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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정치권 ‘미투’를 진흙탕 싸움으로 만드나

홍준표 ‘임종석 기획설’ 등 선거 앞두고 각종 가짜뉴스 난무… 미투 피해자들 신상공개 등 2차 피해 호소

2018년 03월 13일(화)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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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 미투 운동에도 무사할 걸 보니 천만다행입니다.

임종석(대통령 비서실장) : 대표님이 무사하니 저도 무사해야죠.

홍준표 : 밖에서는 안희정 사건 딱 터지니까 밖에서는 제일 첫 번 ‘임종석 실장이 기획했다’고 이미 소문이 다 퍼졌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청와대 오찬 회동을 앞두고 사전 환담 자리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건넨 ‘미투(MeToo) 농담’이다.

홍 대표의 ‘농담’이 단적으로 보여주는 정치권의 미투 ‘공작설’은 피해자들이 어렵게 용기를 낸 고백과 폭로가 정치적 이해관계와 진영 논리에 따라 악용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미 SNS상에는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발한 피해자들의 신상을 파헤치고, 근거 없는 비방과 음해의 글들이 난무하고 있다. 홍 대표의 농담에서 나온 임종석 실장의 미투 기획설을 비롯해 13일엔 임 실장이 실제 미투 가해자라는 가짜뉴스로까지 발전해 퍼져 나갔다. 이내 해당 SNS 글이 근거 없는 낭설인 것으로 밝혀졌지만, 최근 유포되는 성폭력 관련 허위 사실들은 정부·여당 인사들이 표적이 된 경우가 다반사다.

▲ 지난 7일 SBS '8 뉴스' 리포트 갈무리.
▲ 지난 7일 SBS '8 뉴스' 리포트 갈무리.
정치권의 무책임하고 정략적인 미투 분위기 편승과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는 확산하는 미투 운동에 찬물을 끼얹기도 한다. 미투 가해 당사자를 비난한답시고 피해자들의 인권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2차 가해 행위가 난무하기 때문이다. 최근엔 일부 정치인들의 성폭력 의혹이 진실 공방으로 치달으면서 피해자에게 신상을 밝히고 확실한 증거를 대라는 등 압박하는 일도 많아졌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사건 피해 당사자인 김지은씨는 지난 11일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자신에 대한 2차 가해를 멈춰달라고 호소하는 자필 편지를 쓰기도 했다.

김씨는 “방송 출연 이후 나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숨죽여 지내고 있다. 신변에 대한 보복도 두렵고, 온라인을 통해 가해지는 무분별한 공격에 노출돼 있다”며 “더는 악의적인 거짓 이야기가 유포되지 않게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나는 평범한 사람이다. 나를 비롯한 내 가족은 어느 특정 세력에 속해 있지 않다”고도 강조했다.

박수현 충남지사 예비후보의 불륜 의혹과 관련한 폭로전과 반박 기자회견도 사실 미투 관련 사안이라기보다 선거를 앞두고 나온 네거티브(negative) 공방에 가깝다.

하지만 보수 야당들은 최근 민주·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터져 나오고 있는 미투 고발을 정부·여당을 비난하는 소재로 엮으면서 ‘성추문’으로 싸잡아 비판하고 있다.

▲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레시안 보도는 기획된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레시안 보도는 기획된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신보라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12일 ‘정치권으로 확산된 미투운동에 대한 청와대와 민주당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청와대는 대통령의 지인들에 이어 대권 주자 안희정, 대변인 박수현, 특별사면 정봉주까지 줄줄이 이어지는 미투운동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길 바란다”며 “한국당은 힘겹게 미투운동에 나선 피해자들에 대한 2차 피해를 막고 미투운동이 정쟁이나 펜스 룰펜스룰(Pence Rule)과 같이 왜곡된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이날 민주당이 당내 인사들의 성범죄 처리에 미적거리고 있다고 비판하며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의혹과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언급했다. 하지만 박 전 대변인 건은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과 거리가 멀고, 정 전 의원은 아직 민주당에 복당하지도 않았다. 한국당 역시 당내 인사들이 농담 혹은 정쟁을 벌이면서 범하는 2차 가해부터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홍준표 대표의 ‘임종석 기획설’ 농담에 대해 지난 8일 YTN 라디오 ‘출발새아침’과 인터뷰에서 “공당의 대표가 지금 많은 여성 피해자가 자신의 삶을 걸고 이 피해를 호소하고 해결해주기를 원하는 상황에서 정말 해서는 안 될 발언을 했다”며 “정치공작의 도구로 이 문제를 언급한 것은 2차 가해와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명백히 피해자에 대해서 ‘농담이다’고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 사과하셔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도 12일 ‘미투 운동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미투운동의 피해자 인권 문제를 정치 기획 도구로 삼는 행위와 미투운동을 왜곡하고 정치화해 본질을 흐리고 피해자들을 기만하는 행태는 중단돼야 한다”며 “이와 같은 발언을 일삼는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같은 이들은 각성하고 반드시 피해자들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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