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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과 이재용의 만남, 빅픽쳐는 누가 그렸을까

언론 다양한 해석 내놓고 떠들썩한 반응에 청와대는 신중 모드

2018년 07월 10일(화)
이재진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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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9일 인도의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면서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 순방 중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청와대가 공지할 때부터 이재용 부회장과 만남이 성사될지 관심을 모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순방 전 노이다 공장 준공식 참석 일정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중국 순방 때 현대자동차 충칭 공장을 방문한 것을 예로 들어 통상적인 경제 행사임을 강조했다. 관계자는 “지금까지 경제행사에 누구는 오고 누구는 오지 말라고 한 적이 없다”며 “우리는 일관되게 기업들이 그 국가에서 새로운 투자도 하고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하고 이런 곳을 우리들이 지원하는 일관된 정책 하에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준공식에 가는 건 경제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부 정책 기조 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준공식 참석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언론은 이재용 부회장이 준공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는 그림을 그리면서 다양한 해석을 내놨다. 언론은 두 사람의 만남이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를 변화시키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대표적으로 조선일보는 “문 대통령, 인도서 삼성 신공장 준공식 찾아 임직원 격려. 이런 장면 국내서도 이어져야 일자리 살아날 텐데”라며 이재용 부회장과의 만남을 정부의 친기업 행보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 지난 7월9일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전자 휴대전화 등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청와대
▲ 지난 7월9일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전자 휴대전화 등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청와대
청와대는 이번 인도 국빈방문이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실현을 위해 인도와 관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적극 홍보했지만 정작 언론의 지면을 채운 건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만남이었다.

한국경제는 “문 대통령 ‘한국서도 일자리 만들어 달라’ 이재용 ‘더 노력하겠다’ 5분간 대화”라는 기사에서 마치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이 주객이 바뀐 것으로 묘사했다.

두 사람이 나눈 5분간 대화 내용을 시작으로 “인도 노이다 공장은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건설한 스마트폰 공장”이라며 삼성전자의 위상을 치켜세워준 문 대통령의 준공식 인사말, 현지 고용 규모를 늘리는 삼성전자에 특별감사를 전하는 인도 모디 총리 인사말 등을 보도했다.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가 노이다 공장을 방문할 때 이용한 지하철 일부 선로 건설에 삼성물산이 참여한 사실도 소개했다.

반면 청와대는 두 사람의 만남에 신중한 입장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가 문 대통령 인도 순방 일정을 계획할 때 삼성 신공장 준공식 시기를 특별히 감안했냐”, “새 정부 경제정책과 관련된 변화 행보로 해석해도 되는가”라는 질문에 모두 부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원래 예정된 준공식 장소에서 벗어나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것도 언론은 특별한 의도가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청와대(권혁기 춘추관장)는 “문 대통령은 행사장에 도착한 뒤 넥타이도 다시 좀 매고, 땀도 식히셨다가 입장하려고 대기실에서 5분 정도 대기했다”며 “그러는 사이 이 부회장과 홍 부사장이 대통령 대기실 밖에서 에스코트를 위해 기다리는 것을 문 대통령도 알고 계셨기에, 잠깐 사전 환담했다”고 상세히 해명했다.

언론의 떠들썩한 반응과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청와대를 보면 온도차가 있는 듯 하지만 상호 득을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이다 공장 준공식 참석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난 뒤 이재용 부회장의 첫 공개 행보에 해당한다. 첫 공개 행보에 더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하는 모습이라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와 삼성과의 화해라고 보는 건 과도하지만 적어도 힘을 실어준 모양새라는 건 부인할 수 없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수의를 입었던 이재용 부회장의 과거 모습과 비교하면 더욱 극적이다. 언론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언론 보도를 보면 현 정권의 수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이재용 부회장은 화려하게 부활한 셈이다. 삼성은 언론의 최대 광고주다.

청와대 입장에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만남이 부각되는 게 나쁘지 않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 인도 국빈방문 직전까지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대표의 인터뷰로 코너에 몰렸다. 곽 전 대표는 장하성 정책실장의 권고를 받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공모에 응해 내정됐지만 청와대 윗선에서 자신을 탈락시켰다고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폭로했다. 청와대는 곽 전 대표가 통상적인 인사검증에서 걸린 것이라고 해명해지만 청와대가 나서 인사검증하는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만남이 이슈가 되면서 직권남용 논란이 수그러들었다.

일자리 창출에 있어 기업의 협조가 필수인데 ‘1등 기업’ 삼성이 문재인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 의지에 화답하는 모습이라고 언론이 보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청와대는 좋은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완수 교수(동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는 “두 사람 만남에 대한 긍정적인 언론 보도는 충분히 예상했던 것이다”며 재벌에 비우호적이라고 봤던 문재인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만나 일자리 창출을 당부하고 성장을 주도하도록 당부하는 메시지를 보냈고 삼성이 상징적으로 메시지를 받아들이면서 타 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을 언론이 긍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언론매체들이 정부에 대한 호불호에 따라 왜곡된 경제 정보를 전달해 기업이 투자를 꺼리고 소비를 주저하게 만들어 실질적인 경제 지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각 매체별 경제뉴스 논조를 분석하는 논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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