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선거 유세 현장에서 연설하던 중 주민들이 차량 경적소리를 내는 모습을 영상으로 제작한 언론매체에 자유한국당이 취재지원을 유예했다.

해당 영상을 제작한 인터넷 언론 ‘민중의소리’가 자유한국당의 정체성을 왜곡하고 당 대표를 조롱했다고 판단해 자유한국당 소속 가짜뉴스센터가 유튜브에 영상을 신고했고 당 공보실은 신고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방유세 취재진 이동 편의 등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차량 경적시위 영상은 홍준표 자유한국당의 유세 지원 중단에 영향을 미칠 만큼 여론의 반향이 컸다는 얘기가 나왔다.

지난달 31일 홍준표 대표는 부산 해운대를 찾아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홍 대표 연설 도중 차량 경적소리가 쏟아졌다. 사실상 자유한국당을 반대하는 의사표시로 해석됐다. 민중의소리는 현장의 모습을 담았다. 보수의 텃밭인 부산에서도 자유한국당 반대 여론이 높음을 상징으로 보여주면서 화제를 모았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에서 7일 현재 150만회가 조회됐다.

영상에서 홍준표 대표는 주민들의 경적 소리에 “꼭 서울에서만 있는 줄 알았더니 여기도 이런 사람이 있다. 반대하면 그냥 지나가면 되지 강북 가면 저런 차가 많다”고 불만을 표시하면서 강북 비하로까지 논란이 확산됐다. 경적시위는 지난 2일 홍준표 대표가 강남을 찾아 지원유세하던 중에도 일어났다. 홍 대표는 경적소리에 “이번엔 먹고살 만한 사람들이 유세를 방해한다. 꼭 저런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 자유한국당 공보실장은 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당 가짜뉴스 센터에서 유튜브에 공문을 제출했다. 공보실에서 통보를 받았다. 공보실은 기사가 되도록 공보활동을 하는데 당과 관련한 보도에서 사실을 왜곡하고, 희화화했다고 판단해 지원할 명분이 따로 없어서 지원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취재 거부와 제한, 취재지원 중단은 다르다는 입장이다. 김 공보실장은 “취재 지원과 관련해 현재 당에서 지원하는 것은 지방 유세 이동 편의 제공인데 이에 대해 중단을 한 것”이라며 “취재를 하는 걸 막는 게 아니다. 취재 거부와 취재 지원 중단 및 유예하고는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2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강남을 찾아 지지 연설을 하는 도중 차량 경적 소리가 쏟아진 모습을 담은 민중의소리 영상.
▲ 지난 2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강남을 찾아 지지 연설을 하는 도중 차량 경적 소리가 쏟아진 모습을 담은 민중의소리 영상.
당 공보실은 경적시위 영상이 의도적인 편집을 통해 조롱하려는 뜻이 담겨 있기 때문에 가짜뉴스센터에서 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 신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 공보실장은 “영상을 보면 경적 소리는 키우고 연설 내용은 4배속, 8배속으로 스킵을 했다. 정당은 공공서비스를 하는 게 아니다. 정당의 색을 왜곡하고 선거운동 기간 당 대표를 조롱했다고 보고 이에 대한 판단으로 개선해달라고 공문이 나간 과정에 있고, 영상을 유튜브에 신고 접수했다”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은 유튜브 신고결과를 보고 민중의소리에 대한 취재지원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민중의소리 측은 자유한국당의 취재 지원 중단 결정에 대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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