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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비정상적’ 코딩 열풍, “대학 가려면 해야죠”

입시 위한 코딩 교육 유아까지 내려가… “학원만의 잘못은 아냐”

2017년 12월 07일(목)
김지숙 기자 jisoo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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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학원이요? 당연한 것 아니에요?” 지난 5일 오후, 서울 대치동 사거리에 있는 카페에서 만난 한 학부모가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그는 “재밌대요”라고 말한 뒤 “대학 입시에도 도움 되고”라고 덧붙였다. 그의 주변에서도 초등학교 1~2학년이면 본격적으로 학원에 보낸다며 테이블 맞은 편에 앉은 6살 난 아들을 가리켰다. 그는 “우리 애는 아직 어리고 영어 유치원 등 다른 걸 충분히 하고 있어서, 지금 말고 나중에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내년 중학교부터 코딩 등을 포함한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의무적으로 하게 함에 따라 코딩 학원이 성행하고 있다. 이에 각종 대학교에서 SW 특기자 전형을 신설하면서 일부 학원과 학부모들은 소프트웨어 교육을 활용해 재미있게 논리적 사고를 키우자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이를 명문대학교 입시를 위한 진학 수단으로 여기고 있는 추세다. 본격적으로 대입 대비에 들어가는 중·고등학생이 아닌 초등학생이나 미취학 유아들까지 대입 목적으로 코딩 학원에 등록하기도 한다.

세종특별자치시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 오아무개양은 약 3개월 전부터 부모님의 권유로 코딩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오양은 “코딩 대회에서 따는 자격증이나 상장 같은 게 나중에 회사나 대학교 갈 때 유용하다고 부모님이 권했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두 번,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코딩 수업을 하는 학원 같은 반에서 가장 어린 학생은 초등학교 3학년이다. 그는 “학교 같은 반에서도 20명 중 6명은 코딩을 배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코딩 학원’을 검색했더니 코딩 교육의 중요성과 함께 대학 진학 시에 도움이 된다는 홍보글이 많이 나왔다. 서울 동작구에 있는 A학원은 학원 설명회 홍보 글에 특목고, 소프트웨어대학 전형과 합격 전략을 설명드립니다라는 문구를 넣었다. 과천 B학원은 “본원은 수학, 과학, 코딩융합수업을 통해 융합인재를 육성하여 고입과 대입에 최적화된 경쟁력을 갖추고자 한다”고 적었고, C학원도 “왜 소프트웨어 교육이 중요한가? 고입·대입에서도 특화된 입시경쟁력으로 활용된다”고 홍보했다. D학원은 7세 유아 대상 프로그램을 개설해놓고 있었다.

▲ 각종 소프트웨어 학원 홍보 게시글 갈무리.
▲ 각종 소프트웨어 학원 홍보 게시글 갈무리.
지난 5일 오후 ‘소프트웨어 영재 교육 전문 학원’이라는 A학원에 직접 찾아가봤다. 학원 관계자가 건넨 홍보 전단지에도 “현재 서울 상위권대학과 많은 대학교에서 소프트웨어 영재를 모집하기 위해 특별 전형을 시행·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어려서부터 꾸준히 준비해두는 포트폴리오와 수상실적이 가장 중요하다”고 적혀 있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대학 입시 때문에 등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중·고등학교 때 우리나라에서 금상까지 받으면 국제대회 참가 자격이 주어지고, 국제대회에서 입상하면 좋은 대학이 데리고 가니까, 그런 걸 아는 사람들은 ‘올인’할 수밖에 없다”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런데 중학교 때부터 준비하는 건 아니고요, 초등학교 때부터 올림피아드 같은 걸 준비하면서 ‘트레이닝’ 하는 거죠.” 그가 덧붙인 말이다.

대치동 E학원은 학원 출입문에 ‘소프트웨어(SW) 코딩 인재전형으로 국내·해외 명문대학 진학’이라고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학원 관계자는 “코딩으로 대학 진학을 생각하면 C언어부터 시작해서 알고리즘을 떼고 각종 대회에 나가 수상 실적이 있어야 한다”고 홍보 전단지를 보여주며 말했다. 대학 진학만을 위해 코딩을 배울 필요가 있을까. 이 관계자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대학 진학만을 위해 오는 학생들이 많다”며 “특기자 전형으로 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원 교육 과정을 소개하며 어떤 활동을 하면 자기소개서에 활용이 가능하고, 어떤 자격증을 따면 학교 생활기록부에도 쓸 수 있는지 소개했다.

홈페이지에 각 대학별 특기자 전형을 자세히 올려놓은 목동의 F학원 관계자는 “우리 최종 목적이 대입”이라고 밝혔다. 너무 어려서부터 대입만을 위해 코딩 교육을 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내용을 듣고 나서였다. 그는 “굳이 사교육 조장이라기보다는 앞서가는 분들이 교육 현장에서 중요성을 깨닫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3학년과 5학년생 두 아들을 둔 강유미씨는 “교육 시장이 만들어지면, 아이가 얼마만큼 습득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가이드가 있으면 좋을텐데 없어서 답답한 상황”이라며 “우리 세대는 코딩이라는 것 자체를 모르니까 막연히 ‘컴퓨터와 관련된 무엇이겠지’ 생각하는 정도”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학부모들이 이처럼 불안감을 느끼고 코딩 사교육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SW 교육이 정규 교육과정에 편성됐을뿐 아니라 올해부터 각종 대학교에서도 SW 특기자 전형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실제 정규 교육이 정착되기 전에 대학교 입시 전형이 먼저 나온 것이다.

초등생 학부모들이 모인 한 인터넷 카페에도 지난 6월 한 학부모가 쓴 “요즘 코딩 교육이 정식 교과 과정으로 된다는 말에 좀 심란하다”며 함께 코딩 학원 설명회에 갈 학부모를 찾는 글이 올라왔다. 그는 글에서 “현재 초등부 아이들은 대학 입시나 넓게는 취업으로 나갈 때에도 토익 몇 점이냐 수능 몇 점이냐가 아닌 학생부 기록 반영 및 면접 비중이 커질듯 한데…”라며 “벌써 성균관대를 비롯 유명한 30개 정도 대학들이 이미 코딩 관련 특기자전형을 갖춰놨고 점점 더 많은 대학들이 준비할 것 같다”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5년부터 시작된 ‘SW 중심대학’ 선정 사업을 통해 SW 중심으로 학제 개편 등을 하면 대학에 지원금을 지급했다. 올해 선정된 6개 대학에는 최장 6년간 연 평균 20억원이 차등적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20개 대학교가 이 사업에 선정돼있다.

이렇게 선정된 SW 중심대학의 특기자 전형을 살펴보면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의지하게 되는 이유를 엿볼 수 있다. 고려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 한양대학교의 경우 특기자 전형에서 ‘활동 증빙 서류’가 반영되고, 동국대학교는 수학·프로그래밍·알고리즘 개발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 자체 실기고사를 치른다. 국민대학교의 경우, 해당 학교가 주최한 알고리즘 대회를 포함해 각종 경시대회에서 상위로 입상해야만 특기자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2국장은 “사실 학교 교육과정으로는 준비할 수 없는 내용들”이라고 지적했다. 구 국장은 “이런 걸 대비하기 위해서 사교육 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SW 중심 교육을 공교육 현장에서 내실화 시켜놓고 그게 안착되면 학교 교육과정 중심으로 대입을 치르면 되는데, 그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는 것은 무리수”라고 밝혔다.

▲ 대치동 학원가 일대의 모습.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 연합뉴스
▲ 대치동 학원가 일대의 모습.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 연합뉴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대학들의 SW 특기자 전형이 과도한 사교육을 유발한다고 지적하자 SW중심대학협의회는 지난해 10월 “SW는 학원·과외 등 단기·집중 사교육으로 역량을 높이는 분야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구본창 국장은 이에 대해 “그래서 초등학교, 유치원 교육까지 내려간 것”이라며 “이 때부터 입시 관련해서 시킨다고 아이에게 학습 부담을 계속 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 그 아이가 입시 치를 때까지 진짜 마라톤을 잘 할 수 있을까”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는 이어 ”대학교들이 SW 특기자 전형을 신설하는 추세가 현재 문재인 정부의 ‘특기자 전형 폐지’ 방침과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대입제도과 관계자는 “큰 틀에서 보면 점차적으로 특기자 전형 축소 폐지를 유도해나갈 것”이라면서 “사실 대입 제도는 대학교 자율이기도 하고, SW특기자 전형의 경우 선발 인원 전체 규모를 늘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모집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사교육을 유발하는 부분이 있으면 앞으로 학교 교육과정을 중점적으로 봐서, 공교육을 충실히 하면 선발될 수 있도록 대학 측과도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교육부는 지난 1일부터 약 2주간 전국 217개 SW 관련 학원들이 선행학습을 과하게 부추기거나 수강료를 공개하지 않는 등의 행위를 하는지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교육부 학원정책과 관계자는 “‘코딩만 하면 대학 갈 수 있다’는 식의 문구도 선행학습 유발 광고로 봤다”며 “정부 부처에서 대학 지원 사업을 하면서 특기자 전형 등이 떠오르니 업체들이 그걸 활용해서 광고를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교육부 모니터링 결과는 12월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결국 코딩 사교육 열풍은 정부 부처가 추진하는 SW중심 대학 지원 사업과 이에 따른 각 대학의 특기자 전형 신설, 사교육계의 ‘불안 마케팅’이 잘 맞아 떨어져 나타난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은 “코딩 스킬은 가까운 미래에 쉽게 기계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며 “시간이 갈 수록 이런 불안 요소들이 많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목표 설정을 잘 하고 중심을 잡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 소장은 “코딩 교육이 불필요하다거나 교육부의 큰 방향 자체가 틀렸다고 볼 수는 없고, 더 중요한 건 어려서부터 구체적인 ‘스킬’만 익힐 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해서 주도적으로 학습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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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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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정부 2017-12-07 16:54:43    
우리나라 정부에서 하는일은.....하나같이 병맛인거냐?
1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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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정권 2017-12-07 17:49:47    
병신들이 하니 병맛
2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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