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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 종사자가 들려준 재활용 대란의 진실은?

[인터뷰] “환경부·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이 부적절한 기준 잡아”…공제조합 “각종 연구로 축적된 방식”

2018년 04월 10일(화)
정상근 기자 dal@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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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른바 ‘재활용 쓰레기 대란’은 ‘폐비닐’ 문제로 시작했지만, 스티로폼과 폐플라스틱 수거 문제로도 확산됐다. 이중 PET병은 폐비닐이나 스티로폼과 달리 쉽게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정작 PET병 역시 일부 재활용 업체에서는 수거를 거부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국내에서는 외면받는 폐 PET병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버려진 PET병을 부산항을 통해 수입한 총량은 5343톤”이나 된다. 한국 재활용품의 수입을 거부한 중국도 일본의 폐 PET병은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PET병에 대한 수거를 거부하고 일본산 PET병을 수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게 국산 PET병은 돈이 안 되고, 일본산 PET병은 돈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양국의 PET병의 차이는 무엇일까? 미디어오늘은 지난 5일, PET병 관련 업체에서 일하는 관계자 ㄱ씨를 미디어오늘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ㄱ씨에 따르면 일본의 PET병과 한국 PET병의 가장 큰 차이는 PET병에 붙은 ‘라벨’이다. 환경부 고시 제2017-140호(포장재 재질 구조개선 등에 관한 기준)에 따르면, 환경부는 재활용이 용이한 1등급 PET병 포장재를 비중 1미만의 비접착식 재질과 수분리성 접착식 재질로 설정했다.

▲ 지난 4월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재활용 수거업체에 비닐 쓰레기가 쌓여 있는 모습 ⓒ 연합뉴스
▲ 지난 4월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재활용 수거업체에 비닐 쓰레기가 쌓여 있는 모습 ⓒ 연합뉴스
그리고 재활용이 어려운 2등급 포장재로 비중 1미만의 비수분리성 접착식과 비중 1이상의 비접착식 재질로 설정했다. 즉 접착식이건 비접착식이건 비중을 기준으로 재활용 등급을 나눈 셈인데, ㄱ씨는 사실상 비중 1미만의 비접착식 재질은 유통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준으로 1등급은 비중 1미만의 접착식 재질이 유일하게 받을 수 있다.

하지만 ㄱ씨는 이것이 국제기준과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PET병에 접착제를 바르면 분리가 어려워서, 재활용 업자들이 이를 분리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ㄱ씨는 “우리나라 PET병 라벨은 심하게는 스티커로 되어서 잘 떨어지지 않는다”며 “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80도로 물을 끓이고 그 안에 양잿물(가성소다)를 넣어 다시 30분을 끓여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 고시에서 재질의 비중이 중요하게 취급된 이유는 재질의 비중이 물의 비중인 1보다 가벼우면 물에 떠서 분리하는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ㄱ씨는 페트병과 포장재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더 비용이 많이 든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차피 포장재를 PET병에서 분리하기 위해서는 양잿물을 써야 하고 양잿물의 비중은 1이 넘기 때문에, 양잿물을 기준으로 비중을 계산하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PET병 포장재는 비중이 1이 넘지만, 접착제를 바르지 않고 바로 뜯을 수 있기 때문에 재활용도 용이하고 처리 비용도 덜 들다고 ㄱ씨는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PET병 라벨 재질 기준으로 일본의 PET병은 재활용 2등급 밖에 받을 수 없다.

그러면 환경부는 왜 기준을 비중으로 잡았을까? ㄱ씨는 “환경부 밑에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이하 공제조합)이란 단체인데, 환경부가 포장재 재질에 있어서는 전문가가 아니니까 일종의 전문가 집단을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에서 기준을 잡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ㄱ씨는 “15년 전부터 이 PET업계에 본드를 사용하지 말라는 방침이 있었다”며 “그것이 전 세계의 방향이기도 했었고, 따라서 우리도 이걸 준비해놓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환경부가 고시를 내버리면서 본드를 써야 하게 만들어놨다”며 “PET병을 생산하는 업체는 본드를 쓰는게 1등급이기 때문에 아무리 환경에 좋지 않다고 설명해도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제조합 측은 ㄱ씨 주장에 대해 일축했다. 공제조합 연구소 관계자는 “재활용 현장에서는 비중을 이용해서 재활용을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일본의 경우 기업들이 먼저 자발적으로 절취선 라벨을 넣고,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분리 선별을 해서 배출을 하기 때문에 특수하게 운영하는 것이고 전 세계적으로 비중을 기준으로 재활용을 분류한다”고 주장했다.

공제조합 연구소 관계자는 “지금 하나의 기업이 원하는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면 전국의 PET병 재활용 사업장이 거기에 맞춰서 다 바꿔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수십년 간 PET를 생산한 제조업체와 협회, 사업장이 각종 연구를 통해 도출한 축적된 자료”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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