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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는 어쩌다 ‘가짜뉴스’ 온상지가 됐나

기독교 중심으로 동성애·종북·이슬람 허위정보 유포, “교회 위기에 구성원 결집 위한 프레임 전략”

2018년 09월 14일(금)
금준경 기자 teenkj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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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인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유포되는 ‘허위정보’(가짜뉴스)들이다. 지난해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나왔던 이들 가운데 기독교 교인들이 적지 않았다. 이들은 어떻게 거리로 나오게 되었을까. 이들이 교회라는 집단을 통해 접했던 가짜뉴스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 NCCK언론위원회는 지난 13일 오후 서울 기독교회관에서 세미나를 열고 기독교발 가짜뉴스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양희송 청어람 ARMC대표는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유포되는 허위정보가 주로 동성애, 북한, 이슬람을 소재로 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얼굴 피부에 바느질한 모습을 연출한 일본인의 사진을 ‘이슬람권에서 기독교 신앙을 가졌다는 이유로 눈과 입에 바느질 당한 소녀사진’으로 조작해 유통시킨다. 차별금지법이나 인권조례를 ‘동성애 창궐’ ‘설교에서 언급하면 체포’로 왜곡하거나 난민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총기를 들고 있는 사진을 유포해 공포를 유발하는 허위정보도 있다.

▲ NCCK언론위원회는 지난 13일 오후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시선'단행본 출판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사진=NCCK언론위원회 제공.
▲ NCCK언론위원회는 지난 13일 오후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시선'단행본 출판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사진=NCCK언론위원회 제공.

누가 이런 허위정보를 만들고 유포할까. 이주현 매원감리교회 담임목사는 “10년 전부터 교회가 침체됐다. 성장이 멈췄고 교인 수가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 구성원들의 결집을 위해 선정적인 이슈가 필요했고 종북, 동성애, 이슬람을 통해 결집을 꾀하려는 프레임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희송 대표는 기독교 내 음모론적 세력과 우파의 ‘연결고리’에 주목했다. 그는 “주요 우파의 인물이나 단체들이 직간접적으로 교회와 연관돼 있다”며 “몇몇 내부 그룹이 외부의 극우운동과 결합이 상당한 수준으로 진행됐다. 이들이 개신교를 과잉대표하면서 기독교 평판이 하락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희송 대표는 연계의 근거로 2012년 대선 전 오륜교회 부목사 신분이던 윤정훈 목사가 ‘십알단’을 운영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기도회나 집회 강사로 활발히 활동하던 전 조선일보 기자 김성욱 한국자유연합 대표는 국정원의 알파팀 일원으로 재정지원을 받아 우파매체도 창간했다. 개신교 내의 우파운동세력을 자처하는 ‘트루스 포럼’은 동성애, 종북 이슈의 동영상을 제작해 유포하고 있다.

김당 UPI뉴스 정치선임기자는 정보기관이 개입해 허위정보를 유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당 기자는 “진실과 거짓을 섞는 방식의 정보를 잘 만드는 곳은 정보기관”이라며 “이슬람포비아는 김승규 전 국정원장, 권영해 전 안기부장이 교회장로이기도 했고 현업 재직 중에도 이슬람 포비아 간증을 많이 했다”고 지적했다. 김 기자는 “미국에선 러시아의 정보기관이 개입한 가짜뉴스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도 했다.

허위정보가 논란이 되면서 정치권에선 ‘규제론’이 나온다. 하지만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시민사회는 표현 규제가 과도해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다는 지적을 해왔는데 지금은 가짜뉴스 이슈가 부각되면서 어떻게 표현 규제를 도입할지가 주로 논의되고 있다”고 꼬집으면서도 “소수자 혐오발언에는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심영섭 NCCK 언론위원은 “정부가 주도하면 검열이 되고 포털이 위원회를 만드는 식이라도 제대로 된 방법이 아니다”라며 “시민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김동찬 사무처장은 “이용자가 스스로의 권리를 알고 행동할 때 인터넷 기업이 압박을 받는다”며 언론운동이 미디어 플랫폼 공공성 운동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패널들은 모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영섭 위원은 “미디어교육은 이해, 비평, 제작, 활용 4가지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이해와 비평이 중요하지만 한국에서는 제작과 활용을 가르치면서 리터러시라고 한다. 결국 사업자 이익을 고민하니 활용을 이야기한다”고 했다. 심 위원은 “한국은 대학을 졸업한 뒤로는 교육을 받지 않는데 끊임 없이 새롭게 등장하는 미디어에 대한 교육을 교회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김동찬 처장은 “스스로가 어떤 정치경제적, 기술적 환경에서 뉴스를 소비하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 유튜브에 들어가면 그냥 콘텐츠를 보여준다고 생각하지만 인터넷 기업이 어떻게 수익을 내고, 이를 위해 어떻게 정보를 제공하는지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미디어 교육이 “관이 주도하는 하향식의 인프라 중심 교육보다는 여러 민간주체들 역량을 키우는 중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양승동 KBS 사장, 김주언 전 KBS 이사 등 언론계 인사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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