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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윗선, JTBC 겨냥한 보복 TF 꾸린 전말

[현장] 눈비 속에도 KBS 기자들, 고대영 체제 부조리 폭로… 이병도 전 기자협회장 “KBS 사유화 이루 말할 수 없어”

2017년 12월 06일(수)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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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KBS 사장과 이인호 KBS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공정방송’ 총파업 중인 KBS 기자들이 6일 ‘릴레이 발언’ 연사로 나섰다. 

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 새노조) 조합원들은 지난 5일 정오부터 고 사장 퇴진과 KBS 비리 이사 해임을 촉구하는 무기한 ‘릴레이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6일 오전까진 KBS 새노조 소속 아나운서들이 참여해 밤을 꼬박 새웠다. 오후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기자들이 저녁 무렵부터 내린 눈비 속에서 발언을 진행 중이다.

이병도 전 KBS 기자협회장은 지난해 2월 하순 KBS 드라마국 PD들이 JTBC로 이직하는 상황을 KBS 경영진이 문제 삼고 보도국 내부에 JTBC를 겨냥한 ‘보복성 TF’을 꾸렸던 사실을 폭로했다.

▲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은 지난 5일 정오부터 고대영 KBS 사장 퇴진과 KBS 비리 이사 해임을 촉구하는 무기한 ‘릴레이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병도 전 KBS 기자협회장이 6일 오후 눈비 속에서 공영방송 정상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은 지난 5일 정오부터 고대영 KBS 사장 퇴진과 KBS 비리 이사 해임을 촉구하는 무기한 ‘릴레이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병도 전 KBS 기자협회장이 6일 오후 눈비 속에서 공영방송 정상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당시 새노조는 “만일 이 TF가 실제로 보도까지 이어진다면 ‘공영 방송의 사유화’, ‘보복 취재’ 등 온갖 비난이 쏟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전 협회장은 이 시기 KBS 기자협회장으로서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이 전 협회장은 “헌법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KBS PD들의 이직에 대해 어느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는데 유독 KBS 경영진만 문제 삼았다”며 “고대영 KBS 사장인지 아니면 또 다른 간부의 지시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윗선에서 ‘홍석현 사주 비리라도 찾아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전 협회장은 “당시 실제 TF가 꾸려졌다. KBS가 무슨 조폭 집단도 아니고 ‘청부 취재’가 웬 말인가”라고 개탄한 뒤 “이는 KBS를 사유화한 대표적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 전 협회장은 “당시 고 사장 면담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사장 비서실장에게 ‘이건 너무 심하다’는 의견을 전했지만 사장 비서실장은 ‘전쟁 상황이다’, ‘이대로만 당할 것이냐’며 완고한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이 전 협회장은 이 논란이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무단 사용했다는 혐의로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이 검찰에 출석했다고 밝혔다. 

손 사장이 검찰에 출석한 날은 2016년 3월9일이다. KBS ‘뉴스9’은 이날 검찰의 손 사장 소환 조사 소식을 전하며 리포트 말미에 “다른 언론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빼돌려 무단으로 방송한 일은 국내외 언론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불법적인 행태로, 종편의 비윤리적인 경영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 전 협회장은 “아무리 문제가 있더라도 리포트 말미에 보도한 KBS 멘트는 결코 해서는 안 될 것이었다”면서 “당시 조사 단계에 불과했는데 KBS는 지나치게 단정해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손 사장은 검찰 조사 이후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JTBC와 JTBC 직원들은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10월 서울고법은 직원들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 정지환 전 KBS 보도국장. 사진=KBS
▲ 정지환 전 KBS 보도국장. 사진=KBS
이와 같은 보도 사유화 논란 속에 KBS 보도본부 간부들은 지난해 총선 직전 사조직인 ‘KBS기자협회 정상화를 위한 모임’(이하 정상화모임)을 만들었다. 

당시 정지환 보도국장을 중심으로 결성된 이 모임은 KBS의 박근혜 정부 편향 보도를 지적했던 KBS 기자협회와 언론 시민단체, KBS 새노조 등을 비난하는 데 총력을 펼쳤다. KBS 보도본부 간부들이 사조직을 만들어 후배들을 비난하는 행태는 전례 없는 것이었다.

이 전 협회장은 “JTBC를 겨냥한 TF와 보도를 KBS 기자협회가 지적한 뒤 곧바로 결성한 것이 정상화모임”이라며 “정상화모임에 이름을 올린 KBS 기자 129명을 기억한다. 대부분이 국·부장과 팀장 등 보직자들이었다”고 말했다.

그해(2016년) 8년차 기자였던 정연욱 KBS 기자가 기자협회보 기고를 통해 정상화모임을 비판한 뒤 제주방송총국으로 부당 전보되자 정지환 전 국장을 포함한 KBS 보도본부 국·부장단은 성명을 통해 “KBS인으로서 KBS를 팔아 이름값을 올렸으면 당당하게 뒷감당도 하는 게 당연한 자세가 아니냐”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정 전 국장은 KBS 기자들 사이에서 ‘최순실 게이트 보도 참사’를 주도한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지난 8월 KBS 대전방송총국장으로 영전했다.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최순실이었다는 한겨레 단독 보도가 있던 지난해 9월20일, 이날 오후 보도국 편집회의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에 대한 취재가 필요하다는 이영섭 전 KBS 기자협회장의 문제 제기에 정 전 국장은 “최순실이 대통령 측근이야? 알려져 있다는데 어떻게 측근이라고 장담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또 “그러니까 한겨레 기사를 받으라는 얘기냐? 받으라는 거지?”라고 말하며 취재가 필요하다는 KBS 평기자들 요구를 묵살했다. 94일째 총파업 중인 KBS 기자들은 이들 간부들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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