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노동자들이 설치, 수리, 콜센터 업무를 멈추고 거리로 나왔다.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이하 노조) 노동자들은 8일 오후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사옥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LG유플러스에 직접 고용과 생활임금 지급을 요구했다. 노조 조합원 93.1%인 637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91.1%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했다. 결의대회는 오후 4시 LG유플러스 사옥 앞에서 열렸고 경찰은 LG유플러스 본사 입구를 막고 진입을 차단했다. LG유플러스 직원들은 측면 문으로 퇴근하며 결의대회를 바라봤다.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은 LG유플러스 유니폼을 입고 LG유플러스의 초고속인터넷, IPTV,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기기 등을 개통‧AS‧해지하고 고객을 상담하고 민원을 처리하지만 LG유플러스 소속이 아니다. 각 지역별로 LG유플러스와 계약을 맺은 개별 협력업체에서 일하며 업체가 바뀔 때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노동자들은 8일 오후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사옥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경찰은 LG유플러스 출입구를 차단했다. 사진=금준경 기자
▲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노동자들은 8일 오후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사옥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경찰은 LG유플러스 출입구를 차단했다. 사진=금준경 기자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부터 진행된 일곱차례 면담 끝에 ‘직접고용 정규직화’ 요구를 거부했다. 대신 LG유플러스는 자회사 수준의 복지와 성과급을 약속하고 원청이 참여하는 협력업체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하자고 제안했으나 노조는 조합원 투표 결과 LG유플러스의 제안을 거부하고 직접고용을 요구하기로 결의했다.

노조는 △임금체불 △퇴직금 먹튀 △안전공구 미지급으로 인한 사고 △상식 이하의 부당노동행위 및 단체협약 위반 △실적 압박 등 LG유플러스 홈서비스센터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은 외주화로 인해 발생한 만큼 해법은 직접고용 정규직화라는 입장이다. 

부천센터 김성용 지회장은 “지난해 센터가 교체됐는데 업체가 바뀌면서 근속연수가 반으로 줄고 퇴직금이 사라지고 연차가 날라갔다”며 “LG유플러스가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고 하는데 노동자들은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수지회 박광민 지회장 역시 “센터가 바뀔 때마다 말 안들으면 고용승계를 하지 않는다는 협박 속에서 싸우며 일해왔다”고 토로했다.

▲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이하 노조) 노동자들은 8일 오후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사옥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LG유플러스에 직접 고용과 생활임금 지급을 요구했다. 사진=금준경 기자
▲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이하 노조) 노동자들은 8일 오후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사옥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LG유플러스에 직접 고용과 생활임금 지급을 요구했다. 사진=금준경 기자

이번 파업에는 설치, 수리 일정을 조정하고 콜센터 업무를 하는 내근직 노동자들도 함께했다. 노조는 콜센터 노동자 감정수당 신설을 포함한 내근직 처우개선도 요구했으나 LG유플러스는 현장직 위주의 임금 개편을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노조에 가입해 구호를 외치는 방법조차 몰랐다는 영동지회 소속 내근직 노동자 이수연씨(정책차장)는 “남편이 수리기사이기 때문에 그 노동이 힘들다는 건 잘 안다. 하지만 내근직 임금인상 요구가 잘못됐다고 보지 않는다. 인간이 살아가고 아이를 키우는 데 비용이 필요하다. 내근직이라고 밥을 2끼만 먹거나 학원비 깎아주는 게 아니다. 우리도 사람답게 살려면 1만 원의 기본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서광순 희망연대노조 딜라이브 지부장은 “LG유플러스에는 민주노총, 한국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있다. 이들이 해야 할 일을 하길 바란다”며 정규직의 연대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 현장 또는 보도자료를 통해 기사를 낸 곳은 포털 네이버 기준 연합뉴스, 경향신문, 매일노동뉴스, 컨슈머타임스, 뉴스토마토 등 5곳이다. 반면 지난 6일 LG유플러스가 주최하는 ‘2018 LG U+컵 3쿠션 마스터스’당구대회 홍보 기사는 49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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