의 한 예능 PD는 22일 “예능·드라마 PD들은 물론이고 MBC 구성원들이 ‘이번에는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하는 분위기”라며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총파업에 돌입하게 될 경우 프리랜서·파견직 PD들이나 국·부장단 인력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일부 예능 프로그램은 대체가 가능하나 무한도전 등 버라이어티 예능과 같이 연출자 재량이 크게 요구되는 프로그램은 결방할 가능성이 높다.

무한도전 제작진 파업은 MBC 경영진에게는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될 전망이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2012년 170일 파업 당시 무려 24주 연속 결방을 감행했다. 당시 “김재철 사장이 가장 업무 복귀를 바랐던 조합원은 김태호 PD였다”는 이야기가 내부에서 나올 정도로 예능 부문 파행이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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