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여론조작을 방치했다는 비판에 네이버는 ‘오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원윤식 네이버 상무는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경민·박광온·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미디어오늘이 공동주최한 토론회에서 “네이버는 노력하고 있고, 세계적 수준의 매크로 방지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원윤식 상무는 “오해가 있다”며 그동안 네이버는 문제가 있을 때마다 댓글 서비스를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여론조작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는 네이버의 ‘순공감순’ 기준 댓글 정렬방식은 과거 비공감에 가중치를 둔 ‘호감순’ 정렬이 문제 있다는 비판에 내놓은 대책이었다.

▲ 네이버가 현재 시행 중인 매크로 등 댓글 어뷰징 방지 대책.
▲ 네이버가 현재 시행 중인 매크로 등 댓글 어뷰징 방지 대책.

네이버는 계속 기술적 노력도 해왔다고 했다. 한 사람이 특정시간에 특정기사에 쓸 댓글 수를 제한하거나 ‘댓글 어뷰징’이 감지되면 사람만 인지하는 문자를 입력토록 하는 ‘캡챠’ 기능을 도입하고 비정상적 IP에는 ‘공감’과 ‘비공감’을 반영하지 않도록 했다는 것이다.

원윤식 상무는 “그러나 바이러스와 백신의 관계처럼 완벽한 방지는 힘들다. 이번에 내놓은 대책도 지적이 많았다. 앞으로 계속 개선하겠다. 의지가 있다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정치권과 언론계에서 나오는 ‘아웃링크’ 요구에도 입장을 밝혔다. 자유한국당과 전국단위 종합일간지를 회원사로 둔 한국신문협회는 네이버가 네이버 사이트에서 기사를 보여주는 방식의 뉴스제휴인 ‘인링크’를 ‘아웃링크’로 개선하면 집중도가 분산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윤식 상무는 “아웃링크 전환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밝히면서도 ‘부정적 의견’을 드러냈다. 그는 “과거 (아웃링크 서비스인) 뉴스캐스트 시절 뼈 저린 경험이 있다”면서 ”선정성, 낚시성 기사들이 많았다. 제목에 ‘헉’ ‘충격’이 붙지 않은 기사를 찾기 힘들었다“고 했다. 당시 아웃링크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언론사 홈페이지에 지나치게 많은 광고를 붙이고 자극적 제목 편집으로 트래픽 장사 하는 문제가 벌어졌다.  

▲ 원윤식 네이버 상무.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원윤식 네이버 상무.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원 상무는 포털의 뉴스 편집 불공정 논란의 대안으로 ‘알고리즘 뉴스편집’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모바일에서 20%의 기사만 직접 편집하고 나머지는 AI(인공지능)나 언론사 편집에 맡긴다. 올해 안에 네이버가 뉴스편집을 하지 않을 목표”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입장이 나오자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은 “본질을 벗어난 답변”이라고 꼬집었다.

신경민 의원은 “댓글을 폐지하거나 아웃링크를 강제하는 법을 만드는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힘들다“고 지적하며 “그래서 ‘겸손한 척 하는 신’인 네이버에 개선하라고 사정 하는 것인데 계속 본질에서 벗어난 답변만 하시면, (정부의) 직접 규제 영역으로 들어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는 “사람이 편집하지 않으면 공정하다는 믿음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 “기계는 공정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알고리즘 역시 사람이 만들기 때문에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고 ‘체류시간 증대’가 목적인 상업적인 알고리즘은 저널리즘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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