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이 돌아온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로 낙인 찍혀 시청자들을 만나지 못했던 제작진과 출연자도 함께 돌아온다. 

MBC 정상화 신호탄이 될 첫 프로그램은 ‘PD수첩’이다. 오는 12일과 19일 2회에 걸쳐 방영될 특별기획의 첫 아이템은 ‘방송장악’이다. 앞서 제작진은 세월호 유가족과 고(故) 백남기 농민 유족들을 만나 지난날의 침묵을 사죄하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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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PD수첩에선 2010년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 원문도 공개된다. 이 문건은 원세훈 국정원장 지시로 2010년 3월 작성됐으며 ‘좌편향 인물과 문제 프로그램 퇴출→노조 무력화→민영화’로 이어지는 3단계 MBC 장악 시나리오를 담고 있다.

제작진은 “MBC PD·기자는 물론 출연자와 작가들을 분류하고 탄압했던 언론장악의 진상을 낱낱이 밝힌다”고 설명했다. PD수첩 특별기획 진행은 2012년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지난 5년 동안 카메라 앞에 설 수 없었던 손정은 아나운서가 맡는다.

또 다른 프로그램 ‘MBC 스페셜’은 그간 공영방송 기능을 잃었던 MBC의 반성을 전할 예정이다. 오는 14일 방영될 ‘MBC 스페셜-만나면 좋은 친구 MBC의 고백(김정민‧김호성 PD, 구성 이아미)’은 국민이 바라본 MBC, 내부의 시선으로 바라본 MBC를 고백한다.

MBC 스페셜 측은 “만나면 좋은 친구, ‘마봉춘’으로 시청자들의 사랑과 관심을 한 몸에 받아온 공영방송이 어떻게 ‘만나면 싫은 친구’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는지 되돌아보고, 시청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한 과제를 스스로 진단해보겠다”고 밝혔다.

2012년 파업 이후 비제작부서인 유배지로 쫓겨나거나 해고됐던 MBC PD들은 촛불 1주년을 맞아 ‘특별기획-블랙리스트, 촛불을 만나다’를 기획했다.

오는 28일 방영될 ‘블랙리스트-촛불을 만나다’에는 촛불 도화선이 된 국정농단의 현장, 이화여대 학생들, 세월호 참사에 얽힌 사연이 등장할 예정이다. 촛불 주역으로 변신한 평범한 시민들을 조명하며 무엇이 이들을 거리로 나서게 했는지 짚어본다고 제작진 측은 밝혔다.

‘블랙리스트-촛불을 만나다’의 글‧구성은 12년 동안 ‘PD수첩’ 작가를 하다 2012년 해고된 정재홍 작가가 맡았다. 2010년 파업 당시 언론노조 MBC 본부장으로 파업 이후 해고됐던 이근행PD와 구로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로 전보된 이정식PD, 유해진‧김종우 PD 등이 연출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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