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중훈이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자신이 포함된 데 대해 불쾌감을 표현했다.

박씨는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KBS라디오 프로그램 ᅠ‘박중훈의 라디오스타’에서 가수 양희은씨의 노래 ‘아침이슬’을 언급했다. 그는 1973년에 정부 선정 건전가요였던ᅠ해당 곡이 1975년에는 금지곡 목록에 올랐다며 ᅠ“아니, 건전가요가 하루 아침에 금지곡 되는 건 그걸 정하는 사람도 부끄럽지 않나?”라고 말했다.

박씨가 블랙리스트를 언급한 건 1987년 6·29 선언 이후 해당 곡이 해금됐다고 말하면서다. 그는ᅠ“12년 만에 블랙리스트가 풀린 것”이라며ᅠ“저도 얼마 전에 보니까 블랙리스트에 올랐었다”고 입을 열었다.ᅠ

▲ 배우 박중훈씨가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KBS라디오 프로그램ᅠ ‘박중훈의 라디오스타’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자신이 포함된 데 대해 “기분 더럽다”고 밝혔다. 사진=노컷뉴스
▲ 배우 박중훈씨가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KBS라디오 프로그램ᅠ ‘박중훈의 라디오스타’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자신이 포함된 데 대해 “기분 더럽다”고 밝혔다. 사진=노컷뉴스

박 씨는 허탈하게 웃으며 ᅠ“아, 진짜 기분 굉장히 더러워요”라고 한 단어 한 단어를 강조해 말했다. 그는 이어 ᅠ“아이, 그러면 안 되죠, 사람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씨가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사실은 지난달 30일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가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그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데 관해 자신의 심경을 밝힌 것은 이 방송이 처음이다.

국정원 TFᅠ조사 결과로ᅠ 밝혀진 바에 따르면 2014년 국정원은 ᅠ‘문예계 내 左(좌)성향 세력 현황 및 고려사항’이라는 보고서를 통해ᅠ ‘문제 단체’ ᅠ15개와ᅠ ‘문제 인물’ 249명을 청와대에 보고했다.ᅠ 박씨는 영화계 내 ‘문제 인물’ 중 한 사람으로 이름이 올랐다.

국정원 개혁위는 당시 국정원이 이 보고서로 ᅠ정부 보조금 지원중단 등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통해 실행된 특정 문화예술인 지원 배제의 기준점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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