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의 MBC 기자가 MBC 정상화위원회(이하 정상화위) 조사 불응으로 인해 18일자로 3개월 대기발령 처분을 받았다. 정상화위 조사 불응자에 대한 대기발령은 박상후 기자에 이어 두 번째 사례다. 

지난 1월 노사 합의로 출범한 정상화위는 2008년부터 10년 간 MBC ‘공영방송 장악’ 실태를 조사하는 MBC 공식 기구다. 노사 공동위원장 2인 아래 조사 1실·2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조사 대상은 △방송 독립성 침해 △사실 은폐·왜곡 △부당한 업무 지시·청탁 △방송·윤리강령·MBC 방송 제작 가이드라인 등 사규 위반 △기타 진실 규명 필요 사안 등이다.

MBC 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출신인 김세의 기자는 지난해 2월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 앞에서 열린 친박 집회에 참석해 “빨갱이는 죽여도 돼”라고 쓰인 팻말을 든 친박 단체 참가자와 사진을 찍어 극우 편향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MBC 노동조합은 지난 2012년 ‘공정방송 사수’를 기치로 내걸고 170일 동안 진행된 MBC 파업 때 대체 인력으로 입사한 인사 등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를 비판하는 입장에 있었다.

▲ 왼쪽부터 MBC 최대현 아나운서, 승려 출신 정한영씨, MBC 김세의 기자. 사진=정한영씨 페이스북
▲ 왼쪽부터 MBC 최대현 아나운서, 승려 출신 정한영씨, MBC 김세의 기자. 사진=정한영씨 페이스북

언론노조 MBC본부는 2015년 8월 김장겸 당시 MBC 보도본부장이 임원회의에서 “제3노조 공동위원장 김세의 기자가 소외되고 있다. 앵커 후보로 올려줄 수도 있다”며 “3노조 세력 구축이 중요하므로 조용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김 기자가 보도 윤리를 훼손했다는 의혹도 잇따랐다. 김 기자는 지난해 8월 MBC ‘뉴스데스크’에 나간 “또 리콜 신기록…하자 많은 이유는?” 리포트에서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을 영상으로 내보냈다는 비판을 받았고 극우 성향 웹툰 작가로 꼽히는 윤서인씨 의견을 차주 인터뷰로 담아 논란을 빚었다. 당시 MBC기자협회는 해당 리포트 내용이 오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 2016년에는 동일 인물 인터뷰를 나눠서 여러 명이 한 것처럼 보도했다는 의혹으로 감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MBC 감사국이 음성 파일 분석을 의뢰해 받은 결과에는 ‘동일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포함됐다. 하지만 이후 일부 파일을 감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추가 조사 등을 벌인 끝에 동일인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려 논란을 불렀다.

지난해 말에는 경찰의 물대포 직사살수로 사망한 고(故) 백남기씨 유족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기자는 지난 2016년 10월 백씨 딸인 백민주화씨가 시댁인 발리에 간 사진을 두고 “위독한 아버지 사망 시기가 정해진 상황에서 해외 여행지인 발리로 놀러갔다”며 “사실상 아버지를 안락사시킨 셈”이라고 본인의 SNS에 썼다.

김 기자는 또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여자 쇼트트랙 김아랑 선수 헬멧과 지난해 3월 야구선수 이대호씨 글러브에 새겨진 세월호 추모 리본을 두고 “정치적 의사 표현”이라고 주장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김 기자는 본인에 대한 정상화위 조사가 ‘언론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기자는 지난달 27일 자유한국당 ‘좌파 정권 방송 장악 피해자 지원 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적폐 청산이라는 포장 아래 이메일 사찰, 무차별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역시 정상화위 조사 대상인 박상후 기자와 최근 한국당에 입당한 배현진 전 뉴스데스크 앵커도 참석했다. 당시 MBC는 “이들은 불법 사찰 피해자가 아니라 불법 행위자”라며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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