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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마드 ‘남성 혐오’ 논란에 소극적인 진보언론

[비평] 혜화역 시위 ‘재기해’와 워마드 ‘성체 훼손’ 논란에서 본 진보언론

2018년 07월 12일(목)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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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혐오 성향 사이트 ‘워마드’에 게시된 ‘성체’ 훼손 사진이 논란이다. 천주교가 낙태죄 폐지에 반대하며 여성을 억압한다는 주장과 함께 게재된 사진이었지만 도를 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성체는 천주교에서 예수의 몸으로 여기는 상징물이다.

천주교 주교회의 홍보국장인 안봉환 신부는 12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엽기적인 행동을 보고 너무 경악해서 이루 형용할 수 없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며 “이렇게 중대한 범죄는 지체 없이 바티칸 신앙교리성에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마드의 성체 훼손은 전 세계적 이슈로 확대될 전망이다. 

주요 언론도 12일 이 사건의 심각성을 보도했다. “‘워마드’에 천주교 성체 훼손 사진… 도 넘은 남성혐오”(동아일보), “‘성체’까지 훼손… 극단 치닫는 ‘워마드’”(세계일보), “‘예수 불태웠다’ 남혐 사이트 회원 聖體 훼손 논란”(조선일보), “‘예수 몸 불태웠다’ 남성혐오 사이트 워마드 ‘성체’ 훼손 논란”(한국일보) “금기 넘은 혐오 사회”(서울신문 1면), “워마드, 이번엔 천주교 성체 모독… 임계점 넘는 혐오”(국민일보) 등이다.

▲ 서울신문 12일자 1면.
▲ 서울신문 12일자 1면.
서울신문은 1면에서 “여성주의 운동이 ‘혐오’라는 복병을 만났다”며 “여성 혐오와 남성 혐오가 확대 재생산되면서 가부장주의 해체와 성 차별 철폐라는 애초 목적이 희미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신문은 “‘여성은 성직자가 될 수 없는 가톨릭을 맥락 있게 꼬집었다’는 옹호론이 없는 것은 아니나 ‘종교계까지 논란에 끌어들인 무책임한 혐오 표출’이라는 비판론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워마드가 게시물로 논란을 빚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며 “9일 사이트에는 잠든 아버지에게 칼을 들이미는 사진과 함께 ‘자고 있을 때 죽여버리면 어쩔 거냐’는 글이 올라왔고, 8일엔 재판이 진행 중인 ‘홍익대 남성 누드모델 몰래카메라 사건’의 사진이 다시 게시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배우 김주혁, 아이돌 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이 숨졌을 때는 ‘한남충(한국남자와 벌레의 합성어)이 사망했다’고 조롱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보수·중도 성향 신문사는 이처럼 워마드를 강도 높게 비판한 데 반해 진보 언론은 해당 이슈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12일자 지면에서 이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

경향신문은 온라인에서 “워마드 ‘성체훼손’ 논란 일파만파 ‘여성 억압하는 천주교 꺼져라’”(11일자), “‘성당 불태우겠다’… 워마드 방화 예고 게시글에 경찰 수사”(12일자), “천주교 ‘워마드 ‘성체 훼손’ 바티칸 교황청에 보고해야’”(12일자) 등의 관련기사를 보도했으나 한겨레는 온라인에서 “홍익표 ‘성체 훼손 논란, 또 다른 차별·증오로 이어져선 안돼’”라는 제목으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언을 보도했을 뿐이다. 논란이 된 사건보다 과열된 여론을 우려하는 정치인의 목소리가 먼저 보도된 셈이다. 

▲ 한국일보 9일자 10면.
▲ 한국일보 9일자 10면.
이런 보도 경향성은 지난 7일 ‘혜화역 시위’에서 나온 ‘재기해’ 등 혐오 표현 논란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일보는 9일 “文대통령 조롱… 선 넘은 혜화역 페미시위”라는 제하의 기사에 ‘디지털 성범죄자들에 대한 강력 처벌’, ‘여성 경찰관 90% 비율 임용’ 등 주최 측의 주장을 자세히 담으면서도 ‘자살하라’는 뜻을 담고 있는 ‘재기해’라는 표현의 문제를 짚어냈다.

서울신문도 이날 “‘여성 인권’ 외침과 함께 자라는 ‘남성 혐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성 평등 사회를 요구하는 여성 시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성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용광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과도한 ‘남성 혐오’로 흐르고 있다는 반발도 나온다”며 집회 소식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전했다. 

반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이 사안을 지면과 온라인에서 다루지 않았다. 남성 혐오 표현에 대한 사회적 비판 여론을 기사에 담아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여성주의 운동을 대변해온 진보언론의 고민과 함께 ‘운신의 폭’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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