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 제작현장에서 1회 평균 17.2시간, 최대 23시간40분 초장시간 촬영이 지속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지부장 김두영)는 이런 장시간 노동이 지상파 방송사가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맺은 산별협약이나 KBS가 방송스태프지부와 한 합의에 정면으로 위반한다고 비판했다.

방송스태프지부가 공개한 러블리 호러블리 A팀 촬영 시간표를 보면 지난 2일 오전 7시30분에 촬영을 시작해 다음날 오전 7시10분까지(23시간40분) 촬영을 진행했다. 짧게는 하루 7시간, 13시간 촬영한 날도 있었지만 이를 제외하면 촬영은 언제나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출퇴근 시간 기준으로 중간에 휴게시간 등 포함)

▲ KBS 2TV 월화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 촬영 A팀 시간표. 자료=방송스태프지부
▲ KBS 2TV 월화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 촬영 A팀 시간표. 자료=방송스태프지부

방송스태프지부는 B팀도 “‘제작여건에 따라 다음날 촬영을 할 수도 있으니 대기하라’는 지시를 받으며 ‘무한대기’를 강요받으며 촬영 몇 시간 전에서야 스케줄을 통보받는 등 드라마 제작스태프들에 대한 기본적인 노동인권조차 지켜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방송스태프지부는 “KBS와 HB엔터테인먼트(제작사)의 이러한 장시간 촬영은 장시간 노동 관행을 청산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에 역행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과 KBS 간 합의사항 및 ‘지상파방송 산별협약’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 KBS 2TV 월화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 사진=KBS 홈페이지
▲ KBS 2TV 월화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 사진=KBS 홈페이지

KBS는 지난 3일 언론노조와 “드라마 제작현장 스태프들의 1일 노동시간은 최대 12시간을 원칙으로 하고 불가피하게 촬영을 연장할 경우 15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노력한다”(제3장 제작환경 개선 제15조 장시간 제작분야 특별대책 제1항)는 내용을 담은 ‘지상파방송 산별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KBS는 지난 7월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 방영사인 KBS와 제작사인 지앤지프로덕션과 면담을 진행했고 KBS는 지난달 9일 공문으로 방송스태프지부에 “개정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고 ‘같이 살래요’ 제작사의 제작환경 개선대책이 다른 드라마 제작시에도 준수될 수 있도록 긴밀히 공조하겠다”고 했다.

방송스태프지부는 “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 제작스태프 노동환경 개선에 관한 면담 요청 공문을 보냈으나, KBS는 지난달 29일 ‘제작사와 면담하라’는 취지의 답변을 전달했다”며 “이에 노동조합은 소속 조합원 약 20명 등 ‘러블리 호러블리’ 제작에 참여하는 스태프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다시 한 번 KBS 및 HB엔터테인먼트와 면담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면담에 응하지 않을 시에는 직접 ‘러블리 호러블리’ 제작현장을 방문해 규탄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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