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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두 충신은 무얼 위해 논쟁했나?

[리뷰] 영화 ‘남한산성’, 배경설명 생략하고 인물갈등에 초점…병자호란 다룬 기존 사극과는 인물 다르게 묘사

2017년 10월 07일(토)
장슬기 기자 wit@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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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한산성’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김훈의 동명원작소설을 충실하게 스크린에 옮겼다는 평을 받는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은 기존 사극과 다르다.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왕인 인조는 부정적으로 그려져왔다. 당시는 조선과 혈맹관계였던 명이 망해가고 오랑캐라고 부르던 청(후금)이 동아시아의 패권국으로 떠오르던 시기였다. 인조의 친명배금 정책이 병자호란을 불렀다는 역사적 해석 탓에 인조는 ‘인조반정을 통해 야비하게 권력을 획득했지만 실무엔 무능했던 혼군’으로 묘사돼왔다. 하지만 남한산성은 인조(박해일 분)를 인품있는 인물로 묘사한다. 

또한 보통 척화파(명과 의리를 지키고 청을 배척하자)를 ‘민심과 거리를 둔 간신’으로 묘사하고, 주화파(청과 화해를 깨뜨리지 말자)를 ‘민심을 살핀 충신’으로 묘사하지만 이 작품에선 다르다. 영화에선 오히려 척화파인 예조판서(오늘날 외교부장관 역할) 김상헌(김윤석 분)이 백성들의 불만을 듣는 장면이 많고, 주화파인 이조판서(오늘날 인사혁신처장 역할) 최명길(이병헌 분)은 백성과 스킨십 장면이 없다. 단 두 신하는 목숨과 신념을 다해 자신의 뜻을 왕에게 말한다. 두 충신이 펼치는 설전이 영화의 기본 구도를 이룬다.

▲ 영화 '남한산성' 한 장면. 이병헌(최명길 역)
▲ 영화 '남한산성' 한 장면. 이병헌(최명길 역)

이를 통해 왕과 신하가 나름대로 멀쩡한 사람들이고 그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그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백성의 신뢰를 얻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영화는 말해준다.

두 충신을 비롯한 왕과 신하는 치열하게 국정을 논했지만 이들의 결정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보여주는 한 장면이 있다. 이들이 남한산성에 고립된 47일은 한겨울이었다. 성을 지키는 백성들은 동상에 걸려 신음했다. 날이 추워지자 왕은 가마니를 방한용으로 군사들에게 지급한다. 하지만 청에 의해 성이 고립돼 식량이 떨어져 말이 굶게 되자 가마니를 다시 회수해 말에게 먹인다. 말은 많이 먹는 동물이라 오래 버티지 못했다. 그러자 말을 잡아 식량으로 쓴다. 말고기를 먹는 군사들이 지도층을 조롱하는 장면은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위명(爲明), 명나라와의 의리를 지킬 것인가. 존국(存國), 조선의 존립을 위해 청과 강화를 맺을 것인가. 있는 자들에겐 목숨까지 바칠 만한 일이었지만 민심을 대변하는 역할인 대장장이 서날쇠(고수 분)는 한 마디로 일축한다. “청을 섬기든 명을 섬기든 나와 상관없다.” 명을 향해서는 정초부터 추운 마당에 기꺼이 무릎을 꿇으면서도 청과는 대화하는 것조차 역적으로 모는 기득권층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영화는 실제 역사를 많이 생략하면서 조선의 리더들이 얼마나 한심한지를 보여준다. 사실 임진왜란에서 많은 희생이 있었지만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명이 지원해줬고, 이순신과 같은 명장이 나타났으며 의병들이 활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자호란은 명이 이미 청보다 약해진 상황에서 스스로 무너지던 시기에 일어났다. 의병이 결성될 시간도 없었다. 청이 이미 서울 북서쪽까지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인조는 강화도로 도망갈 기회도 잡지 못했다. 청군에 완전히 포위돼 처분만 바라는 신세였다. 영화는 이런 배경설명은 생략하고 인물간의 갈등에 초점을 둔다.

▲ 영화 '남한산성'의 한 장면
▲ 영화 '남한산성'의 한 장면

두 충신의 태도는 꽤나 진지해 보인다. 조선의 신하들은 모두 학자들이다. 영화는 철학을 공부한 이들의 논쟁을 모두 대사로 처리한다. 김윤석(김상헌)의 연기에 대해 악평을 하는 이들은 주로 그의 발음이 부정확하고 대사가 너무 길다는 데 초점을 둔다. 집중하지 않으면 알아듣기 힘들다. 

삼전도의 굴욕에서도 인조가 청나라의 옷을 입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사실 인조가 청나라 복장을 받아 입었다는 것 자체가 큰 상징성이 있다. 하지만 영화에선 굴욕이라기 보단 견뎌볼만한 해프닝정도로 보인다. ‘백성들은 목숨 걸고 성을 지키는데 왕은 무릎한번 못 꿇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역시 이 장면에서도 이 나라의 지배층에 대한 적개심을 불러일으킨다. “나는 벼슬아치들을 믿지 않소” 관객들은 서날쇠(고수 분)의 대사에 공감한다.

내용 외적으로 영화의 장점은 몇 가지 더 있다. 병자호란 당시 상황을 현재 동아시아 대결 상황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또한 필요한 장면마다 나오는 웅장하고 슬픈 음악은 ‘마지막황제’ ‘전장의 크리스마스’ 등으로 유명한 음악감독 류이치 사카모토가 참여한 결과물이다. 흰 눈으로 덮인 남한산성의 모습과 전쟁장면도 볼만하다. 남한산성은 개봉 4일 만에 관객 200만을 넘기며 흥행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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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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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천 2017-10-09 16:40:01    
좋은 영화
영화를 보면서 내내 사람사이의 갈등이 이런 거구나...
한 사건을 이렇게 보고 이해하고 행동하는 것이
너무 다름에 약간 충격적 이었다.
지금의 여의도 정치와 다름이 없으니
역시 역사는 돌고 도는가 봅니다.
꼭 보시기 추천합니다.
220.***.***.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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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4 2017-10-08 16:55:53    
양비론은 한국인의 가장 큰 단점입니다. 그때는 청이 떠오르는 해였기 때문에 저무는 명을 붙들고 늘어지는 사람들이 미련이 너무 강했던 거죠,,, 지금 미국은 지는 해, 중,러는 뜨는 해 입니다. 미국도 2037년경이면 중국이 1인자가 될 거리고 인정하긴 했지만, 2017년 상반기 수출액 중국 1조45억달러, 미국 6,900억 달러, 독일 6,745억 달러,,,, 5년쯤 전부터 중국의 수출액이 미국을 추월했음을 감안하면 10년쯤 후면 1인자가 중국이 될 것입니다.
21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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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k 2017-10-11 23:26:28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일까요? 당시 명이 지고 청이 뜬다는 것을 어찌 알 수 있었을까요? "대명이 잠시 밀리긴 했어도 곧 청을 패퇴시킬 것이다"고 여기지 않았을까요? 주화파도 '청이 강성하고 곧 명을 밀어낼 것이니 그들과 화친 (항복하자)'고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전쟁이 길어지니 삶이 (백성의 삶이 아니라 임금과 자신들의 삶이) 곤궁해지니 항복하자 한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한심하기 그지 없는 것이지요. 다만 요설로 위민치국을 애기했을 뿐이지요. 지금도 마찬가지 이지요. 과연 미국은 지는 해이고 중국은 떠오르느 해이다고
7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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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2017-10-08 16:26:08    
평화를 얻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항복"하는 것이다.
전쟁이냐 평화냐? 라는 질문은 어리석은 것이다. 적에게 저항하여 싸울 것이냐 항복할 것이냐?..... 이것이 정확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 대한민국은 북한의 핵위협에 대하여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1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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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도모르는 2017-10-09 14:10:25    
정말 1도 모르는구만..
항복이 뭐를 어째??
18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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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점 2017-10-07 22:21:23    
척화를 하든 주화를 하든 상관없다. 전쟁만은 일어나지 않게 하라. 이게 이 영화의 요점이 아닌가?
22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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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와x 2017-10-07 18:20:31    
사회적 기능 분화가 고도화 되었다라는 점을 항상 염두하고 글을 써야 할듯싶은...
요즘 기자들 글이라고 쓰는 것 보면 오류 투성이여서 아찔한 느낌마저 드는게 한두번이 아닌데
미오에서도 보게 되는군요 그냥 자신들의 역할은 요리사나 미화원분들과 같이
감히 지식을 이야기 할 생각말고 현장취재에 초점을 맞추시길...

대충 휘갈려 써서 오타가 보이는데 수정하면

첫째 댓글에 왜병- 의병
신믕-신문
지편-지문
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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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와x 2017-10-07 18:17:59    

망상 수준의 생각을 그대로 옮기다니
1.우선 개전 3개월만에 육상전에 투입된 일본군 전체 30만명중에 절반 이상이 사망내지 전투불능에 빠졌다는 점
2.그리고 이 기자가 이야기 하는 의병이라는 것은 기실 민간인이 아니라 초기 제승방략체제의 취약함으로 결집하지 못했던 관군들이 각 사족의 조직하에 결집하여 전투를 수행했던 즉 민간인 백성이 아니라 정식 군인이었다는 점
3.그리고 결정적으로 압도적인 화기/원거리 무기 즉 군사기술결정론적으로 압도적으로 우월한 무기체계

등등의 요인이라는 것이 학계에 명백한데.....조중동 뿐만아니라 여기서도 알맞는 충고는 지면은 무지한 당신들의 낙서장이 아니라는 점입니다.감히 일개 기자 혹은 신문사라는 집단이 70~80년대 처럼 지식의 원천 혹은 중심지로서 ...
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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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와x 2017-10-07 18:08:24    
볼때마다 신기하다 조중동이 정상적인 신뭉이 아니고 정치집단 기관지라는 건 명백한 사실이고 그들에 대한 비판이 행해질때 주요 논리는 신문 지편은 낙서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사적인 목적으로 이용하지 말란느 것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영화감삼평도 한심하긴 마찬가지인데 사회 전체에 사학과를 졸업한 근 10년내 일반인만 수만명이고 요새는 각 학교별로 논문 데이터 베이스인 디피비아를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기에 얼마든지 최근 학계의 성과들을 로그인 한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즉 박희봉이나 노영구교수를 위시하여 최근 근 10년내 로만 해도 임진왜란 관련 성과들이 수백편이라는 말 그런데 참 용감하다 기자라는 사람이 임진왜란의 승리는 명군의 도움과 이순신 왜병이라는 그야말로 일제시대 이광수가 조선일보에 연재했더 지식 혹은...
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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