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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트럼프를 모른다

다큐멘터리 <트럼프, 미국인의 꿈> 확신 없으면 시도 안해…정상회담도 거래로 보며 성공적 결과물 확신하고 그림 만들듯

2018년 06월 09일(토)
이재진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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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도널드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거래’를 성공시킬 수 있을까.

다큐멘터리 ‘트럼프, 미국인의 꿈’은 건축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업계에서 성공하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삶을 다룬다. 다큐는 트럼프가 희대의 사기꾼인지 아니면 협상의 달인인지 돌발질문을 던진다. 옳고 그름을 떠나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인물인지 파헤쳤다.

특히 북미정상회담 성사 과정에서 보여줬던 트럼프의 말과 행동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 많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편지로 회담을 전격 취소한 건 몸값을 불리려는 협상의 전략이었을까, 아니면 불가피한 선택이었을까.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거래의 순간 내린 결정을 보면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세기의 거래에서도 그의 카드를 짐작할 수 있다.

1975년 뉴욕시는 시 재정이 악화돼 파산 직전의 위기였다. “암흑기에 흑심이 있는 사람”이 기회를 얻듯 도널드 트럼프는 깜짝 등장했다.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의 후광에 가려져 있었지만 트럼프는 뉴욕시의 위기를 기회로 아버지를 뛰어넘는 사업가로 성장하길 원했다. 재정난으로 문 닫을 처지의 코모도 호텔 재건축 프로젝트를 맡았던 트럼프는 뉴욕시에 세금 감면 혜택을 달라고 요청한다. 트럼프는 건설업계에서 쌓은 인맥으로 시 당국자를 설득한다. 개인에게 일방 혜택을 준다는 반대 목소리에도 뉴욕시 재정 감사위원회는 코모도 호텔 재건축 건을 통과시킨다. “뉴욕시에 커다란 발전을 안길 것”이라는 트럼프의 말에 뉴욕시는 그를 구세주로 받아들였다. 뉴욕시는 40년 동안 세금 감면 혜택을 주면서 트럼프는 1억6천만 달러를 아꼈다.

트럼프는 코모도 호텔 재건축 프로젝트에 성공한 뒤 승승장구했다. 뉴욕에서 가장 비싼 땅 위에 ‘트럼프 타워’를 세우는 일에 착수했다. 트럼프 타워의 아파트는 방 두개짜리 공간이었지만 백만 달러를 호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늘상 말하는 ‘최고’의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아파트 내부엔 문제가 많았다. 트럼프 타워 건설 총감독을 맡았던 바버라 레스는 바닥에 가장 싼 자재를 썼고, 자재 계획서와 달리 주방은 쓰레기였다고 증언했다. 바버라는 “트럼프는 돈을 쓰는데 인색했다. 그러면 안 된다고 피터지게 싸웠다. 하지만 트럼프는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으면 더욱 공격했다. 약한 사람의 약점을 알아내서 이용하거나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은 더 심하게 공격했다”고 말했다.

바버라의 눈에 비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홍보에 뛰어난 사람”이었다. 트럼프 타워는 세계 최고급 건물이며 유명인들이 몰려온다는 소문은 트럼프가 직접 내고 다녔다. 한 여성이 트럼프 타워의 실루엣에 키스하는 파리판 보그지 카버 사진은 트럼프의 아이디어였다. 미디어는 트럼프를 능력있는 신흥부자로 주목했다.

▲ 다큐멘터리 &lsquo;트럼프, 미국인의 꿈&rsquo;
▲ 다큐멘터리 ‘트럼프, 미국인의 꿈’

하지만 트럼프에게 큰 걸림돌이 나타났다. 뉴욕시장 에드 코크. 부정부패를 극도로 싫어했던 그에게 트럼프는 납세자를 우롱하는 기업인에 불과했다. 트럼프에 대한 세금 감면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타워에 입주한 상점은 순금과 은으로 만든 고양이 밥그릇과 보석을 팔았다. 에드 코크 시장은 호화로운 트럼프 타워에 세금을 감면해주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엘리트 개발업자의 배만 불린다는 생각이었다. 트럼프는 세금을 감면해준다는 약속을 받고 타워를 건설했다며 소송해 승소했다. 법정은 7천 4백만달러의 세금을 감면하라고 결정했다.

트럼프는 자신에게 도전했던 에드 코크 시장을 가만두지 않았다. 뉴욕시가 월먼 스케이트장에 7년 동안 1200만 달러를 투입했지만 건설되지 못하자 트럼프는 에드 코크 시장에게 편지를 보낸다.

트럼프는 재건축이라는 단순한 프로젝트도 실행하지 못한다며 시장의 행정에 큰 오점이라고 비난했다. 자신에게 맡긴다면 4개월 만에 완공시킬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트럼프는 실제 프로젝트를 맡아 4개월 만에 공사를 마쳤고 미디어는 트럼프를 영웅으로 묘사했다. 그리고 트럼프는 뉴욕시에 10억 달러의 세금 혜택을 요구했다. 에드 코크 시장이 거부하자 트럼프는 “시장은 재능이 전혀 없고 지능도 떨어진다”고 맹비난했다. 시장에게 보낸 편지로 스포트라이트를 자신에게 돌리고 상대방을 무릎 꿇게 만들었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편지로 전격 회담 취소를 알리며 ‘밀당’했던 트럼프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

트럼프는 사업 성공을 위해 서로를 경쟁시키는 것을 선호했다. 카지노 사업을 시작한 트럼프는 두개의 카지노에 자신의 측근과 첫번째 부인 이바나를 사장으로 앉혀 경쟁시켰다. 트럼프는 서로 싸움을 붙이는 게 자신의 경영 스타일이었고 좋은 결과를 낸다고 믿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협상에서 온건파인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강경파인 존 볼튼 안보 보좌관을 동시에 기용해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통령 선거도 거래의 순간 큰 판돈을 거는 것과 비슷했다. 프로레슬러 제시 벤투라가 개혁당 후보로 나와 예상을 깨고 미네소타 주지사에 당선되자 트럼프는 개혁당 대통령 후보를 저울질한다. 하지만 끝내 트럼프는 출마하지 않는다. 대신 어프렌티스라는 프로그램에서 출연해 “넌 해고야”라고 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리적인 기업가라기보다 ‘억만장자’, ‘플레이보이’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어프렌티스에서 검은색 안락의자에 앉아 고뇌하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는 이미지로 거듭났다.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사람들은 트럼프에 빠지기 시작했다”

▲ 다큐멘터리 &lsquo;트럼프, 미국인의 꿈&rsquo;
▲ 다큐멘터리 ‘트럼프, 미국인의 꿈’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가능성에 눈을 뜬 건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 의혹을 제기했을 때다. 트럼프는 보수 유권자들의 정치 모임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 의혹을 제기하면서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출생증명서만 보면 된다”며 연일 오바마 대통령을 공격하면서 논쟁의 중심에 섰고,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출생증명서를 공개했다. 트럼프는 미합중국 대통령에게 “뿌리가 없다”가 없다며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성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단 초청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조롱했다. 농담이라고 하지만 트럼프를 공개석상에서 근거없는 음모론자에 건설업자라고 비난했고, 트럼프는 말없이 자리를 떴다. 측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출마 결심을 굳힌 것도 백악관 기자단 초청 자리가 계기였다고 본다.

2015년 6월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건물 트럼프 타워에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발표 직전까지도 그는 선거 출마 발표 날짜를 놓고 저울질했고 발표 내용도 오직 자신만 알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 선거 출마 가능성이 나왔을 때 “제가 이긴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절대 출마를 안한다”, “난 이길 수 있을 때만 출마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선거 참모 로저 스톤은 “정치를 잘 아는 사람들은 트럼프가 1988년, 2000년, 2012년 출마 하지 않을 것을 알았다. 다들 홍보를 노린 것이고 이름을 알리려고 (불출마 입장)그런다고 봤다. 그런데 어떻게 바뀌었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출마 발표 직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측근들은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신’이 섰을 때만 행동한다고.

우여곡절 끝 성사된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거래를 성공적으로 마칠까. 트럼프 대통령은 로나 배럿의 ‘신흥 부자의 삶’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전 기본적으로 (인생은)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하려고 온 거고 잘하길 바랄 뿐인데 게임에 서툰 사람들도 분명 있습니다. 세상은 좋은 본능을 가진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나뉘죠.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은 주로 경쟁심이 강하고 의욕적이고 이기고자 하는 본능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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