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공동입장을 하기로 뜻을 모은 가운데, 보수정당들이 공동입장 시 한반도기 대신 태극기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11일 오전 남한 선수단이 한반도기가 아닌 태극기를 들고 입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북한은 그동안 공동입장 때 한반도기를 평화와 화합의 상징으로 사용했다.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도 공동 입장 때 한반도기를 들었다.

자유한국당은 11일 ‘애국가와 태극기를 평창 하늘에서 보고 싶다’는 논평을 통해 “체육 경기하는 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은 몇 명 오지 않고, 이름은 대표단 응원단이지만 실은 선전선동 동무들만 잔뜩 참가할 모양”이라며 “참가 조건으로 태극기와 애국가 대신 한반도기와 아리랑을 요구할 모양”이라고 언급했다.

자유한국당은 “태극기와 애국가는 대한민국, 자유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미란다(Miranda, 상징이라는 뜻)”라며 “형편없는 북의 공갈협박에도 불구하고 가슴 벅찬 애국가와 휘날리는 태극기를 평창 하늘에서 마음껏 보고 싶다”고 주장했다.

▲ 2006년 3월 3일 강원도 춘천의암빙상장에서 열린 남북 아이스하키 친선경기 개회식에서 북측대표 리금송(왼쪽, 우리팀)과 남측대표 표장원(하나팀)이 대형 한반도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 2006년 3월 3일 강원도 춘천의암빙상장에서 열린 남북 아이스하키 친선경기 개회식에서 북측대표 리금송(왼쪽, 우리팀)과 남측대표 표장원(하나팀)이 대형 한반도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바른정당 역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비슷한 주장을 했다.

권오을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한반도기가 통합과 평화 정착의 의미인 것을 알고 있고, 이를 들고 입장하면 외국에서는 상당히 박수를 받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평창올림픽의 주최국이 대한민국인데, 태극기를 들지 못하고 선수단 입장을 한다는 것은 국민적 자존심을 손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최고위원은 “북한 선수단은 북한의 인공기 들고, 남한 선수단은 태극기를 들고, 또 한반도기를 같이 드는 식으로 해도 되지 않느냐”고 밝혔다.

비슷한 주장은 이미 조선일보가 제기한 바 있다. 조선일보는 10일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 들고 공동 입장할 듯’ 기사에서 “올림픽에서 개최국 국기가 등장하지 못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그런데 이번에 한반도기를 들게 되면 처음으로 자국 국기 없이 입장하는 사례가 된다”고 주장했다. 조선은 “특히 북한이 핵 개발 의지를 여전히 공언하고 있는 상황에서 태극기 입장을 포기하면 반발 여론이 거셀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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