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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주심 쌍용차 판결 후 피눈물 잊을 수 없다”

쌍용차 해고자들 ‘사법농단’ 연루 박보영 판사 면담 요청… 박 판사 첫 출근 지각, 기자들 ‘재판 거래’ 질문에 묵묵부답

2018년 09월 10일(월)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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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10일 ‘시골판사’ 박보영 전 대법관을 만나러 여수로 내려갔다. 박 전 대법관은 지난 2014년 11월13일 대법원 3부 주심으로 있으면서 쌍용차 해고자 153명이 낸 해고무효 소송에서 해고를 무효라고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와 쌍용차 희생자추모 및 해고자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는 박 전 대법관이 퇴임 후 ‘원로법관’으로 재임용돼 첫 출근하는 이날 오전 8시 광주지법 순천지원 여수시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박 전 대법관과 면담을 하기 위해 법원 안에서 기다렸다.

여수시법원 관계자에 따르면 박 전 대법관은 출근 시간 9시가 넘어서도 출근하지 않다가 9시 반쯤 돼서야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들은 출근하는 박 전 대법관에게 양승태 사법부 재판거래 문건과 관련해 ‘정말 국정에 협조했는지’, ‘어떻게 9개월 만에 2심 판결을 뒤집혔는지’ 등을 물었지만, 그는 대답 없이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

▲ 박보영 전 대법관이 9월10일 오전 전남 여수시 여수시법원에 법원 경호원과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박보영 전 대법관이 9월10일 오전 전남 여수시 여수시법원에 법원 경호원과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앞서 쌍용차지부와 범대위는 기자회견 후 박 전 대법관을 법원 안에서 기다리기 위해 내부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법원은 대표자 4명만 들어가도록 허용했다. 카메라 기자를 포함해 취재진의 출입은 불허했다. 이에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지부장 등 4명이 면담 대표자로 정해졌다.

김 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보영 전 대법관이 여수시법원 시골판사로 출근한다는 소식을 얼마 전에 듣고 함께 대한문을 지키던 동료들이 모여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거래와 관련된 내용이 있는지, 왜 쌍용차 판결을 그렇게 했는지 만나 차분히 얘기를 들어보자고 해서 내려왔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2014년 2월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서울고법 판결 후 긴 해고 싸움을 한 동지와 가족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펑펑 눈물을 흘린 것을 잊을 수 없다”며 “2014년 최고의 판결이 그해 11월13일 대법3부 주심 박보영 대법관의 입을 통해 최악의 판결, 최악의 선고를 들었다. 2월 동료와 가족은 기쁨의 눈물을, 대법원 앞에서 흘린 피눈물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술회했다.

김 지부장은 “양승태 대법원이 박근혜 정부와 결탁해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와 많은 노동자 문제를 청와대와 거래하면서 노동자의 목숨을 거래로 삼아 사법농단을 저지른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로 인해 우린 가족과 동료 30명을 떠나보냈다. 지금도 서울 대한문 앞에선 정리해고·국가폭력·사법살인 희생자 30명의 동료와 가족을 추모하며 오늘 70일 차를 맞고 있다. 먼 걸음 달려왔다. 박 전 대법관을 꼭 만나 들어야 한다. 피하지 말아 달라.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와 쌍용차 희생자추모 및 해고자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는 박보영 전 대법관이 첫 출근하는 9월10일 오전 광주지법 순천지원 여수시법원 앞에서 기자회견 열었다. 사진=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제공
▲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와 쌍용차 희생자추모 및 해고자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는 박보영 전 대법관이 첫 출근하는 9월10일 오전 광주지법 순천지원 여수시법원 앞에서 기자회견 열었다. 사진=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제공
아울러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성계 철도노조 호남본부장도 참석했다. 최근 드러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작성된 ‘재판 거래’ 문건에는 박보영 전 대법관이 주심으로 내린 철도파업 업무방해 유죄 판결도 포함돼 있었다.

이 본부장은 “박보영 판사에게 정말 묻고 싶은 게 있다. 누가 지시했는지, 왜 그랬는지가 아니다. 철도파업이 그렇게 이해가 안 됐는지도 아니다. 정말 답답하고 아직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 ‘예고된 파업이었지만 예견할 수 없었다.’ 이 말이 도대체 무엇인지 아직도 이해를 못 하겠다. 제발 좀 대답해 달라”고 당부했다.

철도파업 업무방해 혐의 관련 1·2심 재판부는 2011년 3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업무방해죄 성립 요건을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사업 운영에 심대한 혼란을 초래한 때’로 변경한 판례를 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는 2014년 8월 ‘예고된 파업이라도 목적이 부당한 파업이라면 실제로 예상하기 어렵다’는 논리를 들어 원심을 파기했다. 이후 지난해 2월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는 철도노조 파업 업무방해 무죄를 확정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기자회견에서 “쌍용차 정리해고 사건을 파기환송 한 이유를 듣기 위해 정리해고 무효를 판결했던 2014년 2월7일 서울고법 판결문을 들고 이 자리에 왔다. 빨간 펜도 준비했다. 밑줄 그어가며 설명해 달라”며 “회사가 정리해고 요건을 제대로 갖췄다고 판단한 이유와 회계 조작이 없었다고 보는 근거와 그로 인해 서른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무관하다고 보는 보편타당한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말했다.

쌍용차지부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여전히 책임지는 사람 없는 시절을 살고 있다. 정리해고 사건의 대법원 판결도 재판 거래 의혹의 핵심이고, 노조 파괴 공작 또한 사전에 국정원·기무사·청와대 그리고 회사까지 모두 한통속으로 움직였음이 드러나고 있다”며 “혹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을, 철도 노동자들을, 과거사 사건 유가족들을 기억하는가. 우리는 박보영 판사의 대법관 시절을 묻는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 쌍용차 해고자들은 왜 ‘시골판사’ 박보영을 만나러 가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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