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혼수성태’라고 언급한 언론사 칼럼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명예훼손이라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 보도과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한국농정신문은 지난 4일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이 기고한 “남북 간 신뢰, 농업협력과 쌀로 쌓자”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김성훈 전 장관은 “요즘 눈만 뜨면 남북, 북미정상회담 뉴스다. 제1야당의 홍준표 대표나 ‘혼수성태’가 뭐라고 떠들어대든 ‘기승전 6·12’이다”라며 “몽매간에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5000만 민초들에겐 그 잡놈들, 자유한국당의 씨부렁거림은 죄다 마이동풍이요, 우이독경이다. 진정성이 묻어나지 않은 언행은 허깨비이다”라고 썼다. 칼럼은 자유한국당이 남북정상회담 등을 ‘평화 위장쇼’로 깎아내리며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 행태를 김성태 원내대표 별칭을 사용해 비난했다. 

김성태 원내대표 측은 “김성태 원내대표를 혼수성태라고 지칭함으로써 김성태 원내대표를 겨낭하여 모욕 및 명예훼손적 발언으로 구성해 기사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곧 다가올 6·13 지방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김성태 원내대표가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한 행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해당 기사를 접한 신청인은 정신적 피해도 극심하게 입었다”며 5백만 원의 손해배상청구도 제기했다.

▲ 지난 5월4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 지난 5월4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김 전 장관은 기고글에서 “우리가 통일할 준비가 돼 있는가”라고 물으면서 “한반도의 문제는 이 곳에서 5000여 년 간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우리 겨레 모두의 문제이며 그 위기 해소가 문재인정부의 역사적 소명이다. 필자는 감히 그 해법의 단초(실마리)를 ‘쌀’ 공여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썼다.

김 전 장관은 “남북관계의 평화 정착을 위한 대화의 재개는 인도주의와 생태주의 차원의 식량·농업분야의 협력부터 먼저 시작돼야 한다”며 “그것은 남쪽에도 도움이 되고 북쪽에도 도움이 되는 농림수산분야 협력사업을 가리킨다. 그중에서도 현 단계 남북의 경제사회현상을 감안할 때에 쌀이 그 첫째이며 으뜸”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의 주장은 남쪽의 쌀과 북쪽 특산품의 맞교환 사업을 통해 남북관계의 신뢰를 구축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김성태 원내대표는 김 전 장관이 글을 시작하면서 자유한국당의 지방선거 전략을 비난한 대목을 두고 명예훼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농정신문은 김성태 원내대표의 언론중재위원회 제소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 매체는 “김성태 원내대표 언론중재위에 본지 제소”라는 기사에서 “김 원내대표의 언론조정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농정신문은 김 전 장관의 글이 “4·27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대다수의 국민이 공감하며 응원하고 있고, 12일로 예고된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는 가운데 홍준표 대표, 김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주요 관계자의 발언이 이를 폄하하고 의미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 이에 대한 국민적 지탄이 쏟아지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농정신문 관계자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언론조정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언론중재위에 기각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자유한국당 가짜뉴스센터 관계자는 “유독 김성태 원내대표만 혼수성태라는 별칭을 써서 모욕한 것이라고 보고, 처음엔 농정신문 측에 관련 표현을 빼달라고 요청했지만 수용되지 않아 언론중재위에 제소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성훈 전 장관에겐 “언론중재위 제소로 문제제기를 대신했다”며 별도 고발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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