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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특혜 폐지가 방송장악? 조선일보의 속보이는 무리수

[비평] 의무전송이 ‘신생 사업자 지원책’이라는 조선일보, 편법적 차별적으로 도입된 사실 외면

2017년 12월 07일(목)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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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 특혜 폐지가 추진되자 조선일보가  ‘핏대’를 세웠다. 조선일보는 의무전송이 특혜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사실과 다른 왜곡에 가깝다.

7일 조선일보는 “방통위, 중간광고 의무송출 풀고죄며 방송계 쥐려나”기사를 내고 방송통신위원회가 종합편성채널 ‘의무전송’(의무송출, 케이블과 IPTV에 의무적으로 채널을 편성하게 하는 것) 특혜 폐지 및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재승인 심사절차 강화를 추진하는 데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조선일보는 “지상파의 숙원사항을 풀어주고 종편에 대해서는 반대로 그동안의 지원책을 폐지하겠다는 것”이라며 “지상파와 종편에 대한 정부의 장악력을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종편에 의무송출을 보장한 것은 이른바 비대칭규제로 후발업체가 자생력을 가질 때까지 지원해주는 것이다. 통신 분야도 비슷한 방식의 규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7일 조선일보 보도.
▲ 7일 조선일보 보도.

그러나 조선일보의 주장은 설득력이 낮다. 종편 의무전송은 ‘지원책’이 아니라 ‘특혜’가 맞다.

첫째, 의무전송이 지원책이라면 종편과 보도채널 뿐 아니라 다른 신생 유료방송 채널도 같은 지원을 받았어야 한다. 그러나 공익채널, 공공채널로 지정되지 않는 한 유력 유료방송 사업자인 CJ E&M을 포함해 어느 채널도 이 같은 지원을 받지 못했다. 

둘째, 종편의 의무전송 채널 지정은 의무전송 제도 도입 취지에도 반한다. 의무전송은 케이블이나 IPTV가 상업적인 방송으로 채워질 것을 우려해 만들어진 개념으로 공익적, 공공적 채널에 대한 시청권 보장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지상파 중에서도 상업광고가 없는 KBS1과 EBS만 의무전송채널로 지정돼 있다. 반면 종편은 명백한 상업방송으로 의무전송 특혜를 받을 이유가 없다.

이 뿐 아니라 종편의 의무전송 조항이 지상파와 달리 법이 아닌 시행령으로 지정된 것 또한 법적 정당성이 낮다. 종편은 지상파와 달리 의무전송 지위를 누리면서 채널을 내보낸 금전적 대가까지 받는 ‘이중특혜’까지 받고 있다. 종편4사는 지난해까지 의무전송을 통한 대가(수신료)로 1798억 원을 벌어들였다.

셋째, 조선일보는 의무전송이 ‘자생력을 가질 때까지 지원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는데 종편은 이미 자생력을 갖고 있다. 도입 6년째를 맞는 종편 4사는 의무전송, 10번대 황금채널 배정, 직접 광고영업 등의 특혜를 기반으로 이례적으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한 상태다. 조선일보가 겸영하는 TV조선 역시 지난해 ‘흑자’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정부는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 유예 등 특혜를 철회할 때 흑자 전환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넷째, 조선일보는 의무전송 제도는 후발주자를 위한 것이라며 SK텔레콤의 요금인가제를 근거로 들었다. 정부가 1위 통신사 SK텔레콤이 요금을 정할 때 정부의 인가를 받게 하는 규제를 두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통신과 방송의 시장 상황이 같지도 않고, 무료서비스이자 전파를 쓰는 지상파와 전파를 쓰지 않는 종편은 엄연히 다른 성격의 사업자다. 같은 통신사 간 경쟁과 비교하기 힘들다. 

더군다나 조선일보는 이 같은 통신 규제가 반시장적이라며 반대 입장을 냈다. 지난달 21일 조선일보는 ‘경제포커스’를 통해 “ 해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규제로 범법자를 양산하고, 이를 빌미로 새로운 규제를 만들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통신요금 인가제라는 게 있다”면서 “이런 규제와 낡은 관행이 진짜 적폐”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종편 특혜환수의 부당함을 토로하는 이 기사의 ‘취재원’은 투명하지 않을뿐더러 한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기사에는 4명의 전문가 또는 관계자가 등장한다. △방송계 한 관계자 △한 방송사 관계자 △케이블TV업계 관계자 △최성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등이다.

종편 특혜 환수와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은 광고를 받으려는 지상파와 뺏기는 것을 우려하는 반 지상파(유료방송)진영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다. 누구에게 물어보느냐에 따라 판이하게 다른 답이 나오기 때문에 어떤 성격의 방송사 소속인지 밝힐 필요가 있다. ‘방송계’ ‘한 방송사’라고 하면 방송업계 전반의 의견 같지만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으로 손해를 보는 유료방송 관계자의 입장일 가능성이 높다. 

또 방통위 정책에 우려를 표명한 최성진 교수는 케이블TV방송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실무위원장을 지낸 인사다. 자신의 견해에 따라 특정 사업자를 지지하는 건 가능하지만 언론이 ‘전문가’ 입장으로 활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결국 조선일보는 첨예하게 양측이 대립하는 사안에서 유료방송진영 입장에만 귀를 기울인 것이다.

언론 입장에서 정부가 방송사의 특혜를 환수하고 규제를 개선하고, 재승인 심사까지 까다롭게 바꾸려 한다면 ‘방송을 쥐려는 것으로 의심할 수는 있다. 그런데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은 박근혜 정부인 최성준 방통위원장 때부터 여러차례 검토돼온 사안인데 당시에는 이런 의심을 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특혜환수가 추진되고 재승인 심사가 까다로워진 배경을 추궁하려면 TV조선이 지난 6년 동안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비판보다는 자성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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