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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실린 ‘임을 위한 행진곡 반대’ 광고 알고보니

보훈단체 5·18 기념곡 지정 반대 광고, 국가보훈처 사전 계획… 재발방지위 “이명박·박근혜 거부감으로 제창 파행”

2018년 10월 11일(목)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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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2016년까지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파행을 빚은 게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거부감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2014년 4월 조선일보에 실린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 반대 광고도 국가보훈처가 사전계획한 결과였다.

국가보훈처 자문기구인 국민중심 보훈혁신위원회 산하 ‘국가보훈처 위법·부당행위 재발방지위원회’(재발방지위)는 11일 “임을 위한 행진곡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29주년 기념식부터 제창되지 못한 것은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이 느끼는 거부감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재발방지위가 이런 결론 내린 까닭은 크게 다섯 가지다. △이 전 대통령이 참석한 2008년 28주년 기념식 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MB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지적이 있었다는 걸 문건으로 확인 △31주년 행사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때 참석자 기립이나 제창을 막기 위해 준비했고 정부 대표가 일어나 노래 부르는 것은 곤란하다는 인식이 있었다는 걸 확인 △객관적이고 공정한 의견 수렴 없이 구두 및 전화로 은밀하게 의견을 수렴해 이 가운데 반대의견만 내세우고 특정 이념에 치우친 소수한테만 자문 받는 등 처음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곡으로 지정할 의사가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내용이 포함된 ‘5·18 민주화 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과 관련 국가보훈처가 특별법 개정 저지활동에 나선 사실 확인 등이다.

▲ 조선일보 2014년 4월9일자 31면에 실린 보훈단체들의 의견 광고.
▲ 조선일보 2014년 4월9일자 31면에 실린 보훈단체들의 의견 광고.
재발방지위가 꺼낸 또 다른 근거가 2014년 4월9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보훈단체 광고다. 이날 조선일보 31면 하단 광고를 보면 대한민국재향군인회와 호국보훈안보단체연합회, 애국단체총협의회 등 보훈단체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원곡이 “북한에서 제작한 5·18 모략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의 배경 음악이며 작사자는 국보법 위반으로 복역한 월북, 反체제 인사”라면서 “5·18 추념일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것은 5·18 기본 정신에 부합하지 않고 국민 화합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의견 광고는 같은 날 세계일보와 문화일보에도 실렸다.

앞서 박근혜 정부 보훈처는 2014년 2월 국회 정무위 ‘5·18 기념곡 지정 추진사항’ 보고에서 △북한이 만든 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 배경 음악 △북한의 통일 노래 100곡집에 수록된 노래 △작사자(소설가 황석영) 등의 행적과 관련해 논란이 있는 노래 등 부정 의견을 전한 바 있다.

보훈단체들이 광고에서 거론한 ‘님을 위한 교향시’는 1982년 임을 위한 행진곡이 만들어지고 한참 뒤인 1991년 제작됐다. 또 단체가 지목한 소설가 황석영씨 방북도 1989년 이뤄졌다. 노래 가사는 황씨가 통일운동가 백기완 선생의 ‘묏비나리’라는 시를 개작한 것이다. 곡은 당시 전남대생이었던 김종률씨가 붙였다.

재발방지위는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과 관련한 보훈단체의 2014년 4월9일자 ‘조선일보 반대광고’ 게재와 관련해 국가보훈처가 이를 사전에 계획한 사실이 문건으로 확인됐다”며 “같은 문건 속 대책 논의 부분의 관계 기관 의견에 ‘BH: 수석회의에 보고된 사항 절차에 따라 처리’라고 기재된 걸 보면 (박근혜) 청와대와도 의견 조율한 걸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재발방지위는 “국가보훈처는 보훈단체 반대와 법령 미비 때문에 기념곡 지정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실제로는 보훈단체가 기념곡 지정 반대 광고를 게재하도록 사전 기획했고 관련 법령 개정 저지 활동에 직접 나서는 등 5·18 민주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관장하는 정부 기관으로서 부적절 행태를 보인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 지난 2007년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와 이명박 후보. 사진=연합뉴스
▲ 지난 2007년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와 이명박 후보. 사진=연합뉴스

이날 재발방지위는 국가보훈처가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한 몽양 여운형기념관에 대한 현충 시설 활성화 사업 예산 지원을 2016년 돌연 중단한 배경에 국정원 압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2015년 4월경 국정원 정보관이 현충 시설 활성화 예산 지원 담당 과장에게 전화해 몽양 여운형기념관에서 주최하는 시민강좌 강의 내용을 문제 삼은 뒤 사업지원이 끊겼다는 것이다.

재발방지위는 “국가보훈처가 대통령이나 처장을 위한 부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부처임을 소속 공무원들이 제대로 인식하고 기본과 원칙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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