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시사고발 프로그램 ‘뉴스토리’에서 작가들을 일방적으로 쫓아낸 사건과 관련해 지상파 4사 작가들이 “SBS 측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한다”며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부당 해고로 공석이 된 뉴스토리팀의 대체 작가로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뉴스토리 작가들은 지난달 23일 ‘시사를 강화하겠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SBS 측이 자신들을 부당하게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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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KBS·MBC·EBS 구성작가협의회 소속 작가 일동(이하 지상파 4사 작가들)은 12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를 ‘부당해고’로 규정하고 SBS 보도본부(본부장 심석태)를 향해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 SBS 뉴스토리 홈페이지 갈무리
▲ SBS 뉴스토리 홈페이지 갈무리

이번 성명은 지난 6일 SBS 보도본부와 뉴스토리에서 쫓겨난 작가 4인 간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나왔다. 작가들에 따르면 지난 2일 SBS 보도본부 간부들과 뉴스토리 작가들이 만났고, 이 자리에서 SBS 측은 ‘작가들을 복귀시키겠다’면서도 ‘더 이상 외부로 문제를 알리지 말라’ 등의 제안을 했다. 미디어오늘은 SBS 측에 2일 면담 내용에 대해 물었지만 SBS 측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작가 4인은 지난 6일 SBS 보도본부에 △책임 인정·공식 사과 △경위 조사 및 공개, 책임자에 대한 징계와 뉴스토리 제작 배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작가 4인은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져야 뉴스토리에 복귀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SBS 측은 같은 날 “갑작스레 계약 해지를 통보했던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계약 연장은 물론 개편을 연기하고 계약 기간 등 조건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자는 제안을 드렸다”며 “보내온 요구 사항 중 복귀 선행 조건으로 제시한 것들은 제작진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판단된다”고 작가들에게 알렸다. SBS 측은 “작가진을 재구성하지 않은 상태여서 이후 제작 일정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예정됐던 3주 간격의 방송회차에 상응하는 불방 제작비를 사규에 따라 지급하겠다”고 덧붙였다.

SBS 측에서 작가 4인 제안을 거절하자 이번엔 지상파 4사 작가들이 나선 것이다. 지상파 4사 작가들은 “이번 사태의 진행 과정을 처음부터 면밀히 주시해왔으며 당사자들 합의로 원만히 해결되길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왔다”며 “그러나 6일 SBS 보도본부가 뉴스토리 작가들 요구를 거부해 더 이상은 좌시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 서울 양천구 SBS 본사. 사진=연합뉴스
▲ 서울 양천구 SBS 본사. 사진=연합뉴스

지상파 4사 작가들은 SBS 보도본부 측이 이번 사태를 ‘해고’가 아닌 ‘계약 종료’라고 주장한 것, 2월 초 작가들과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계약 기간을 개편 시기인 3월30일까지로 명시했고 ‘개편이 있을 경우 계약이 즉시 종료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으니 문제가 없다고 한 것 등에 대해 “놀랍다”고 유감을 표명한 뒤 “계약서가 공정한 과정에 의해 작성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해당 계약서는 지난해 말 문화체육관광부 등 5개 부처가 표준계약서를 권고했고 그 이후에 작성한 것이다. 지상파 4사 작가들은 “한국방송작가협회 저작권 팀에 자문을 구한 결과, 뉴스토리 작가들이 받은 계약서는 문체부가 권고한 표준계약서가 아닌, 사측에 유리하게 변형된 계약서임이 확인됐다”면서 ‘개편 등 사정이 있을 경우 계약이 즉시 종료될 수 있다’는 부분을 독소 조항으로 꼽았다.

지상파 4사 작가들은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문체부가 즉각 진상 조사와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향후 표준계약서의 근본 취지에 위배되는 어떤 계약서도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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