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남북정상회담 배석자였던 임종석 비서실장으로부터 들은 일화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때문에 안되는 일이 많았다라고 말했다는 내용에 대해 청와대가 부인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우 의원은 19일 한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임종석 실장에게 들은 얘기라며 “김정은이 솔직하게 있는 얘기, 없는 얘기 다하더라. 문재인 대통령도 놀랐다”, “(김정은이) 그 사람(김영철 부위원장) 있는 데서 ‘저 사람 밑의 급하고는 얘기가 잘돼서 뭘 좀 추진하려 했는데, 저 사람만 들어오면 그게 잘 안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우 의원은 임종석 실장에게 들은 일화에 대해 “이렇게까지 끌고 나오는데 북한 안에서도 큰 반대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핵 포기한다 그러면 군부가 좋아하겠나”라고 말했다.

우 의원의 발언은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다. 우선 김 위원장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대화를 통한 비핵화 문제 해결에 북한 군부가 반대한다는 뉘앙스를 담아 북한 내부의 갈등을 북한 최고지도자의 입으로 공식 확인하는 셈이다.

두번째 김정은 위원장의 말이 사실이라도 발언을 타인에게 전하고 공개하는 것은 문제다. 정상회담 배석자였던 임종석 비서실장은 비밀을 엄수해야 되는 위치에 있다. 공식 발표가 아니라면 정상의 발언은 타인에게 누설해선 안된다.

우 의원은 북한 정권 안에도 반대가 있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한 의지를 갖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안전보장 체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미확인 발언을 옮겨 외교적 문제까지 일으킬 수도 있다.

청와대도 조선일보 보도에 나온 우상호 의원의 발언을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우상호 의원이 전달했다는 임종석 비서실장의 말에 대해서 임 실장이 말했다”며 “(임 실장은) 터무니없는 소리다. 그런 얘기를 들은 적도 전달한 적도 없다. 이게 임종석 실장의 공식적인 워딩“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의원이 사실상 착오를 일으키거나 없는 말을 지어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정은 위원장이 거의 뭐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 만찬이라면 수십 명이 있는 자리인데 반공개적인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을 가능성이 대단히 적어 보인다”며 “편집된 기억, 기억의 편집이란 게 있다. 우 의원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여기저기서 많은 이야기를 듣다보니 기억이 편집되는 과정에서 나온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우상호 의원의 발언을 놓고 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려 하다가 무리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우 의원실은 김정은 위원장이 김영철 부위원장 때문에 일이 잘되지 않는다고 한 발언을 들은 적도 없다는 임 실장의 입장에 대해 “우 의원이 선거를 치루고 개인적으로 해외로 휴가를 갔다. 기사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메시지를 남겨놓긴 했는데 오는 23일 돌아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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