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보도국장 지명 문제 등 ‘노사 합의 파기’ 논란에 휩싸인 최남수 YTN 신임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출근을 막는 노조원들에 막혀 오전 9시 현재 인근 커피숍으로 피신했다. MB 정부 시절인 2008년 YTN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 당시 모습이 10년이 지난 현재 재현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 7시30분 상암동 사옥에 모습을 드러낸 최 사장은 인도도 밟지 못한 채 언론노조 YTN지부 구성원들 80여명에 둘러싸였다. YTN 조합원들은 “당신은 사장이 아니다”, “누군가의 지시 받고 움직이는 것 아니냐”, “결코 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 “빨리 좀 집에 가라”며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최남수는 물러가라”는 조합원 구호가 퍼지는 중에도 최 사장은 우두커니 한 자리에 서있기만 했다.
최 사장은 노 기자에 대한 보도국장 재내정에 대해 지난 6일 공식 입장을 내어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확정적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최 사장은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사장으로서 또 다른 분란과 갈등이 야기되는 선택을 하는 게 바람직한 것인가”라며 사실상 노 기자를 보도국장 ‘부적격 인사’로 규정했다.
최 사장은 자신을 막는 조합원들을 향해 “그만하고 일합시다”라고 말했고 최 사장 바로 앞에 있던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이에 언성을 높이며 “무슨 일을 합니까. 무슨 일을 해”라고 거칠게 밀어붙였다. 그러자 최 사장은 “때려, 때려”라며 박 지부장을 자극했다. 이 과정에서 노종면 기자와 함께 2008년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하다가 해고된 뒤 복직한 권석재 YTN 기자가 “뭐하는 거야, 당신”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최 사장의 예기치 못한 반응에 조합원들은 “한심하다”며 깊은 한숨을 쉬기도 했다.
최 사장은 지난해 YTN 이사회에서 차기 사장으로 내정된 후 계속 논란을 부르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MTN) 보도본부장 시절인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산 헌납 발표에 “부인할 수 없는 위대한 부자의 선행”이라고 극찬하는 ‘MB 칭송 칼럼’이 논란이 됐고, MTN 프로그램들은 각종 상품 홍보를 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재 대상에 자주 올랐던 사실도 확인됐다. 최근에는 YTN 이사회 등이 평가한 그의 MTN 경영 성과에 의문을 품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