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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갈고 온 홍준표 대표, 촘촘 방어한 문재인 대통령

대통령-정당 대표 회동에서 정상회담 개최 배경, 한반도 비핵화 문제 둘러싸고 논쟁

2018년 03월 07일(수)
이재진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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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정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이번 대북특사단이 합의한 내용에 대해 “대체로 우리가 제시했던 부분들이 기대 밖으로 많이 수용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7일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 열린 회동에서 “북쪽의 일방적인 구술내용만 받아서 발표를 한 게 아니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질문에 “남북정상회담이나 남북 간 대화의 진전은 말하자면 비핵화와 함께 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 간의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 속도를 내야 된다. 그 다음에 한-미 연합훈련 연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많은 이야기들이 주어졌고 그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을 우리 특사들이 가서 확인하고 돌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장소와 시기에 대해서도 북측과 어떤 협의를 거쳐 정했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히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평양, 서울 또는 판문점 어디든 좋다고 제안한 것이고, 판문점의 경우 남북 각각 관할지역이 있는데 어디든 좋고 또는 우리 관할구역 저쪽 관할구역을 하루하루씩 오가며 할 수도 있고, 그런 식으로 우리가 여러 가지 제안을 한 것”이라며 “남쪽 평화의 집에서 하겠다고 하는 것은 북한이 그중에서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소와 관련해 여러 선택지를 제시했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남측지역을 최종 선택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4월말로 정상회담 시기를 결정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는 6월에 가급적 지방선거로부터 간격을 두어서 되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제시를 한 것이고 4월 말 정도 좋다고 한 것은 그렇게 서로 주고 받으면서 된 것”이라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초청 오찬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초청 오찬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지방선거와 오히려 거리를 두자라는 게 우리 쪽 입장이었다. 조기에 하자는 건 북측의 입장이었다”며 4월말로 정상회담 시기가 정해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야권에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는데 오히려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4월말로 정했고 대화기조를 이어가는 데 있어 모멘텀을 조성하기 위한 최적의 시기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대통령에 당선되면 임기 1년 내에 남북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셨고 (지난해) 7월 8일 베를린 구상을 발표하실 때도 남북 간에 언제든지 접촉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셨다”며 “2월 10일 김여정 특사가 문재인 대통령님 면담하는 자리에서 구두로 우리 대통령께서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평양을 방문해 달라는 초청을 받았다. 그런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시기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동에선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의 목표는 선대의 유훈이라고 말한 대목도 논쟁 대상이 됐다.

홍준표 대표는 “비핵화 의지를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유훈으로 수없이 밝혀왔다. 그런데 그게 전부 거짓말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가 미국하고 협의해 온 바에 의하면 적어도 선택적 대화, 예비적 대화를 위한 미국의 요구 정도는 갖추어진 것 아니냐고 보는 것 뿐”이라며 “성급한 낙관도 금물이지만 다 안 될 거야, 다 이것은 그냥 저쪽에 놀아나는 거야, 이렇게 생각하실 일도 아닐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홍 대표는 “(핵) 폐기의 전 단계로 핵동결하고 탄도미사일 잠정적 중단 이런 식으로 가면 그거 나중에 우리한테 큰 국가적 비극이 올 수 있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핵확산 방지라든지 그냥 동결이라든지 이런 정도를 궁극적인 목표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핵폐기가 최종의 목표이기 때문에 그것이 그냥 단숨에 바로 핵폐기로 가기가 어려울 수 있다”며 “그래서 핵폐기를 목적으로 하더라도 이런저런 로드맵을 거쳐서 완전한 핵폐기에 이르도록 합의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홍준표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도 “이번에도 평화를 내세워 남북회담을 하고 있지만 이것이 북핵 완성에 시간을 벌어주는 그런 남북 정상회담이 되어서는, 정말로 이제 마지막 북핵 완성 단계에 와있기 때문에 정말로 대한민국 국민한테는 지울 수 없는 불행한 사태가 올 수 있다”며 특사단이 북측과 협의한 내용을 깎아내렸다.

▲ 7일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대통령-정당대표 회동 모습. 사진=청와대.
▲ 7일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대통령-정당대표 회동 모습. 사진=청와대.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는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 안정이 보장되면 핵은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는 특사단 발표에 대해 “한미연합훈련 중단,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파기, 확장억제 해제, 제재와 압박의 해제, 북미수교와 평화협정 등을 선불로 먼저 해주면 핵포기를 생각해보겠다는 종래의 북한 주장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고 이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대표는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보에 대해 “(한미)동맹의 신뢰를 깨뜨리는 언행을 함부로 하고 있다”며 해임을 돌발적으로 요구했다.

문정인 특보는 지난달 27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워싱턴협의회가 주관한 강연에서 “전작권이 없다는 게 군사주권이 없다는 건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은 군사주권을 갖고 있다. 대통령이 주한미군에게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문 특보 해임 요구에 대해 “저는 기본적으로 우리 정부 관계자들이 똑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해임 요구를 일축했다.

문 대통령은 “통일부가 생각하는 남북관계 좀 다를 수 있고, 국방부가 생각하는 남북관계가 다를 수 있고, 외교부가 생각하는 남북관계가 다를 수 있다. 그것이 크게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애초 대북특사단 발표 내용 등 안보 관련 이슈 이외 내용을 회동에서 논의하지 않기로 했지만 개헌 문제를 제기했다.

조 대표는 “개헌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정부 주도의 개헌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자칫 국민의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고 국론이 분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께서는 개헌 논의를 국회 주도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주도 개헌 논의를 철회하시는 결단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두 분(홍준표 대표와 유승민 대표)은 지지세력을 강하게 갖고 있는 지난번 대통령 선거의 후보셨고, 개헌에 대해서는 국민들께 개헌 날짜를 지방선거와 동시에 하자고 말씀하셨고, 사실 대통령 되신 문재인 후보께서는 당시에 야당 후보의 제안을 수용하신 측면이 있다”며 “그래서 국민들은 모두 모든 후보의 그런 약속을 믿고 있는 것이고 그것에 대한 지지가 상당히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후보 시절 모든 후보가 약속했던 게 개헌이었고, 개헌 여론이 높은 만큼 국회가 합의해 개헌안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에둘러 국회가 개헌안을 합의하지 못하면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평화를 만들기 위한 여야정 협의체를 만들어 상설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번 회동과 같은 만남을 자주 갖자고 제안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그래서 여야정 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한 게 아니냐면서 교섭단체만 하자는 이견이 있어서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합의가 된다면 언제든지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미투 운동과 관련해 “지금 미투운동으로 표현되는 성폭력 여성피해자들의 호소들이 있다. 그 호소의 핵심은 뭐냐 하면 내가 피해를 당했는데 국가와 권력으로부터 어디서도 나는 이것에 대해 보호를 받고 있지 못하다는 호소가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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