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뿐 아니라 지상파 방송사인 SBS도 홈쇼핑 연계편성이 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과 달리 지상파 방송사의 연계편성은 실태점검조차 하지 않았다.

SBS는 아침시간대 방영되는 교양프로그램 ‘모닝와이드’로 수년째 홈쇼핑 연계편성을 해오고 있다. 연계편성은 교양 프로그램이 협찬받은 제품이나 원료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거나 건강에 좋다고 홍보하면 같은 시간 홈쇼핑에서 해당 제품을 파는 방식이다. 방송이 제품판매를 위한 광고가 되고 홈쇼핑 시간대에 맞춰 방송 편성이 좌우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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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모닝와이드에서는 종편과 마찬가지로 비타민나무 열매가루, 카카오닙스, 브라질너트, 아사이베리, 차가버섯, 아로니아 등을 홍보하는 내용을 내보내고 해당 방송분을 홈쇼핑 방송 인접시간대에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 관계자는 “SBS에서 연계편성을 해왔다”고 말한 뒤 “제작사들이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어쩔 수 없이 요구를 받아들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SBS 모닝와이드 소개 사진.
▲ SBS 모닝와이드 소개 사진.

홈쇼핑 연계편성에 독립제작사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6월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이하 협회)는 박정훈 SBS 사장 등 SBS사측과 제작관행 개선 등을 논의하는 면담 때 홈쇼핑 연계편성 문제를 제기했다.

협회 소식지에 따르면 협회는 “협찬과 연동하여 프로그램이 끝나고 난 시점에 홈쇼핑에서 바로 협찬 제품의 광고가 나가는 경우가 잦아 제작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린다. 지상파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인가, 광고방송을 제작하는 것인가 하는 자괴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잦다”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 협회는 홈쇼핑과 연계된 협찬을 SBS가 걸러 달라고 당부했고 SBS는 “최대한 주의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정작 방송의 광고·협찬 규제를 담당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방통위 전체회의 종편 연계편성 실태점검 결과 보고 때 양한열 방송기반국장은 “지상파에도 (연계편성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방통위는 SBS 모닝와이드의 연계편성을 지적한 민원을 접수했으나 현황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방통위 방송시장조사과 관계자는 “지상파 연계편성 관련 민원이 1~2건 들어왔으나 종편 대상의 실태점검이 이미 시작됐던 상황”이라며 “시간, 인력 등에서 현실적인 여건 문제가 있다. 추후 논의를 통해 지상파까지 포함해 전반적으로 살펴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4월 종편4사 방송 40일분을 조사해 110건의 연계편성 사례를 적발하고도 소극적으로 법을 적용한 채 종결처리했다. 논란이 일자 방통위는 지난 1일 점검결과를 방통위 상임위원들에게 보고하고 미디어렙법 위반여부 조사 검토, 협찬제도 정비, 모니터링 강화 등 개선방안을 공개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방통위의 대책이 소극적이라고 지적하며 제대로 된 실태조사와 협찬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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