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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는 거점이 있고, 조직적이다”

[인터뷰] ‘가짜뉴스 뿌리’찾은 변지민 한겨레21 기자 “에스더기도운동은 수많은 가짜뉴스 뿌리 중 하나”

2018년 10월 09일(화)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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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유튜브에 가짜뉴스가 많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누가 주도적으로 뿌리는지, 그 실체를 추적한 기자는 없었다. 최근 화제를 모은 한겨레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 탐사기획의 가치는 연결망분석기법으로 ‘에스더 기도운동’이 혐오확산과 가짜뉴스 진원지였다는 사실을 밝혀낸 점에 있다. 변지민 한겨레21기자는 한 달 넘게 공을 들여 이 작업을 해냈다.

그는 기자라면 취재를 못 나가도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개월 간 코딩을 공부했다. 함형건 YTN기자가 쓴 ‘데이터 분석과 저널리즘’을 독파하고 연결망시각화프로그램 Gephi를 비롯해 노드엑셀과 파이썬까지 독학하며 데이터저널리즘을 구현할 수 있는 기자로 스스로를 단련한 것이 이번 기획으로 이어졌다.

변 기자는 주말마다 유튜브에 넘쳐나는 가짜뉴스를 보며 어떻게 색다르게 보여줄까 생각하다 연결망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작년 이맘때 정환봉 한겨레 기자가 들고 온 전화통화 기록으로 국가정보원-경찰-새누리당의 연결망을 구현해낸 경험이 있었다. 변 기자는 “가짜뉴스를 주로 퍼뜨리는 유튜버들을 보니 이상하게 교회 장로·목사·집사가 많았다. 자신을 개신교라고 밝힌 사람이 많았다. 이 사람들이 궁금했다”고 말했다.

▲ 변지민 한겨레21기자의 가짜뉴스 연결망분석 결과. ⓒ한겨레
▲ 변지민 한겨레21기자의 가짜뉴스 연결망분석 결과. ⓒ한겨레
변 기자는 에스더기도운동측과 국정원의 연결고리를 취재 중이던 한겨레 탐사팀과 협업에 나섰다. 연결망 분석 범위를 개신교-가짜뉴스로 좁히고, 기독교 전문매체 ‘뉴스앤조이’ 등의 도움을 받아 명백한 가짜뉴스를 골라냈다. 변 기자는 “작업하면서 뭘 가짜뉴스로 판단할지가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변 기자는 “기독교발 가짜뉴스와 에스더와 관계가 있을 것이란 가설을 증명해야 했다. 하지만 유튜브 채널은 누가 운영하는지 확인이 어렵고 가짜뉴스는 발화자 확인이 안 된다. 그래서 채널과 인물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변 기자는 연결망 분석 1단계로 개신교 발 가짜뉴스 22건을 선정했다. 이후 SNS데이터 수집 프로그램 노드엑셀을 통해 가짜뉴스와 관련된 특정 단어로 주요 영상정보를 수집한 뒤 가짜뉴스를 한차례 이상 다룬 채널 중 구독자 1000명 이상이거나 총 조회 수 10만 이상인 채널을 추려 20개를 확인했다. 그 뒤 20개 채널 중 2곳 이상에 등장한 인물 25명을 추렸고, 이들 중 에스더와 관련된 인물 21명을 찾아냈다.

▲ 변지민 한겨레21 기자.
▲ 변지민 한겨레21 기자.
변 기자는 가짜뉴스에 나름의 논리적 정합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가짜뉴스에는 패턴이 있다. 사실 80%에 가짜 20%를 섞는다. 여기서 20%가 포인트다.” 그는 또한 “가짜뉴스 세계에도 특종-인용-반론 매커니즘이 있으며 가짜뉴스라는 걸 알면서 가짜뉴스를 홍보수단으로 이용하는 이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조회 수를 통해 돈도 벌고 인지도도 높이려 가짜뉴스를 마케팅 수단으로 쓴다는 의미다.

한겨레의 연결망 분석 결과는 명료했다. “가짜뉴스는 우연적으로 생산 된 게 아니다. 누군가가 실수로 만드는 경우는 확산되지 않는다. 가짜뉴스는 특정 채널 중심으로 패턴을 갖고 조직적으로 생산해 확산된다.” 가설은 입증됐다. 다만 변 기자는 기독교 쪽 가짜뉴스의 뿌리가 에스더일 뿐, 또 다른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내는 작업이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변 기자는 극우보수 유튜브채널을 가리켜 “그들은 누구보다 가짜뉴스가 장사가 된다는 걸 잘 알고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가짜뉴스는 거점이 있고, 조직적이다. 찾아야 한다.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튜브는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기 힘든 플랫폼이다. 페이스북처럼 게시물을 공유하는 것도 아니고, 심의제재도 받지 않고 출처를 밝히지 않아도 된다. 채널의 소유자가 누구인지도 모른다”며 “유튜브는 가짜뉴스에 적합한 플랫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작정하고 작전세력이 유튜브에 들어오면 충분히 여론을 왜곡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가짜뉴스 이슈에 사회적 관심을 강조했다. 그는 “적어도 누가 채널을 운영하는지는 유튜브가 알려줘야 한다”며 “영향력 있는 채널은 기업공시처럼 최소한의 정보공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적지 않은 시간 가짜뉴스에 자발적으로 ‘노출’된 변 기자는 취재의 ‘후폭풍’으로 요즘도 유튜브에 들어가면 끊임없는 가짜뉴스와 극우보수 유튜브 채널을 마주한다. 알고리즘 때문이다. 변 기자는 “가짜뉴스 콘텐츠가 계속 추천되는 걸 보면서 한번 빠지면 벗어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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