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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지라 제주 예멘난민 얼굴 그대로 보도

“가려준다 안심시키고 그대로 보도”… 남은 예멘 가족들까지 살해 위험

2018년 07월 09일(월)
김예리 기자 ykim@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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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매체 알자지라가 약속을 어기고 제주에 머무르는 예멘인 난민신청인의 얼굴을 공개한 채 방송에 내보냈다. 이들의 신상이 알려지면 예멘에 있는 가족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어, 영상에 노출된 예멘인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알 자지라는 제주에서 지내는 난민신청인들을 인터뷰한 현장 리포트 영상을 온라인에 업로드했다.

해당 리포트엔 예멘인 총 9명의 얼굴이 그대로 방영됐다. 이 가운데 2명이 얼굴 비공개 약속을 받고 촬영에 응했지만, 방송사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1명은 방송사가 자신을 촬영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 알자지라는 뉴스 영상에서 비공개 처리를 요구한 예멘 난민신청인 마흐무드씨와 A씨의 얼굴을 그대로 공개했다. 사진=알자지라. 미디어오늘 모자이크 처리
▲ 알자지라는 뉴스 영상에서 비공개 처리를 요구한 예멘 난민신청인 마흐무드씨와 A씨의 얼굴을 그대로 공개했다. 사진=알자지라. 미디어오늘 모자이크 처리

예멘 난민신청인 마흐무드씨(21)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유튜브에 올라온 알자지라 방송을 보고 너무 놀랐다. 그리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28일 오전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찾아갔다 알 자지라 취재진을 맞닥뜨렸다. 마흐무드씨는 얼굴을 가려준다는 확답을 전해 듣고 촬영을 허용했다. 마흐무드씨는 “(함께 현장에 있던) 친구가 세 번 얼굴을 가려달라고 요청했고, 남자(기자)는 알겠다며 여러 차례 ‘걱정 말라(No worries)’고 했다”고 토로했다.

마흐무드씨는 후티 반군이 영상 속 자신을 알아보면 가족이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마흐무드씨는 “가족이 지금 예멘에서 지내고 있다. 후티 반군이 인터넷과 유튜브로 나를 볼 수 있고, 그러면 내 가족들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 알자지라는 뉴스 영상에서 비공개 처리를 요구한 예멘 난민신청인 마흐무드씨와 A씨의 얼굴을 그대로 공개했다. 사진=알자지라. 미디어오늘 모자이크 처리
▲ 알자지라는 뉴스 영상에서 비공개 처리를 요구한 예멘 난민신청인 마흐무드씨와 A씨의 얼굴을 그대로 공개했다. 사진=알자지라. 미디어오늘 모자이크 처리

익명을 요구한 A씨도 같은 영상에서 얼굴이 공개됐다. 그는 본인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가족들조차 모른다고 말했다. 얼굴이 알려지면 예멘에 남아 있는 자신의 부모가 곤란에 빠질 수 있다. A씨는 “나는 기자에게 몇 번이나 내 사진을 보이지 말라고 기자에게 얘기했다. 그런데도 그는 무시하고 알 자지라에 공개했다”며 “매우 기분이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알자지라의 인터뷰 영상과 기사는 홈페이지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B씨는 해당 영상 속 짧게 지나가는 장면에서 얼굴이 그대로 실렸다. B씨는 취재진이 허락을 구하지 않고 자신이 모르는 사이 본인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그도 해당 영상이 예멘에 있는 가족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알자지라는 예멘 난민신청인 B씨를 동의 없이 촬영한 뒤 얼굴을 그대로 방영했다. 사진=알자지라. 미디어오늘 모자이크 처리
▲ 알자지라는 예멘 난민신청인 B씨를 동의 없이 촬영한 뒤 얼굴을 그대로 방영했다. 사진=알자지라. 미디어오늘 모자이크 처리

마흐무드씨의 한국인 친구 정상환씨는 “이(영상에 얼굴이 공개된) 친구들이 유튜브 영상을 보고 매우 놀란 상태고, 그 뒤로 더 심각하고 예민해졌다”고 전했다. 그는 “후티 반군이 TV를 안 보더라도 검색창에 ‘예멘, 난민, 코리아’라고만 치면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 친구들 얼굴이 그대로 화면에 나가면 자기 가족뿐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특히 작은 동네에서 온 친구들이 그렇다”고 우려했다.

정씨는 “자신의 신분과 주변 상황이 예민해서인지, (피해자들이 알자지라에) 항의할 생각조차 못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씨는 출장 차 제주도에 방문해 마흐무드씨를 만났고, 그가 지낼 곳이 없다는 얘길 듣고 5일 간 숙소를 함께 썼다.

영상에 정면 혹은 측면 얼굴이 실린 예멘인 9명 가운데 3명은 얼굴 공개에 동의했거나 비공개 처리를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3명의 동의 여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A씨와 마흐무드씨는 “그(알자지라 기자)가 할 수 있다면 우리 얼굴을 가려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해당 리포팅을 한 크레이그 레이슨 기자는 호주 출신의 비상근 프리랜서 기자로 확인됐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6일부터 여러 차례 전화와 이메일로 크레이그 레이슨 기자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영상과 관련한 답변은 듣지 못했다. 알자지라 측도 미디어오늘의 이메일 및 웹페이지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 기사 일부 수정 : 2018년 7월9일 오후 14시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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