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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 KBS 사장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 약속 지키겠다”

KBS 사장 최초 본관 로비 취임식… “취재·제작 자율성 보장” 약속하자 박수·환호 쏟아져

2018년 04월 09일(월)
노지민 기자 jmno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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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 KBS 신임 사장이 취임식에서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 선언’을 했다.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양 사장은 “저는 영광스럽게도 역사상 처음으로 시민이 선출한 KBS 사장이다. 시민자문단 앞에서 취임하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 약속을 지키고 싶다”고 밝혔다. 양 사장은 이어 KBS 정연욱 기자, 이이백 PD와 함께 독립 선언을 낭독했다.

‘당신이 주신 봄, 꽃 피우겠습니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취임식은 KBS 창립 이래 처음으로 본관 로비인 시청자광장(구 민주광장)에서 진행됐다. 고대영 전 사장 취임식이 구성원들의 반대 속에 KBS 본관 스튜디오 안에서 폐쇄적으로 진행됐던 것과 달리 이번 취임식에는 KBS 이사진, 신임 본부장들 뿐만 아니라 KBS 내 직능단체 대표자, 이경호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취임식 장소로 향하는 본관 출입구는 통제되지 않았다.

KBS 홍보부 관계자는 “‘당신이 주신 봄’에서 ‘당신’은 ‘국민’”이라며 “KBS 만의 투쟁이 아니라 국민이 주신 봄을 KBS 구성원들이 꽃 피우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 양승동 KBS 사장과 KBS 구성원들이 9일 KBS 독립을 위한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양승동 KBS 사장과 KBS 구성원들이 9일 KBS 독립을 위한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새로운 KBS를 향한 시민들의 당부도 전해졌다. 취임식에 앞서 KBS는 지난달 KBS 사장 후보자 선출을 위한 정책 평가회 당시 시민자문단에 참여했던 시민과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전하는 축하와 당부의 메시지를 영상으로 공개했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영상을 통해 “정말 밉고 다시 보기 싫은 KBS였지만 힘겹게 KBS를 살려보자고 싸워 온 여러분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살려보자’라는 뜻을 세월호 가족과 국민이 모았고, 그 힘으로 여러분을 지지하고 응원했기 때문에 이 자리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며 “누가 사장과 대통령이 되든지 다시는 못 건드리는 KBS를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양 사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지난 금요일 임명을 받고나서 저녁에 혼자 안산에 다녀왔다”며 “많이 혼날 각오를 하고 갔는데 너무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몸 둘 바를 몰랐다. 곧 철거되는 합동 분향소에서 아이들의 영정 사진을 보며 다짐하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경근 위원장께서는 ‘변화에 시간이 걸릴 것이다, 조바심 내지 말고 뚜벅뚜벅 가시라’고 응원까지 해 주셨다”며 “망가진 언론의 피해자가 우리 언론인이 아니라 국민이듯, 정상화된 언론의 수혜자는 우리 언론인이 아니라 국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사장은 이날 새로운 KBS를 위한 첫 번째 과제는 “취재와 제작의 자율성 보장”이라며 “지난 10년 우리의 실패는 취재·제작 자율성이 후퇴해서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양 사장이 “분명히 약속 드린다. 저는 보도와 제작에 어떠한 압력도 행사하지 않겠다”고 말하자 취임식 현장에 있던 KBS 구성원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양 사장은 “대신 여러분 스스로도 높은 기준을 가져달라. 보도와 제작에 임할 때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며 “사적인 이해 관계가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지 항상 경계해 달라”고 당부했다.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시청자광장에서 진행된 양승동 사장 취임식.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시청자광장에서 진행된 양승동 사장 취임식.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시청자광장에서 진행된 양승동 사장 취임식.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시청자광장에서 진행된 양승동 사장 취임식.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두 번째 과제로 ‘인적 쇄신’을 꼽았다. 양 사장은 “핵심은 공정한 평가와 결과적 정의를 회복하는 일일 것이다. 10년 과오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리겠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합당한 책임도 묻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치적인 이유로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유능한 직원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겠다”며 “젊은 KBS를 만들기 위한 세대교체도 과감하게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양 사장은 “억눌린 10년을 지내오면서 세대 간의 갈등, 보직자와 평직원 간의 갈등, 직종 간의 갈등, 노사 갈등이 심각해졌다”며 “지난 과오에 대한 평가와 문책은 회사가 시스템에 따라 하겠다. 불필요한 미움으로 역량을 낭비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KBS 내부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서는 “극단적 저임금·살인적 노동 시간·차별적 처우 등 비정규직·외주제작사에 대한 부당한 관행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미투’ 운동으로 대변되는 성평등 관련 문제의 경우 처벌 수위를 높이고, 가해자에 대해서는 파면을 포함해 가능한 최대치의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언했다.

양 사장은 “지난해 9월 파업에 들어서면서, 2014년 6월 권력에 굴복한 사장을 쫓아내면서, 2008년 8월 이곳 민주광장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하면서 우리는 이미 새로운 KBS를 만들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던 것”이라며 “저와 경영진은 ‘새로운 KBS’라는 거대한 그림의 큰 구도만 잡아 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석구석의 스케치, 디테일한 질감, 알록달록한 색깔은 여러분께서 채워 달라. 그렇게 해서 KBS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드리자”고 강조했다.

지난 2월26일 KBS 이사회가 임명제청한 양 사장은 KBS 사장 후보자로는 처음으로 공개 정책 평가회와 시민자문단 평가를 거쳐 최종 후보자로 선출됐다. 지난달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했으나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 반발로 기한 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했다.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양 사장을 공식 임명했다.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시청자광장에서 진행된 양승동 KBS 사장 취임식.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시청자광장에서 진행된 양승동 KBS 사장 취임식.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시청자광장에서 진행된 양승동 KBS 사장 취임식.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시청자광장에서 진행된 양승동 KBS 사장 취임식.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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