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폭로한 애견인 제보자들에게 문자 메시지와 전화를 통해 압박해 ‘협박’ 논란을 부른 강규형 KBS 이사(명지대 방목기초교육대 교수)가 19일 오전 제보자들이 참가한 ‘도그 쇼(dog show)’를 찾아 신체적 접촉과 함께 또다시 시비를 걸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 이사의 시비가 계속되자 제보자 동료 가운데 하나가 강 이사 멱살을 잡고 행사장 밖으로 내보내자 강 이사가 폭행을 주장하고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는 등 소동이 일었다.

지난 9월 강 이사와 함께 활동했던 애견인 제보자들은 전국언론노조 KBS본부(KBS 새노조) 기자회견을 통해 강 이사가 자신들에게 KBS 법인카드를 맡기고 도그 쇼(Dog Show) 뒤풀이 비용을 결제해달라고 요청했고 실제 한 제보자가 비용을 대리 결제한 뒤 카드를 돌려줬다고 폭로한 바 있다.

▲ 자신의 비위 사실을 폭로한 제보자들을 문자 메시지와 전화를 통해 협박한 강규형 KBS 구여권 이사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대응했다. 사진=언론노조 이기범 기자
▲ 자신의 비위 사실을 폭로한 제보자들을 문자 메시지와 전화를 통해 협박한 강규형 KBS 구여권 이사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대응했다. 사진=언론노조 이기범 기자
19일 현장에 있던 복수의 증언에 따르면, 강 이사는 이날 오전 경기 안성팜랜드에서 열린 ‘도그 쇼(dog show)’에 참여한 제보자들과 그들의 동료에게 접근해 “열심히 해요”, “너무 무리하지마”, “수고 많다”며 어깨를 치거나 등을 두드리는 등 신체적 접촉을 시도했다.

지난 10월 KBS 새노조 기자회견을 통해 강 이사의 문자·전화 협박 사실을 폭로한 제보자 A씨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내 와이프한테도 다가와 자꾸 어깨를 치고 말을 걸어서 내가 ‘말 걸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며 “함께 행사에 참여하거나 참관한 동료들이 있었는데 강 이사는 그들에게 가서도 유사한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행사를 주최한 한국애견연맹 측에 방해가 되니까 조치를 취해달라고 말을 전했다”며 “연맹 관계자들도 ‘행사장에서 소란을 피우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했을 정도였다. 우리가 (연맹 측에) 경찰을 불러달라고 한 이유는 행사와 업무를 하도 방해했기 때문인데, 경찰이 출동한 뒤 강씨는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A씨의 동료인 B씨는 “강씨가 내 목을 껴안고 자꾸 이상한 소리를 했다”며 “내 몸에 손대지 말라고 2~3번 주의를 줬는데도 그때마다 몸에 손을 댔다”고 말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강 이사는 A씨 아내가 도그 쇼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신체적 접촉을 시도했고 이러한 행위를 B씨가 막아서자 “나대지 말라”, “나대면 죽인다”, “너 요즘 너무 설친다” 등의 발언을 했다.

강 이사가 B씨의 목을 껴안는 등 방해가 심해지자 B씨가 강 이사 멱살을 잡고 행사장 밖으로 끌고 나왔다. B씨는 “강씨의 행동은 성추행이라고 여겨졌다”며 “난 여자친구와 함께 행사에 왔는데, 그가 자꾸 내 몸을 터치하니 화가 났다. 행사장에서 싸움이 나면 안 되니 그의 멱살을 잡고 밖으로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 자신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폭로한 애견인 제보자들에게 문자 메시지와 전화를 통해 압박해 ‘협박’ 논란을 부른 강규형 KBS 이사(명지대 방목기초교육대 교수)가 19일 오전 제보자들이 참가한 ‘도그 쇼(dog show)’를 찾아 신체적 접촉과 함께 또다시 시비를 걸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 이사의 시비가 계속되자 제보자 동료 가운데 하나가 강 이사 멱살을 잡고 행사장 밖으로 내보내자 강 이사가 폭행을 주장하고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는 등 소동이 일었다. 사진=제보자들 제공
▲ 자신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폭로한 애견인 제보자들에게 문자 메시지와 전화를 통해 압박해 ‘협박’ 논란을 부른 강규형 KBS 이사(명지대 방목기초교육대 교수)가 19일 오전 제보자들이 참가한 ‘도그 쇼(dog show)’를 찾아 신체적 접촉과 함께 또다시 시비를 걸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 이사의 시비가 계속되자 제보자 동료 가운데 하나가 강 이사 멱살을 잡고 행사장 밖으로 내보내자 강 이사가 폭행을 주장하고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는 등 소동이 일었다. 사진=제보자들 제공
경찰이 현장을 찾자 강 이사는 “멱살을 잡고 패대기를 치려고 했다”며 “사과하면 그냥 넘어가고 안 그러면 복잡해질 것이다. 나를 너무 많이 괴롭혔다”고 말했다. 또 강 이사는 자신의 발언을 문제 삼는 목격자들에게 “좀 조용히 좀 해요”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고, 현장을 카메라로 찍던 이들에게 “뭘 그렇게 다 찍고 계신가. 어차피 경찰이 와 있다”며 카메라를 막으려 했다.

제보자들은 강 이사 태도가 ‘적반하장’이라는 입장이다. A씨는 “우리의 정당한 업무를 지속적으로 방해했다. KBS 새노조에 제보한 것 때문에 그러는 것 같다”며 “협박이자 보복 행위로 경찰에 신고를 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후 강 이사와 B씨는 인근 경찰서로 가 조서를 썼다. B씨는 “경찰 조서를 쓰면서 (강 이사의 제보자 협박 논란을 다룬) 기사를 경찰에 보여줬다. 제보에 대한 보복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다음주 조사를 따로 받을 것 같다. 사건은 접수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19일 경기안성경찰서 형사3팀에 배당됐다.

강 이사는 19일 문자 메시지를 통해 “멱살 잡고 수십 미터 끌고 가더니 패대기를 치는데 넘어가진 않았다”며 “‘수고 많이 해’, ‘너무 무리하지마’라고 했더니 갑자기 멱살을 잡았다. 사과하면 넘어가려고 했는데 거부해서 경찰서로 가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이사는 ‘참가자들에게 왜 신체적 접촉을 했는지’에 대해 “등 두드리는 것도 안 되느냐”며 “너무 (행사 참여에) 무리를 하는 것 같아 ‘무리하지 말라’고 한 것인데 법적으로 문제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강 이사는 지난달 제보자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여기서 (폭로가) 끝나면 봐주고, 대신 여기서 하나만 더 나가면 그때는 너 죽고 나 죽고야”, “경고한다. 한 발자국만 더 하면 너 죽는다”, “너희들 절대 나서지 마. 나서면 다친다. 뭣도 모르는 것들이 끼어들어서 여기저기서 난리를 피우냐”며 압박해 물의를 빚었다. 또 A씨에게 “너 애 지웠다며?”라며 사안과 무관한, 또 사실과 다른 발언으로 공격해 협박 논란을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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