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노동자들이 서울 ‘목동 하늘’에 있다. 지난달 12일 75m 높이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오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국장이다. 지난 2015년 408일 고공농성 끝에 고용이 승계됐던 스타케미칼 노동자들이다. 당시 굴뚝을 지켰던 차광호 씨가 만류했지만 “방법이 이것밖에 없어서, 울면서 그럴 수밖에 없어서” 스타플렉스 본사가 보이는 굴뚝에 올랐다.

굴뚝에 오르고 또 오르기까지 노동자들이 속한 회사의 이름은 거듭 바뀌었다. 2006년 공장을 폐쇄한 한국합섬은 2011년 스타플렉스의 인수 이후 ‘스타케미칼’이라는 이름으로 재가동됐지만 1년 7개월 만에 폐업 절차에 놓였다. 사측은 139명에게 희망퇴직을 권고했고 이를 거부한 29명이 해고됐다. 노조는 공시지가 870억 상당의 공장을 399억 원에 인수한 스타플렉스 측이 노동자를 버리고 ‘먹튀’했다고 주장한다.

2014년 5월 굴뚝에 오른 차광호 씨가 2015년 7월 408일 간 하늘에서 머무른 끝에, 노사는 ‘고용·노동조합·단체협약 3승계’에 합의했다. 스타플렉스가 해고노동자 고용 승계 등을 위해 만든 회사가 지금의 파인텍이다. 하지만 단협 체결은 이뤄지지 않았고,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파업이 이어지는 동안 사측은 기계를 반출(지난 8월)했다. 파업 장기화로 해고자 일부가 떠나면서 5명의 조합원만이 남았다. 둘이 굴뚝 위에 있다. 차광호 씨는 이들을 위한 ‘하늘바라지’ 중이다.

올해 마지막 토요일(30일)이면 지난달 시작된 농성이 49일을 맞는다. 408일(차광호 씨 굴뚝농성 기록)에 49일을 더해 457일째 끊기지 못하는 농성이다. 오는 30일을 ‘파인텍 굴뚝농성 연대의 날’로 정한 파인텍지회는 시민 457명의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지회는 이날 오후 3시 국회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목동 파인텍 본사, 고공농성장까지 행진을 이어가며 사태 해결을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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