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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산재 오명’ 한국타이어, 전담 TF 구성했지만 …

뒤늦은 협의체 구성에 ‘정치권 눈치보기’ 의심… 한국타이어 “건강한 사업장 만들기 일환인 노사정 협의체”

2017년 09월 29일(금)
손가영 기자 ya@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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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전·현직 직원 15명의 집단 사망 사태 후 ‘최악의 산재 기업’이란 오명을 입은 한국타이어가 최근 산업재해 대책을 논의하는 노사정 협의체 구성에 나섰다. 지난 10년 간 최소 47명 노동자가 사망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산재 문제 심각성이 수차례 지적됐음에도 정권교체 국면에서야 가시적 움직임이 시작됐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4월 ‘건강한 사업장 만들기의 일환’으로 ‘노사정 TFT’(이하 협의체)란 명칭의 전담 협의체를 구성했다. 한국타이어 측 환경안전 실무자 2명, 대전지방고용노동청 담당관 2명, 사내 교섭대표 노조인 한국타이어 노조(한국노총 고무산업노련 산하)와 복수노조인 한국타이어지회(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에서 각 1명이 공동으로 참여해 협의체를 이루고 있다.

▲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금속노조 한국타이어 조합원들이 8일 국회 정론관에서 ‘최악의 산재기업 한국타이어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산재신청자들에게 자해공갈단으로 고소를 남발하고 면직처리하는 사측을 규탄하고 있다.ⓒ민중의소리
▲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금속노조 한국타이어 조합원들이 8일 국회 정론관에서 ‘최악의 산재기업 한국타이어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산재신청자들에게 자해공갈단으로 고소를 남발하고 면직처리하는 사측을 규탄하고 있다.ⓒ민중의소리

지난 8월 말 경엔 사외 인사 전문가 3명이 추가 선임됐다. 한국타이어 및 양 노조가 각 1명씩 추천한 인사로, 2008년 한국산업안전공단(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한국타이어 역학조사에 참여했던 산업의학 전문가 2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협의체는 지난 4월부터 한 달에 한 번 꼴로 모여 논의를 진행했지만 구체적인 논의는 시작하지 않은 상태다. 근래 인선된 사외 전문가 3인도 아직 협의체 내부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협의체 실효성에 대해선 이견이 분분하다. 지난 10년 간 산재 문제 심각성이 여러 차례 지적됐음에도 협의체가 뚜렷한 목표 설정 없이 급하게 구성된 정황이 근거로 지적된다.

한국타이어는 2007년 집단 사망 사건 이후에도 노동자 사망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망 노동자 수만 46명이다.

지난 2월에도 노동자 한 명이 수면 중 돌연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8월 ‘산재은폐’ 문제와 관련해 “지난 5년 간 공식 집계된 산재 횟수가 대전공장 164명, 금산공장 148명, 중앙연구소 18명으로 330명이며, 시정지시 67건, 과태료 10억 309만 원, 사법처리가 14건이지만 산재신청률 자체는 1%가 안 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노조 측은 지난 4월 협의체가 열리기 1~2일 전 사측으로부터 급작스럽게 ‘협의체가 구성됐으니 참여하라’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협의체 참여 요청을 받은 한 전문가도 “구체적인 설명은 전혀 없었다. 전화로 ‘협의체를 만들려고 하는데 참여가능 하시냐’ 물어왔다”고 말했다.

공장 내·외부 일각에선 협의체가 가시화된 4월 시점에 대해 ‘정치권 눈치보기’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 3월10일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심판안을 인용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한 후부터 정국은 새 대통령 선거 국면으로 전환됐고 문재인 대통령이 5월10일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협의체가 수면 위로 떠오른 4월은 한국타이어가 오는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산재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시기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전지검은 지난 7월6일 대통령비서실, 대검찰청 등으로부터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사망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는 진정 사건을 접수받고 7월17일 사건을 배당해 조사에 착수했다.

▲ 한국타이어 공장 내부 모습. 뿌연 고무 흄이 천장을 메우고 있다. 사진=장그래 대전충북지역노조
▲ 한국타이어 공장 내부 모습. 뿌연 고무 흄이 천장을 메우고 있다. 사진=장그래 대전충북지역노조

한국타이어 측은 이와 관련해 “한국타이어는 건강한 사업장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안전보건 개선 요소를 사전 진단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사정TFT를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협의체 내부 사정을 아는 또 다른 관계자는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등 행복한 공장 만들기가 취지”라며 “전체적으로 공장에 대한 만족도 향상에 대해 사측과 1·2 노조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협의체”라고 반박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 관계를 맺고 있다. 조현범 사장(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경영기획본부장)은 이 전 대통령의 셋째 딸인 이수연씨와 결혼했다.

조 사장은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광고홍보팀장, 마케팅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을 거쳐 2012년 사장으로 승진, 2015년부터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경영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다.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은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 조홍제 회장의 둘째 아들인 조양래 회장이다.

한국타이어는 2006~2007년 1년 동안 노동자 15명이 돌연사, 암 질환 등으로 사망해 ‘집단 산재 사망’ 논란이 일었던 곳으로 2007~2008년 동안 대대적인 역학조사 및 관리감독이 진행된 공장이다.

이후 2017년까지 암, 순환기질환 등으로 사망한 한국타이어 출신 노동자는 최소 36명이다. 2007년 역학조사 당시 ‘질병 유소견자 및 요관찰자’로 기록된 이들만 따진 결과다. 사고사, 자살 등을 포함하면 사망자는 47명이다. 1996년부터 2007년까지 사망한 93명을 더하면 지난 20년 간 최소 140명이 사망했다. 악성 또는 양성 종양, 순환기질환, 손상중독외인만 꼽으면 11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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