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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만 무성하던 명성교회 비자금, 종착지는 ‘땅’이었다

[기고] 명성교회 800억 비자금 정조준한 MBC PD수첩

2018년 10월 10일(수)
지유석 베리타스 기자 media@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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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땅’이었다. MBC 시사 고발 프로그램인 ‘PD수첩’은 9일 예고대로 ‘명성교회 800억 비자금의 비밀’ 편에서 비자금의 실체를 세상에 알렸다.

800억이라니, 이만한 자산을 소유한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어지간한 중견기업도 명함을 내밀지 못할 규모다. 이 돈을 뚜렷한 생산활동 없이 매주 일요일에 거둔 헌금을 차곡차곡 적립해 조성했다니, 그저 말문이 막힌다.

그런데 PD수첩 제작진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간다. 이 자금의 최종 종착지를 밝혀낸 것이다. 그리고 그 종착지란 바로 부동산이었다. 제작진이 확인한 바 명성교회가 전국에 소유한 부동산은 23만9621㎡, 공시지가 1600억 원 규모다.

▲ 명성교회가 10월9일 방영 예정인 MBC PD수첩 ‘명성교회 800억의 비밀’에 대해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사진=MBC PD수첩 예고편 갈무리
▲ 명성교회가 10월9일 방영 예정인 MBC PD수첩 ‘명성교회 800억의 비밀’에 대해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사진=MBC PD수첩 예고편 갈무리
사실 명성교회 800억 비자금은 비밀아닌 비밀이었다. 이 돈은 지난 2014년 박아무개 장로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지점에서 당시의 기억이 떠오른다. 명성교회는 무척 민감했던지 언론을 틀어막는데 전력투구하는 모양새였다. 박 장로의 죽음과 그 원인을 다룬 모든 언론사에 대해 내용증명을 보내 기사 삭제를 요청했다. 기자 역시 ‘L 법무법인’으로부터 기사 삭제 요청이 담긴 내용증명 우편물을 받았었다.

우연의 일치일까? 명성교회 측은 서울서부지방법원에 MBC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일도 L 법무법인의 손을 거쳤다.

아무튼, 4년 전엔 그럭저럭 입막음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공영방송 MBC의 간판 시사고발 프로그램이 비자금 의혹을 정조준했다. 새삼 세상이 바뀌었음을 실감한다.

놀랍지만 새삼스럽지 않은 ‘땅’ 장사

800억 비자금의 최종 종착지가 부동산이라는 점은 놀라우면서도 새삼스럽지 않다. 언필칭 대한민국에서 ‘돈께나’ 있다는 분들은 어김없이 부동산에 투자한다. 전직 대통령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지금은 영어의 몸이 된 이명박 전 ‘장로’ 대통령도 전국 방방곡곡에 노른자위 땅을 소유했으니까.

▲ 명성교회가 전국에 소유한 부동산 규모가 MBC PD수첩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제작진이 확인한 바, 명성교회가 전국에 소유한 부동산은 23만9621㎡, 공시지가 1600억 원 규모다. 사진=MBC PD수첩 갈무리
▲ 명성교회가 전국에 소유한 부동산 규모가 MBC PD수첩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제작진이 확인한 바, 명성교회가 전국에 소유한 부동산은 23만9621㎡, 공시지가 1600억 원 규모다. 사진=MBC PD수첩 갈무리
교회는 어떤가? 목회자들이 강단에서 공공연히 땅장사 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광경은 비일비재하다. 부천 처음교회 윤태영 목사는 강단에서 버젓이 땅 투기 은사를 자랑했었다. 김삼환 목사도 예외는 아니어서 37만 원으로 370평의 땅을 사들였다고 성도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말한 적이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명성교회가 부동산만 전담하는 목사를 따로 뒀다는 점이다. 어느 교회든 교육이나 심방, 혹은 청년부 목회만 전담하는 목사를 두고는 있다. 그러나 부동산 거래만 담당하는 목사는 금시초문이다. 신학교에서 재테크를 가르쳐 목사로 임명한다는 말인가? 개탄스러우면서도 분노가 이는 지점이다.

부동산 축재 말고 김 원로목사에게 새삼 분노가 이는 지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부도덕한 권력자들과의 유착이다. 지난 2008년 전두환씨 내외는 명성교회를 찾았다. 김 목사는 이들을 성도들에게 소개하며 꽃다발을 건넸다. 그 장면을 보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이 일은 당시에도 개신교계를 분노케 했었다. 함석헌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문대골 목사는 2009년 2월 김 원로목사에게 공개편지를 보냈다. 문 목사는 이 편지에서 김 원로목사를 강하게 규탄했다.

“구주 예수의 성탄예배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참여했다면 반가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성탄예배에서 ‘전두환 대통령 각하 내외’를 특별히 교인들에게 소개하며 환영하고 꽃다발까지 전달했다면, 그리고 전두환 씨로 하여금 앞자리에서 일어나 성도들을 향하여 손을 흔들어 답례(?)하게 하셨다면 그것은 반론이 필요 없는 예배의 훼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중략…) 김삼환 목사님, 그 광주민중학살의 배후가 아닌 중심에 지난 성탄예배에서 목사님께서 ‘전두환 대통령 각하’ 운운하면서 꽃다발을 안겨주었다는 그 전두환 씨가 있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각하’라는 칭호도 분명히 반성서적이지만, 역사가 아주 분명하게 심판한 12·12 정변과 5·18학살의 주범을 ‘전두환 대통령 각하’ 운운하면서 꽃다발을 안겼다니 말입니다.”

김 원로목사의 우상화나 권력과시쯤은 애교(?)로 봐줄 수 있다. 김 원로목사의 등신대는 한때 젊은이 목회로 인기를 구가하던 전병욱씨가 삼일교회 담임목사로 시무

▲ 김삼환 목사는 명성교회를 방문한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에게 꽃다발을 선물하기도 했다. 사진=MBC PD수첩 갈무리
▲ 김삼환 목사는 명성교회를 방문한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에게 꽃다발을 선물하기도 했다. 사진=MBC PD수첩 갈무리
하던 당시에도 교회 안에 버젓이 설치 돼 있었으니까. 대형교회들의 타락상은 김재환 감독의 2014년 작 ‘쿼바디스’에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참고로 ‘쿼바디스’와 이번 ‘명성교회 800억 비자금의 비밀’을 함께 보면 한국교회 전반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김 원로목사의 전두환씨 부부 환대는 차원이 다르다. 이 행위는 광주민주항쟁 직후인 1980년 8월 한경직, 정진경 목사 등이 서울 시내 유명호텔에 전두환 당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불러다 놓고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위한 조찬 기도회’를 연 것과 다름 없는 배도행위다.

시청자들이나, 한국교회 성도, 그리고 PD수첩 제작진과 모든 언론에게 간곡히 바라는 점이 하나 있다. 명성교회의 문제는 비단 명성교회라는 한 대형교회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한국교회에 팽배한 물신 숭배주의의 생생한 단면이라는 시선에서 바라봐야 한다.

만약 명성교회라는 한 교회의 일로 치부한다면, 우리 사회는 언제고 제2, 제3의 명성교회를 또 다시 마주치게 될 것이다.

다행히 PD수첩은 명성교회 관련, 후속취재를 예고했다. 다른 언론도 방송 내용만 베껴서 기사를 양산하는데 골몰할 게 아니라, 물신주의에 물든 한국교회에 경종을 울려 주기 바란다. 그러면 한국 사회는 좀 더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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