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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제 강제추행 유죄…‘갈취녀’ 마녀사냥 언론책임은?

대법원, 쌍방 상고 기각 “연기 아닌 성추행, 가해자 반성없어”… 피해자 눈물 발언 “가짜뉴스, 여전히 유포 중”

2018년 09월 13일(목)
손가영 기자 ya@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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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제 측의 언론을 이용한 2차 가해로 ‘협박녀, 갈취녀’라 불리며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었다. 이런 2차 가해가 인간의 삶을 얼마나 짓밟는 것인지 알려 나갈 것이다.”(배우 반민정씨)

지난 40개월 간 배우 조덕제씨와 법적 다툼을 해온 성추행 피해자 반민정씨가 조씨의 유죄판결 확정 후 최초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 판결이 한국 영화계 나쁜 관행을 바로 잡는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피해자 반민정씨가 13일 오후 대법원 정문에서 열린 ‘남배우A(조씨 지칭)사건 공동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 나와 신원을 공개한 채 입장문을 낭독했다. 사진=손가영 기자
▲ 피해자 반민정씨가 13일 오후 대법원 정문에서 열린 ‘남배우A(조씨 지칭)사건 공동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 나와 신원을 공개한 채 입장문을 낭독했다. 사진=손가영 기자

대법원은 13일 오후 배우 조덕제씨의 강제추행 사건에 대한 쌍방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해 10월 조씨가 피해자 반민정씨를 강제추행했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허위로 자신을 고소했다고 피해자를 무고했고 피해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 피해자 정신적 고통을 가중시켰다”며 “피고인은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 이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연기를 하는 행위와 연기를 빌미로 한 강제추행 등의 위법행위는 엄격히 구별돼야 하고 촬영 중에도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은 충분히 보호돼야 한다”며 “피해자와 사전에 공유하거나 피해자의 승낙을 받지 않는 이상 (이 사건 범행은) 단지 정당한 연기였다고만 볼 수 없고 상당한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피해자 반씨는 선고 직후 대법원 정문에서 열린 ‘남배우A(조씨 지칭)사건 공동대책위원회’ 회견에 나와 신원을 공개한 채 입장문을 읽었다.

반씨는 “성폭력 피해자임에도 구설수에 올랐다는 이유로 ‘굳이 섭외하지 않아도 될 연기자’로 분류돼 연기도, 강의도 지속하기 어려웠고 사람들도 떠났다”며 “성폭력 피해를 입으면 법대로 하라고 해 그리 했을 뿐인데 모든 것을 잃었고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 13일 오후 대법원 정문 앞에서 ‘남배우A(조씨 지칭)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선고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손가영 기자
▲ 13일 오후 대법원 정문 앞에서 ‘남배우A(조씨 지칭)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선고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손가영 기자

반씨는 1심 재판이 진행되던 중인 2016년 7~8월 자신에 대한 왜곡보도가 대량 양산돼 2차 피해를 입었다. 식당주인과 병원을 상대로 보험금‧보상금을 ‘갈취했다’는 오보였다. 최초 보도를 받아 쓴 일부 기사엔 ‘갑질 여배우’ ‘협박녀’ ‘사기녀’ 등의 표현이 쓰였다. 기사를 최초 작성한 당시 코리아데일리 편집국장 이재포씨는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2개월을 받고 복역 중이다.

반씨는 “조씨가 지인 이재포, 김아무개씨를 동원해 사건과 무관한 ‘가짜뉴스’를 만들었고 그 자료를 1심 공판에 계속 내면서 나를 ‘허위‧과장진술 습벽이 있는 여자’로 몰아갔다. 피해자 진술 신빙성을 떨어뜨리기 위해 언론을 이용한 ‘물타기’였다”고 말했다.

반씨는 “여전히 각 사이트, 블로그, SNS 등에는 그 가짜뉴스가 돌아다닌다. 지워도 지워도 끝이 없다. 그 고통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2차 가해자들에 법으로 취할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밝혔다.

반씨는 5분 분량의 입장문을 읽는 도중 목이 메어 1분 가량 말을 잇지 못했다. 반씨는 “이제 나 자신을 밝히고 남아 있는 다른 법적 싸움을 열심히 하는 방식으로 성폭력 피해자들과 함께 하겠다”며 “조덕제의 행위, 그것은 연기가 아니라 성폭력”이라고 말했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 소장은 “언론의 2차 가해는 어느 순간부터 관행이 됐다. 언론이 피해자 보호없이 함부로 보도하는 부분에 더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며 “곧 이번 판결의 의미를 꼼꼼히 짚는 심도 깊은 토론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반씨는 2015년 4월 영화 ‘사랑은 없다’ 촬영 중 상대배우 조덕제씨가 상호협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상의와 속옷을 찢고 강제로 신체를 만졌다며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조씨를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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