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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페친, 굿바이 “좋아요”

[시시비비] 페이스북 이후의 세계를 상상하라

2018년 04월 08일(일)
서명준 베를린자유대 언론학 박사·언론소비자주권행동 대표 media@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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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없는 삶은 어떨까. 최근 페북 데이터 유출 사건 이후 사람들은 조금씩 이 문제를 생각하기 시작한 것 같다. 무엇보다 5000만 명가량의 페북 이용자 정보가 대량 유출되었기 때문이다. 페북에 대한 신뢰감이 줄어들고 있다. 돈도 많이 날아갔다. 정보 유출 소식이 알려진 지 단 하루 만에 시가총액은 39조 원이나 사라졌다고 한다. 올해 페북 일일 활성 이용자 수는 전 분기 대비 100만 명이나 감소했다. 분기별 이용자 수가 감소한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젊은 이용자의 페북 이탈은 더 가속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이마케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12~17세 연령층 중 페이스북 이용자는 9.9% 감소했다. 올해 페이스북 이용자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단순 ‘소비자’를 ‘전달자’로 만들었던 것이 페이스북 가치

페북을 떠나느냐 마느냐, 사람들은 단지 이것을 고민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페북 앱을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지우느냐 마느냐라기보다는, 외려 그 이후에 일어날 일들이다. 페북이 없으면 소셜커뮤니케이션에 거대한 구멍이 생기는 건 아닐까. 페북을 없앤다 한들, 이용자들의 마음속에 깃들어 있는 이런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페북을 안 하던 시절, 심지어 오프라인 시절이 더 좋았었다는 식의 과거 찬양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외려 이는 사이버 공간과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불신만 부추기는 공허한 찬양일지 모른다.

▲ 페이스북. ⓒ 텔레그레프
▲ 페이스북. ⓒ 텔레그레프
여기 문제는 페북이 단지 개인의 삶에 한정된 플랫폼이 아니라는 점이다. 외려 그 데이터들은 너와 나, 우리의 삶을 만들고, 정보를 나누고, 협력하며, 정치적으로 행동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에 데이터는 무엇인가. 그것은 권력이다. 데이터를 가진 자가 권력구조를 결정한다. 데이터로 돈을 벌고 사업을 할 뿐만 아니라 정치도 한다. 그동안 페이스북이 우리에게 중요한 플랫폼이었던 건 그것이 우리를 소비자로 만들 뿐만 아니라, 정치적 가치의 전달자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뉴스피드 서비스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용자 설문을 통해 뉴스 신뢰도를 직접 평가해서 보여주려는 모양이다. 그는 사이버공간의 진정 위협적인 존재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바로 이용자다.

흔들리는 페이스북, 인터넷 시장의 독점구조를 깰 기회

국내에서 네이버가 뉴스를 독점하고 있듯, 글로벌 시장에선 구글과 페이스북이 뉴스를 독점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번 페북 이용자 이탈 흐름은 이 독점구도에 균열을 내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면, 외려 페북의 위기는 기회다. 인터넷 시장의 독점구조를 깰 수 있는 기회다. 더구나 페북이 지난 몇 년간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를 만들지 못하면서 10대~20대 젊은 층은 스냅챗 같은 새로운 소셜앱으로 이탈하기 시작했다. 스냅챗은 국내 이용자는 적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페북 못지않은 위상을 보이고 있다.

요즘 스타트업이란 쿨한 말을 많이 듣는다. 페북이 우리에게 던진 질문이 “어떤 세계에 살고 싶은가” 였다면, 이제 기회는 스타트업에 있는 셈이다. 이제 페북의 시대도 저물고 있는 것 같다. 분명한 건 지금의 방식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제 어떤 스타트업이 또다시 우리를 놀라게 할 것인가. 이제 디지털 시대를 또다시 뒤흔들 컨셉이 필요하다. 세계는 새로운 소셜 테크놀러지를 향한 사유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페북 저편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헤겔Hegel의 사유가 담긴 플랫폼 변증법의 사상이 디지털 시대에도 요구되고 있다. 그의 통합논리는 오늘 소위 해체의 시대에 잘 맞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2보 전진, 1보 후퇴라는 그의 변증논리는 페북 이후의 삶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잘 맞는 사상이다. 굿바이 페친, 굿바이 “좋아요”! SNS의 시계는 이제 0시다.

※ 이 칼럼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발행하는 웹진 ‘e-시민과언론’과 공동으로 게재됩니다. -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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