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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마드 편파수사 논란, 언론은 무엇을 할 것인가

[비평] ‘편파수사’로 보기 힘들지만 분노의 본질과는 별개의 문제, 팩트체크하면 끝? 요구 듣고 대책 고민해야

2018년 08월 10일(금)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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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경찰이 워마드 운영자만 체포 나선 이유”(이데일리)
“일베는 봐주고 워마드만 수사한다? 일베 검거율이 더 높다”(조선일보)

워마드 운영자 체포영장 발부 소식에 논란이 거세다. 편파수사 논란이 이어질 때마다 수사기관의 반박을 전하거나 팩트체크 하며 종결되는 분위기다. 그런데 여기서 그칠 일인가.

경찰의 영장 발부 소식이 알려지자 “왜 일베는 내버려두고 워마드 운영자만 수사하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찰은 입장자료를 냈고 민갑룡 경찰청장이 직접 단상에 올랐다. 민 청장의 해명과 기자들의 질문은 일베와 비교하는 데 집중됐다.

경찰의 입장은 이렇다. 첫째 일베 수사가 더 많아 일베 봐주기라고 보기 힘들다. 둘째 일베는 수사에 협조해왔기에 운영자에게 영장을 집행할 일이 없었다. 셋째 워마드 몰카 게시글에 어린이가 있는 등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한 판단이다. 경찰 반박을 보면 ‘일베만 봐줬다’는 주장이 성립하기 힘든 건 사실이다.

편파수사 논란의 발단인 ‘홍대 몰카 사건’도 마찬가지다. 이 사건은 피해자가 남성이라 공론화가 비교적 쉽게 이뤄졌고 언론주목도도 높았던 데다 범인을 특정하기 쉬웠다는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국내법 적용이 불가능한 텀블러를 비롯한 해외사이트를 방치하는 것과 분명히 다르다.

▲ 워마드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워마드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웹하드 사업자나 디지털성범죄물 유포자를 방치한다는 지적에도 정부와 경찰이 억울해할 대목은 있다. 워마드 수사와 비슷한 시기 웹하드 조사 및 수사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최근 점검결과 4584건의 디지털 성범죄 영상과 상습 유포자 297개 ID를 적발했다. 법무부와 경찰청은 웹하드 업체의 범죄수익 환수 입장을 밝혔고 필터링업체 등 유착 의혹도 수사에 착수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디지털성범죄 전담팀’을 신설해 3달 동안 5438건의 영상에 시정요구·자율규제를 결정했다. 평균 10.9일이 걸리던 처리기간은 3.2일로 줄었다. 방통심의위는 미국 사업자인 텀블러와 수차례 접촉해 ‘자율규제 협력’을 성사했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여성 가해 범죄 수사가 이렇게 활발해진 것처럼 보일까. ‘편파수사’논란은 역설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디지털 성범죄’ 대책을 마련한 유일한 정부라서 불거진 측면이 있다. 지난해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위원회, 경찰 등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이뤄진 웹하드 단속과 수사, 심의는 이 같은 적극 대응 기조의 결과이고, 이 가운데 여성 가해 범죄 수사도 이뤄지고 있다.

즉 ‘지금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다가 갑자기 여성 가해 범죄에만 적극적인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 들어 디지털 성범죄 대책이 나왔고 적용 대상 가운데는 여성 가해자도 있다’고 보는 게 더 설득력 있다.

그러나 편파수사 논란의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여성들의 분노가 의미 없다고 치부되거나 비판받을 이유는 안 된다. 일베나 홍대 몰카사건과 비교해 차별적이냐를 따지는 것보다 디지털성범죄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여성 시위가 자극적인 구호와 피켓 문구 중심으로 보도되는 가운데 벌어진 이번 논란에서 경찰 입장을 받아 전하거나 ‘편파수사 논란’ 팩트체크로 그치는 보도에 아쉬움이 든다.

일부 극단적 표현은 비판하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문제제기는 바로잡되 여성이 분노하는 근본 이유를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분노의 본질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언제든 범죄에 노출되는 현실에 ‘공포’를 느낀다는 것이고 정부가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문재인 정부의 ‘노력’이 만든 성과들은 그동안 할 수 있는데 하지 않았던’ 정부, 공무원, 심의기구의 문제를 드러내기도 한다. 수천건을 심의하고 운영자와 유포자를 적발할 수 있는데도 10일이나 걸리던 절차를 3일로 줄일 수 있는데도 그동안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언론도 이 문제를 다루는 데 소홀했다. 사람이 죽는데도 말이다. 

▲ 지난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4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가 열렸다. 사진=김예리 기자
▲ 지난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4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가 열렸다. 사진=김예리 기자

무엇을 할 것인가. 여성집회 참가자들은 정책 개선을 요구한다. 이들은 남성을 조롱하고 혐오하려고만 에너지를 쏟진 않았다. 이들은 지난 4일 집회에서 △여성가족부에 더 많은 예산을 편성하고 전 교육과정에 걸쳐 불법촬영 근절 교육을 시행하고 △경찰은 생산자, 유포자, 소비자, 숙박업소, 숙박어플로 연결된 웹하드의 유착관계를 철저히 조사하고 수사해 처벌하고 △국회는 여성 안전을 위한 입법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정부와 국회에 요구하고 감시하며 응답해야 할 기삿거리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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