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동 전 TV조선 사회부장의 성폭행 의혹을 최초 보도했던 문갑식 월간조선 편집장이 선임기자 발령을 받아 내부에서 문책 인사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조선뉴스프레스는 지난달 31일 문 편집장을 월간조선본부 선임기자로 발령했고, 월간조선 편집장 겸 톱클래스 편집장으로 김성동 기자를 임명했다. 조선뉴스프레스는 월간조선사와 주간조선이 하나가 되면서 출범한 시사 미디어 기업으로 2013년 6월 조선매거진과 합병했다. 

조선일보가 지분 84.92%를 보유하고 있으며 월간조선, 주간조선, 여성조선, 월간산 등 10여개 잡지를 발행하고 있다. 

문 전 편집장은 지난달 22일 오전 “[단독] TV조선 이진동 사회부장, 후배 여기자 성폭행 혐의로 사표”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이진동 전 부장이 후배 여기자를 성폭행한 혐의가 확인돼 사표를 제출했고 사표 수리도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 이진동 전 TV조선 사회부장의 성폭행 의혹을 최초 보도했던 문갑식 월간조선 편집장(사진)이 지난달 선임기자 발령을 받았다. 사진=조선일보 홈페이지
▲ 이진동 전 TV조선 사회부장의 성폭행 의혹을 최초 보도했던 문갑식 월간조선 편집장(사진)이 지난달 선임기자 발령을 받았다. 사진=조선일보 홈페이지
이 부장이 함께 일했던 후배 여기자를 성폭행했고 피해 기자는 퇴사했다고 전했다. 이 보도는 퇴사 이후의 피해자 근황까지 전하는 등 피해자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단서까지 써놔 논란을 불렀다.

월간조선 보도로 당시 조선미디어그룹 내부에선 논란이 크게 일었다. 월간조선 기사를 내리라는 내부 여론이 거셌고 기사는 바로 삭제됐다. 당시 문 전 편집장은 “기사가 문제되면 사표를 쓰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TV조선 내부에선 두 사람 연이 오래됐지만 서로 원만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보도 이후 TV조선은 이 전 부장을 파면했다.

문 전 편집장이 이 전 부장의 성폭행 의혹 보도를 통해 조선미디어그룹을 발칵 뒤집었던 만큼 이번 선임 기자 발령을 두고 ‘문책성 좌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문책성이라고 단정하긴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다만 편집장으로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은 있었고 본인도 보도 이후의 논란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 차원의 인사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문 전 편집장은 1988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편집부, 스포츠부, 사회부, 정치부를 거쳐 논설위원, 기획취재부장, 스포츠부장, 선임기자를 역임했다.

문 전 편집장 지휘 아래 월간조선은 ‘최순실 태블릿PC’ 조작 의혹을 제기해왔다. 문 전 편집장도 지난해 10월21일 조선일보 칼럼을 통해 “검찰의 ‘최순실 태블릿 PC’ 보고서는 1년간의 광란에 증거는 부족했고 기사만 넘쳤음을 보여줬다”며 “그런데도 세상은 무덤덤하다. 진실엔 관심 없고 믿고 싶은 것만 믿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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