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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해고자들은 왜 ‘시골판사’ 박보영을 만나러 가나

양승대 대법원장 ‘재판 거래’ 문건 사건 대법관 주심이던 박보영 판사 ‘아름다운 퇴장’?
쌍용차지부·범대위 “박 판사가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에 기여한 판결’ 설명해 달라”

2018년 09월 09일(일)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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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2014년 11월 쌍용차 사측의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며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파기환송 한 박보영 전 대법관을 만나러 간다.

박 전 대법관은 퇴임 대법관 가운데 최초로 지난 1일 광주지법 순천지원 여수시법원 ‘원로법관’으로 재임용돼 언론에 전관예우 대신 ‘아름다운 퇴장’을 택했다는 호평을 받았던 인물이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오는 10일 여수로 내려가 박 전 대법관에게 면담을 요청하게 된 이유는 최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작성된 ‘재판 거래’ 문건이 공개된 후 그가 대법관 주심으로 내린 ‘쌍용차 정리해고 사건’과 ‘철도노조 파업 사건’ 파기환송 판결이 “VIP(박근혜)와 BH(청와대)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한 협조해 온 사례”로 법원행정처가 꼽았기 때문이다.

▲ 박보영 전 대법관.  사진=노컷뉴스
▲ 박보영 전 대법관. 사진=노컷뉴스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와 쌍용차 희생자추모 및 해고자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는 7일 “9일 여수로 내려가 10일 아침 박보영 판사가 출근하면 면담을 요청할 예정”이라며 “서울고등법원 판결문을 들고 가서 박 판사에게 직접 설명을 듣고자 한다”고 밝혔다.

쌍용차지부와 범대위는 “전직 대법관들이 거대 재벌의 이익을 위해 전관을 이용해왔던 전례를 비추어봤을 때 박 전 대법관이 여수시법원의 ‘시골판사’로 첫 출근하게 된 건 의미 있는 결정으로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환영의 말씀을 드릴 수가 없다. 2014년 11월13일 대법원 3부의 주심이 박보영 전 대법관이고,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 거래 문건에서 쌍용차 판결이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에 기여했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박 전 대법관은 쌍용차 해고자 153명이 낸 해고무효 소송에서 해고를 무효라고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박 전 대법관은 2심 재판까지 노사가 회사의 경영 위기와 관련해 치열하게 다퉜던 ‘회계 조작’ 논란에 대해 사측의 회계가 합리성을 결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기업 운영에 필요한 인력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잉여 인력은 몇 명인지 등은 상당한 합리성이 인정되는 한 경영 판단의 문제에 속하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경영자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앞서 2014년 2월 서울고법 민사2부(재판장 조해현 부장판사)는 “정리해고 당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거나 사측이 해고 회피 노력을 충분히 다했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을 깨고 ‘해고는 무효’라며 노동자 측 손을 들어줬다.

▲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열린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의 쌍용차 사건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른 쌍용차지부-범국민대책위 긴급 기자회견'에서 쌍용차 해고 노동자 김선동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열린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의 쌍용차 사건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른 쌍용차지부-범국민대책위 긴급 기자회견'에서 쌍용차 해고 노동자 김선동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한겨레21은 지난달 ‘양승태 대법원 최악의 판결 8선’을 꼽았는데 이중 박 전 대법관이 주심으로 결정한 쌍용차 정리해고 적법 판결과 철도파업 업무방해 유죄 판결이 포함됐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는 쌍용차 정리해고 판결에 대해 “최고의 판결을 최악의 판결로 바꾼 대법원”이라고 꼬집었다.

한겨레21은 철도파업 유죄 판결과 관련해선 “1·2심 재판부는 2011년 3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업무방해죄 성립 요건을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사업 운영에 심대한 혼란을 초래한 때’로 변경한 판례를 따라 무죄를 선고했다”며 “하지만 대법원은 앞선 전원합의체가 변경한 판례와 다른 취지로 판결하면서도 이를 다시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판례를 수정·보완하지 않고 대법관 4인이 모인 소부에서 결론지었다”고 지적했다.

쌍용차지부와 범대위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회사의 정리해고와 대법원의 판결로 최근 김주중 조합원까지 30명이 목숨을 잃었다. 해고자와 가족이 매일 생과 사의 경계를 걷고 있다”면서 “그래서 박보영 ‘시골판사’님께 묻고 싶다. 대법원 판결이 정말 재판 거래가 아니었는지, 왜 해고를 정당하다고 판단했는지, 해고 노동자들에게 직접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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